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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조금 찍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쉽게 범하는 실수 17가지
"사진을 처음 찍는 사람이 쉽게 범하는 실수 20가지"이라는 글을 쓴지,
2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되는것과 리플이 달리는것을
보면 정말 놀랍기만 합니다. 다시 글을 읽어보면서, 얼마나 얕은 실력에
저런 글을 썼을까 싶어서 좀 민망하기도 하고요.
여하튼, 저번의 글에서 속편격인 "사진을 조금 찍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쉽게 범하는 실수 17가지"를 적어봤습니다.
1. 특정 장비에 너무 얽매인다 (6*6, TLR, RF)
사진을 찍다보면, 필연적으로 격는것은 장비병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비병의 상당수는 바로 "뽀다구" 때문에 발생하는것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마치 작가처럼 보이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을겁니다.
그러한 경우로 유명한 사진가들이 들고다니는 장비들에 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들이 6*6 포멧의 카메라(대체로 핫셀), TLR(대체로 롤라이),
그리고 RF 카메라입니다. 마치 자신이 찍고 싶어하는 사진은 이러한 카메라로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것이지요. 라이카를 쓴다고 카르티에-브레송이 되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2. 공식대로의 사진에 너무 집착한다.
인물, 자연 풍경, 길거리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실수입니다.
어떠한 포즈, 어떠한 구도, 어떠한 장비 또는 어떠한 프레임 구성으로 찍어야
사진이 잘 나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사진을
그러한 공식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겠지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모여있으면,
당연히 그 만큼 사진이 식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겠지요.
이렇게 찍은 사진들은 물론 무난한 사진들이 됩니다만, 그 이상 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3. 특정 장르에 대해서 외골수가 된다
사실, 사진 10년이상 찍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한 가지 사진 장르가 절대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니, 몇십년을 찍었어도 그렇게 말하는것은 안됩니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자신이 관심있는 사진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큐사진이라던가, 흑백 길거리 사진, 또는 풍경 사진등, 마치 자신이 찍는 사진이
다른 장르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것은 사진 표현을 저해하는것을 물론이고,
자신의 정신건강과 인간관계 유지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사진 전사가 되었다가 사진 순교자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4. 아주 오래된 스타일을 지금에 적용하려고 한다.
가끔씩 직업작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카르티에-브레송이나 유진 스미스 처럼, 활동한지 50년이 넘은
사진가들의 사진을 그대로 지금에 와서 적용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활동한지 100년이 넘은
외젠 앗제의 사진을 지금와서 그대로 적용하려는 경우도 봤습니다. 아마츄어 사진가에게도,
처음에 배우는 입장에서는 모방은 나쁘지는 않지만, 그 이상을 바라본다면, 최소한 그것을 응용하여,
자신의 무언가를 표현하는것을 시도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차피 50년전에 찍은 사진이 위대한것은 50년전에 그렇게 찍었기 때문이지,
그런 사진을 오늘날와서 똑같이 찍으면 별로 관심 못 받습니다.
사진이라는것은 나름대로의 창조적인 요소도 들어가 있을 때 더 재밌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5. 귀가 얇아진다(평론가, 작가 ...)
사진이라는것은 상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말해서, 한 사람이 말하는것이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특정 평론가나 사진가의 말을 철칙처럼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해보면, 자신이 따르는 평론가나 사진가의 말을 꼭 인용해서
"XXX 평론가가 말하기를 ...", "XXX선생이 말하기를 ..." 로 말을 시작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국내에 전세계적으로 검증된 사진가는 그다지 많지는 않고, 평론가 또한 평론으로 제대로 검증 받은 경우도
적은것을 감안하면, 자신의 사진 생활을 거기에 올인하는것은 조금은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배울것은 엄청나게 많은것은 사실입니다만,그렇다고 그러한 말의 한 마디까지 다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6. 자신의 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저는 처음에는 풍경을 잠깐 찍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흑백 길거리를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좀 괴팍한 사진들을 찍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기간은 불과 3년 뿐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모르는것입니다.
자신의 스타일에 절대적으로 목숨 걸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다른 장르에 대해서 반감을 갖는 경우를 보면, 몇년 뒤에 자신이 그러한 사진을 찍을줄은
시간만이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7. 자신의 사진 철학을 너무 과대평가한다
따져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책 많이 안 봅니다. 전시회도 유명한거 몇 개만 보고,
사진집은 거의 본게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립된 철학을 정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진이라는게 상당한 공부를 요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것 때문이지요. 사진뿐만 아니고,
다른 여러가지 매체를 접해야 하고요.
사진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머리속에서 그려보는것은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사람들이 얘기하는 "사진이란 ..."식의 자신의 사진 철학에 대해서
집착하는것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8. 소재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진다.
2번 항목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특정 소재에 대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 또한 자주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연작"이라는 미명하에 정당화 시키지만,
상당수의 경우는 매너리즘입니다. 다른 무언가가 끌린다면,
그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잘 나가는" 소재를 그저 울궈먹기 식으로 찍는것은 정말 꼴볼견이지요.
9. 자신과 다른 스타일에 대해서 무시한다
동호회나 사진 사이트를 보면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마치
기업 노조나 이익단체를 보는것과 같이 똘똘 뭉쳐서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련있는 말이 나오면 바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인물이나 풍경 사진찍는것에 대해서 조금만 부정적인 말을 한다면,
아마도 저는 수십명의 사진 전사들로 부터 집단 다구리를 당할겁니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자신과 다른 스타일을 보이는 사람들과 사진들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순적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더 나은 사진 장르라는것은 없습니다. 본인이 싫어하고, 혹시나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것이 나쁘다고 정의하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우물안의 개구리로 만드는 결과가 됩니다.
10. 장비/도구에 대해서 집착한다
초보자부터 고수까지 모두에게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 자세한 설명은 안 하겠습니다.
11. 잘난척을 한다.
저도 똑같은 실수를 했었지만, 사진 1년 정도 찍고, 사람들한테 칭찬 몇 번 듣고,
소위 말하는 "쿨갤"에 한 두번 오르기 시작하면, 사람이란 우쭐해지게 됩니다.
사진이 마치 뭔가 있어보이는듯한 작가인양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경우들이 있는데,
사진 10년 이상 찍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권장할 생활 패턴은 아닙니다.
자신이 사진 좀 찍는다고 잘난척할 때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시키고, 나중에 발등찍히게 됩니다.
몇년전에 찍은 사진을 보면서 잘 찍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다시 보면 허접한 경우를 생각하면 됩니다.
12. 소재지상주의에 빠진다 (지나치게 특이한 소재를 찾는다)
자신의 사진에 대해서 어떻게 표현할까, 또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의 증진이 없으면,
당연히 사진은 별로인 결과들만 나옵니다. 그런데, 그것을 타파하는 방법으로는
무조건적으로 충격효과를 노리는 소재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매력때문에 빠질 수 있게 되는데, 어차피 알맹이가 없다면,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아이돌 밴드와 달라질게 없습니다.
13. 고상한 척을 한다.
7, 11번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입니다. "사진이란 말이지 ..."식의 개똥철학으로 무장하면서,
마치 자신의 말은 진리인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진 10년 찍어본 다음 다시 고민해볼 부분입니다.
14. "결정적 순간" 과 기록 미학에 너무 빠진다.
흑백 길거리나 소위 말하는 "다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부분인데,
사진의 진실성, 기록성에 대해서 종교적인 신념으로 무장되어서, 마치 있는 그대로가
아니면 다 사진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착각에 빠집니다.
더구나, 특정 사진가들의 스타일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 그렇게 안 따르면 마치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모든것이 다 그렇지만, 맹목적으로 무엇을 따르게 되어서 득될것은 없습니다.
극우단체든, 이단종교단체든, 정치적 테러단체든 ...
15. "순수사진"을 지나치게 추구하려고 한다.
사진의 몇몇 요소를 가지고 "순수성"을 잘못 정의한 사람들이 그러한 요건들에
부합되지 않으면 사진의 순수성이 결여된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연출을 한 사진을 좋게 안 보거나, 크롭을 하면 안 된다던가, 보정을 하면 안된다던가 하는 족쇄들을 스스로에
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그런 사람들중에서 암실 구경도 못 해본 사람들이 태반인데도 말입니다.
사진의 순수성이라는것은 몇몇 법칙이나 공식들보다는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스스로에게 그러한 올가미를 씌울 필요는 없습니다.
16. 표현적인 요소를 소홀히 한다.
사진은 비록 연출 사진이 아니더라도, 내면의 무언가에 의해 피사체를 보면서 그것을 선택하고,
결국은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내면의 무엇이 바로 표현력일겁니다.
사진에 있어서, 어차피 요새 처럼 노출 기술이 좋고, AF기술과 기타 다른 기술적인 진보가 있는 경우에는,
어떠한 기계가 대신 할 수 없는 표현력의 비중이 더 강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많이 봐야 합니다. 꼭 사진관련이 아니더라도, 광고, 미술전시회, 미술책,
영화, 공연, ... 이 모든것이 내면의 표현작용을 촉진시켜줍니다. 보는 눈이 없는데 사진이 좋기를 바라는것은
상당한 모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17. 기술적인 요소를 너무 따진다.
16번과 관련있는 항목입니다. 무조건 노출이 어쩌구, 필름이 어쩌구, 보정 방법이 어쩌구등 기술적인 방법들이
마치 사진을 만드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물론, 사진에 있어서 기술적인
요소들도 상당히 중요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스킬일 뿐입니다.
사진은 표현의 방법이며 하나의 예술이지, 하나의 기술이 아닌것이지요.
기술적인 요소와 표현적이 요소 모두가 충족되어야 하나의 사진이 완성됩니다.
출처 | http://www.raysoda.com/Com/Note/View.aspx?f=A&t=520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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