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제제라는 노래를 만든 가수가 '어린 여자 가수'인 아이유이고, 대상이 남자아이인 제제라서 단순히 예술적 해석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아요. 당장 남녀를 치환해서 남자 가수가 5살짜리 학대 아동 소녀에게 섹시함을 느껴서 '넌 더러워 , 교활해 , climb up me , 하나뿐인 꽃을 꺾어가' 같은 가사를 쓰고 앨범 표지엔 장미가 열린 나무 밑에 망사 스타킹과 구두를 신겨 핀업걸 포즈를 한 아이를 세웠다면 어땠을까요? 당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소설 (자전적 소설이라는 가정 하에) 에 나오는 어린 옥희에게 섹시함을 느낀 남가수가 사랑방 손님의 입장에서 '옥희 climb up me' 라고 하는 노래를 발표한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남성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드립용으로 가볍게 '로리' 라는 단어를 종종 쓰다보니 단순한 컨셉 예술적 재해석 이라는 의견도 나올 수 가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더욱 심각한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세상의 제제들을 위해 작가가 본인의 유년기때 학대 받은 기억을 더듬어가며 쓴 소설이에요. 실제로 수많은 아동 학대 피해자들이 위로를 받았던 이 소설을 페도필리아적 시선으로 '재해석' 했다고 주장하는 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한국어판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번역하신 박동원씨는 책의 맨 마지막장에 이런 글을 남기셨어요.
어느 누구보다도 제제와 오랜 시간을 보내신 분 중 한 분이실텐데 이런 곡의 존재를 알게 되시면 대체 무슨 생각이 드실까요. 무엇보다 '가사가 너무 좋다' 며 순위가 낮음을 안타까워 했던 아이유는 아티스트적 감성으로 포장한 자신의 오만으로 책 속의 제제 그리고 책 바깥 세상의 진짜 제제들을 대체 어떤 존재로 만들어버린걸까요.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되는 연예인들이 범죄를 컨셉으로 차용하고 그게 인기를 얻어 별것 아닌것 처럼 인식되다 보면 결국 그 피해는 모두 고스란히 범죄 피해자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더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