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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33051
    작성자 : XDXDXD
    추천 : 4
    조회수 : 658
    IP : 180.182.***.3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7/26 00:39:01
    http://todayhumor.com/?love_33051 모바일
    넌 나보다 6살이나 어렸어 (감성주의, 흑역사 반성위해 본삭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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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시쯤 잠들었어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아서 계속 눈감고 누워있다보니
    잡생각들이 떠올랐어.

    그 중에 네 생각이 불쑥하고 튀어나오더니
    마음이 미슥거리더라.

    결국 이 감정을 누군가에라도 풀어놔야겠어서
    연애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있어.

    *

    너는 나보다 6살이나 어렸고,
    지금와서 생각하면 네가 정말 어리다는 걸 
    여러 부분에서 알 수 있는데, 
    그 때는 왜 몰랐지?

    맞아,  때는 그냥 마냥 네가 좋았어.

    너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만난 남자들 중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말하라면 주저없이 네 이름을 말할 수 있어.

    너를 왜 사랑했을까.
    사실 사랑하는 데 이유가 어딨겠냐, 그치?

    너는 그랬어.
    어렸고, 쾌활했어.
    재밌었고, 함께 있으면 즐거웠어.
    애정표현도 서슴없었고,
    여자가 좋아하는 네 모습이 어떤건지 잘 알아.
    끼를 잘 부린다고도 하지?

    하지만 
    넌 우유부단하기 그지 없었어.
    욕도 참 많이해.
    자존심도 쎄지.
    한량마냥 놀기만을 좋아하고.
    잠도 더럽게 많이 자.
    밖에 돌아다니는 거 싫어하고.

    그리고 여자를 참 좋아해.
    섹스는 두말할 것도 없지.

    우리 사귄 지 2년 딱 되고 나서 너 바람폈잖아. 
    그것도 나 정리하고 넘어간 게 아니라
    양다리로.

    그래서 넌 내 인생 몇 명의 남자 중
    구제불능 쓰레기 위치를 맡고 있어.

    그런데 난 널 정말 사랑했어. 많이.

    그건 내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야.
    때때로 난 너를 '내가 사랑했던 쓰레기'라고 말해.

    입맛이 없다는 게 뭔 느낌인지 모르는 나에게
    입맛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던 너는
    그 때 너무 잔인했어. 
    누구나 네 얘기를 들으면 '어디 흔한 똥차'라고 말할 만큼.

    그래도 넌 마지막 양심은 있었어.
    네가 내게 상처를 주고.
    끝내 날 버리고.
    그럼에도 내가 너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자꾸 질척거릴 때. 

    귀찮았던 걸까?
    넌 그나마 마지막에,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은
    깔끔하게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니까.

    그런데 그게 그 때는 속상했어.
    나한테 미련도 아쉬움도 하나도 남지 않은 것 같은
    네 모습이 화가났어. 
    난 너한테 미련이 덕지덕지 남아있었거든.

    이제 거의 9개월이 흘렀네. 
    그렇게 작별한지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행이다 싶어.
    네가 귀찮았든 다른 이유가 있었든 -, 
    뭐 예를 들어 또 다시 새로운 여자라던가.
    그게 100% 정답이긴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깔끔하게 끝난 뒤로는 
    다행이도 많이 널 잊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유난히 오늘 밤은 문득 네 생각이 났어.
    그리고 너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감정이 생기더라.
    네가 나 없는 동안 어떤 일들을 겪었을 지 궁금해.
    물론 이리저리 찾아보면 네 소식 접할 수는 있어.
    하지만 그러지는 않으려고.

    오늘 난 혼자 결심한 게 있어.
    한 2년 뒤 쯤엔 너에게 연락을 해보려고 해.
    뭐하러 연락하냐고? 
    내 맘이야.

    물론 그 때까지 너의 연락처가 바뀌지 않고
    내가 그 연락처를 계속 기억하게 된다면 말이야.
    근데 내 생각엔 내가 잊을 확률과 
    네 연락처가 바뀔 확률이 반반 정도라고 봐.

    그 때가 되면, 그저 내가 많이 '사랑했던' 남자를
    한 번쯤은 봐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들거든.

    그 때가 되면, 난 이제 32살이고, 넌 26살이니까. 
    많이 변했겠지. 너나 나나.
    그래서 괜찮지 않을까?

    아무튼, 문득 네 생각이 나서
    너와 대화하고 싶었어.
    이렇게 혼자라도 대화하듯 이야기를 풀어내니
    좀 마음이 편해지네.

    곧 잘 수 있을 것 같아.
    안녕, 항상 건강해.

    *

    혹시 다 읽어주신 분 있다면 감사합니다.
    감성에 푹 빠져서...ㅋㅋ
    추후 제 흑역사를 반성하기 위해 본삭금 걸고 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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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26 01:12:34  223.39.***.31  신용재  28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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