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그동안 조금씩 모은 돈이 조금 있다고, 아이 동영상 편집할 수 있도록 데스크탑을 구성하라는 특명을 내렸어요.
동영상이면 곧 게임이잖아요?!
동영상편집이라 쓰고 게임PC라고 읽으면 되잖아요.
솔직히 저는 PC게임도 콘솔 게임도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프린세스 메이커 제외)
단지, 오큘러스 리프트를 꼭 물려봤으면 좋겠다..하는 기준으로 알아봤습니다.
PC상자 안에 뭐뭐 필요한지는 알겠는데...
지포스는 뭐며, 엔비디아니 뭐니, 잘 모르겠어요
그보다도, 내가 부품별로 사서 조립했다가 부품마다 드라이버 잡고, 때로는 소켓 안맞고, 충돌나고 등등
혼자 끼워맞춘 것이라서 나중에 뻑나면 어디 하소연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싸게 싸게 사보자.. 하다가 속을 많이 썩인다고...
그래서 '아..이래서 브랜드 pc 사 쓰는구나'한다고
그래서 찾아간 선인상가 21동의 한 업체.
오늘 와이프와 아이 데라고 가서 약 20분 정도 상담하고 주문하고 계산하고 왔네요.
바가지 같은 생각은 들지 않았던게, 직원분이 권장하는 사양보다 제가 더 올려달라고 한 것도 있고
danawa 화면 켜놓고 견적을 내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자식 데리고 갔는데, 설마 눈탱이 치겠어요.
cpu는 i5, 램 16기가, SSD 257, HDD 1T, VGA gtx 1060, 모니터는 알파스캔 24인치 등.
조립공임 3만원 포함, 141만 몇천원 하는거, 만원 이하는 절사해서 141만원 들었습니다.
(퍼온 그림이에요, 저거하고 비슷해요)
"아니, 사장님도 아닌데 이렇게 깎아줘도 되요?" 따지는 어이없는 고객에게 수석직원은
"그럼, 깎아드리지 말까요? ㅍ"
오늘은 너무 오후 늦게 가서 조립상태를 보지는 못하고, 내일 정오쯤 찾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어렸을 때에도 어지간히 괜찮은 사양으로 구성하려면 200은 들었던 것 같은데
141만원이면 꽤 괜찮은 금액 같습니다.
물가 수준 생각하면, 이만큼 고사양으로 뽑았는데 141만원이면 정말... 격세지감 느끼네요
어려서 뉴텍 컴퓨터라고, 싸게 나온 PC를 사달라고 울며 불며 부모님께 조르곤 했었는데...
컴 사달라고 부모님께 조르던, 또 그걸 사지주 못하셨던 부모님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오려다 다시 들어가네요..
이참에 경험하고 보니, 조립pc 업체들의 수익원은 아마도 각 부품 판매 마진이 아닌가 싶어요
아마도 마진율 10% 정도 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맞나요?)
와이프나 저나, 이제 세돌 지난 딸래미 하나를 키우면서 또 각자 회사에서 뒤쳐지지 않으려 아둥바둥 하다 보니..
역시나 타임 푸어입니다.
pc도 좋은거 하나 맞춰서 아이 동영상을 맞춰주겠다... 또 저는 오버워치가 뭐냐, 먹는거냐.. 궁금하기도 하고, VR이나 좀 물려보자..
하는 생각인데, 정작 제대로 얼마나 쓸지는 모르겠어요.
역시나... 오유는 게시판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아무튼 조립PC를 하나 맞추면서, 예전 눈탱이 맞던 용산도 가고, 온갖 전자부품들 가운데에서 놀이터 온 듯한 기분도 느끼고
가지지 못했던 것을 쉽게 구하는 것이나 등등
옛 생각이 나네요.
혹시 어린 딸래미도, 이 아이가 혹시 나중에 '아빠하고 엄마하고 같이 용산이란 곳을 가서 PC를 맞췄다'를 기억할 것 같아서
같이 데려간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역시.. 마무리는 못하겠습니다.
행복한 연말연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