모든 내용은 실제로 있었던 경험담이며,
단 하나의 거짓도 없음을 맹세합니다.
대화체임을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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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9) (19) (19)
너와 나는 5살 차이가 났었고, 나보다 어려보이는 그 친구를 밖으로 불러낸 다음에는,
처음에 이렇게 얘기했지. "친구가 당황스럽겠지만, 제 얘기를 좀 들어보실래요?"
정말 그랬어. 왜냐면 난 서비스업 종사자였으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그런 말투가 몸에 배여있던거지.
이 아가씨와는 언제 어떻게 만나신거냐, "지난달 초에 (연락 두절 첫 주말에) 나이트에서 만났다"
그럼 그때부터 만나오신거냐 "서로 얘기를 해보니 마침 근처에 살아서 가끔 연락해서 만났다"
남자친구가 있었던 건 알았느냐 "최근에 헤어지고 나서 기분전환으로 나이트에 왔다고 했었다"
그래, 나는 너와 사귀면서 잘못을 했다고 치자.
저 남자는 나와 마찬가지로 너의 지루한 대학의 여름방학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었을 수도 있고,
더 이상 나와의 문제를 진화할 힘이 없어진 너의 도피처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난 그 남자에게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 남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너에게 엮인거지.
# 11.
뭔가 장황하게 설명을 했던 것 같아. 나와 1년 넘게 만나던 사이였는데,
나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났고, 연락을 하지 말자고 했다. 그 와중에 나이트에서 당신을 만났고,
나를 만나면서도 내가 없는 시간에는 당신을 만났던 것 같다고 했지.
이 남자를 "N남" 이라고 하자. 너에겐 그 이후로 꽤 중요했을테니까.
나는 조용조용하게 이 모든 상황을 N남에게 설명했고, 그는 이해했어.
미안하지만 이 아가씨와 연락하는 일 없게 해주세요. 오늘은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미안해요 라고 까지 말했지.
그와의 대화동안 너에게서 걸려오는 십수통의 전화들은 모두 무시했었지.
N남을 보내고, 난 너의 원룸으로 들어갔지.
뒤늦게 지난 한달동안의 진실을 알게된 너와 내가 마주앉았지.
사실은 이 날은 내가 거의 미쳤었던거야. 내 성격 알잖아. 조용조용하게 그 친구를 보낸걸 보면.
# 12. (19)
오빠, 미안해.
너 나한테 15분전에 사랑한다고 말했어.
오빠, 미안해.
나한테 집에 잘 가고 있냐고 확인한 이유가 이거였어?
오빠, 미안해.
만약 내가 오늘 이 라면, 음료수 안사왔으면 난 모르고 집에 가서 잤겠네?
오빠, 미안해.
다시 그 친구 불러. (지갑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콘돔을 꺼내주며) - 진짜 그랬습니다.
오빠, 미안해.
나 갈게.
원룸 복도에까지 맨발로 나와서 나를 끌어당긴다.
가지마.
# 13.
네가 무겁다고 생각한적 없어. 나도 너를 업을 수 있었고, 두팔로 들어올릴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왜 그 순간엔 맨발로 나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네가 왜 그렇게 가볍게 느껴졌을까.
분명 내가 밖으로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내 허리를 끌어안은 너도 계속 끌려오는 걸 느꼈는데.
난 그 와중에 네 발이 다칠까봐 걱정이 되었어.
# 14. (19) (19) (19)
그 다음엔 사실 잘 기억나지 않아.
나는 너에게 왜 그랬냐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오늘은 너랑 같이 있어달라고 했지.
난 회사를 8시까지 출근해야 했던 사람이었어.
그런일이 있고나서도, 그날밤 그 N남으로 못채웠던 너의 성욕을
나는 나로 채워줬잖아. 그리고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잖아.
그날 퇴근하고 나는 다시 너희집으로 갔지. 우리집도 안들린채로.
너 역시 나 때문에 잠을 설치고서는 저녁때에야 온 나를 그나마 반겨주면서,
같이 밥먹자고 했지. 난 새벽에 내가 사온 오동통면 2개를 끓여서 먹자고 했지.
그래, 그것까진 우리가 같이 먹었지.
# 15.
라면2개에 계란까지 풀어서 같이 먹고 나서.
넌 나에게 화를 냈지. 정말 놀랐어. 그 시점에, 그런 일들을 겪고나서,
그토록 당당하게. 너를 사랑했고, 너만을 위해 했던 행동의 피해자 둘 중 하나인 나에게.
"오빠가 뭔데 그랬어?"
"오빠가 뭔데 그 N남을 돌려보내?"
# 16.
너 어젯밤에 그 일 있기 15분전에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했어.
# 17.
알았어, 그럼 이제 다시는 안그럴게.
난 더 이상 너와는 상관없는 사람이야.
나 이제 갈게. 여기 네 원룸에 있는 내가 사다준 물건들은 알아서 버려.
그러면서 나는 현관문 앞에 있던 묶어놓은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왔지.
"내가 나가면서 버려줄게"
넌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난 문을 닫고 나왔지.
# 18.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이 2013년 8월 8일 새벽부터, 8월 8일 저녁까지 있던 일들이야.
넌 기억 못하지? 지금 이 이야기들을 아주 만약 네가 읽어도 네가 한 일 같지 않을걸?
넌 그때까지도 그 N남이 머리속에 아른거렸으니까.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너와 나를 다 아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다 들었으니까. 나는 너를 비웃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너에게 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너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 모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연이어서 작성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