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독립적인 매체가 됩니다.
작가가 A라고 써서 완성! 해도 독자들 중 누구는 A로, 누구는 B로, 누구는 C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게 예술입니다. 정확한 소식을 전달해야 하는 신문기사 같은 거랑 다른 점 중 하나죠.
근데 독자들 중 일부가 예술을 신문기사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독자 1 "난 B라고 생각해! 이건 B야! 어떻게 된 거냐 작가야!? 이거 너무 한 거 아니야?"
독자 2 "응? 난 A라고 봤는데? 쟤는 C라고 봤다더라"
독자 1 "뭐야? 너도 작가 쉴드 치는 거냐? 이게 어떻게 A야? 이건 명백한 B라고!"
작가 "....난 사실 D라고 쓴 거야..."
독자 2 "뭐야, D였네? B라고 그렇게 우기더니, 이제 뭐라고 할래?"
독자 1 "아니야, 저건 말도 안 돼. 이건 B야!"
여기서 독자 1이 작품을 B라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됩니다. 존중할 만한 해석이죠.
그러나 그걸 독자 2에게 강요하는 건 잘못입니다. 독자는 작가의 작품을 자기가 느끼는 대로 해석할 권리가 있거든요.
게다가 작가가 D라고 밝히는 것도 참 웃픈 일이죠.
바람직한 건 이런 거겠지요
독자 1 " 난 B로 느꼈어. 그래서 좀 싫더라"
독자 2 "그래? 난 A로 봤는데, 그런 건 생각 못했네"
독자 1 "아 그래? 하긴 A로 볼 수도 있겠네. 아무튼 난 B 같아서 이번 작품은 별로야."
이게 맞는 거 아닐까요?
중요한 건 뮤비 감독의 해명이 아닙니다.
해명이 나와야 하는 이 상황 자체가 아주 골때리는 거죠...
만약 이번 뮤비가 문제가 되어 제재를 받고 금기시된다고 칩시다.
추후 앞으로 모든 가수들의 뮤비에는 젖병이나 우유 등의 관련 소품 자체가 제한될 겁니다.
아이스러운 복장 혹은 화장법이나 특정 영단어 등도 제한될 겁니다.
오버라구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술에 정확한 경계라는 게 없기 때문이죠. 어디까지를 금기시하고, 어디까지를 허용한단 말인가요?
너무나도 주관적인 건데?
결국 작가가 독자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문제라고, 금기라고 단정하지 마세요.
본인이 느낀 게 정답이 아닙니다. 예술과 기사를 혼동하지 마세요.
그것 때문에 예술에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면, 그건 거의 인권침해 수준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