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게로 갈까 하다가 고민보단 멘붕이라 여기 왔어요.
그 아이와 저는 어릴때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에요. 거의 15년을 친구하고 있어요. 서로에게 한 손가락 안에 꼽히는 베프입니다.
그런데 요즘 그 친구가 점점 멀게 느껴져요.
아니 정확히는 싫어집니다.
소위 그 유명한 여대에서 어떤 친구들을 만나 사귄건지 애가 너무 속물이 된거 같아요.
1. 누군가를 묘사할 때 배경을 너무 강조합니다.
처음에는 원래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친구라서, 누군가가 잘살거나 학벌이 좋거나 등등 그럴 때 그저 추임을 넣는거라 생각했습니다.
또 이해가 안될 때에는, 아 이런 이야기 어디가서 말하면 너무 속물처럼 보일테니 그나마 나한테 이야기하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을 두고보니 그저 그런 이야기만 하는 겁니다. 다른 친구의 연애를 전할때도 그 언니는 집안이 좀 사는데 남자는 안그레서 언니가 고민하더라. 친구가 어디 여행갔는데 어디 직장의 누구랑 어느 호텔바에가서 어떻게 놀았다더라.
심지어 거의 처음 제대로 사귄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저에게 하는 이야기라고는 차가 뭐고 사는 집이 어떻고 뿐이었습니다. 나중에 헤어지고도 하는 이야기가 '알고보니 걔 그렇게 잘사는게 아니었더라' 였습니다.
이게 적당하면 괜찮은데 이젠 불쾌할정도로 스펙만 보는 애로 비춰집니다.
2. 본인은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자존감으로 제 자존감을 깍아먹습니다.
좀 웃자는 이야기로하면 ㅋㅋㅋ 여대 나와서 서로 여자애들끼리 좋은 말만 해줘서인짘ㅋㅋ 본인이 정말 예쁜지 압니다. 하 정말 답답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친구가 이런말 하면 정신차리라고 베프니깐 한 마디 농담처럼 해 줄 수 있는데 ㅋㅋㅋ 얘는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고+자존심이 너무 세서 못 받아들일거 같아서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제 자존감을 깍아먹은 사건은 연애에 대한 이슈 때문인데요.
전 연애할때 무지 잘해주고 왠만하면 이해하며 계속 연애를 진행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사랑, 결혼을 인생을 살아가며 배워야 할 인생의 과제라고 생각하며 살구요.
그런데 이 친구는 제가 외로움 때문에 남자를 찾는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잘 살아야 연애를 잘 할 수 있다는 말 저도 공감합니다.
저도 회사 다니면서 퇴근 후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잘 놀아요.(연애할때도 마찬가지에요)
본인이야말로 연애할때 그 남자 생활에 휘둘렸으면서, 어떻게 저한테 저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이야 이 친구가 평화롭게 살지만 지난 연애에서 남자가 바람나서 헤어졌을 때, 장장 6개월 넘게 위로해주고 밤마다 전화 받아준게 전데 말이죠.
이제서야 본인이 혼자 잘 지내고 남자가 필요 없을만큼 평화로우니깐. 남자친구를 찾으려는 저를 '외로운 애. 혼자 잘 못 지내는 애' 로 여기는 게 몹시 불쾌했어요.
쓰면서 또 짜증나네요 ㅋㅋㅋ
넋두리는 이쯤에서 줄입니다.............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적어두자면, 저희 집이 더 잘살고 소위 얘가 보는 학벌도 제가 더 높습니다. 요새는 너무 짜증나서 우리집이 지금보다 못 살고 내가 좋은 대학 안갔으면 우리가 이렇게 오래도록 친구 했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에요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