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모 커뮤니티 사이트-미스터리&괴기 게시판]
이름 성아
제 목 너희들은 이 더운 밤에 이거나 읽고 벌벌 떨어라
<1988년 낙천리, 그곳에 무슨 일이 있었나?>
-1999년 국가안전기획부 민간인탄압 진상규명위원회 정식 회의록 중 삭제된 부분에서 발췌
1988년 12월 23일 정오경. 47명의 신도가 거주하던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낙천리 성아 기도원에 미군으로 추측되는 화생방전 관련 병력 70여 명이 느닷없이 들이닥쳤다. 유출된 특수병원균 방제라는 명목으로 주변 산야에 고엽제를 살포하고 성당 중앙으로 강제 진입, 당시 제사를 행하고 있던 모든 신도들을 끌어내 탈의 검문을 실시했으나 아무 이상도 발견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5시, 국가안전기획부 요원들이 느닷없이 기도원을 포위하고 무력진압을 가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신도들 역시 그들에게 저항했고 몇 번의 충돌이 있은 후 본격적으로 총격전이 개시됐다.
슬프게도 처음 사살당한 사람들은 기도원에 의료품을 전해주려던 보건소 직원과 인근 교회에서 감시원으로 파견된 수녀였다. 또한 이어진 신도들의 엽총 사격으로 요원 두 명 역시 부상을 입었으며 대립은 아침까지 계속되었다.
결국 유탄발사기까지 동원돼서야 사태는 끝이 났다. 신도 39명이 현장에서 즉사했고 중상자가 6명발생했으며 그들 중에 4명은 이날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이중 가장 격렬히 저항했던 기도원 경비 1명은 계곡 끝 절벽까지 추적된 끝에 추락사, 기도원 책임자는 후송 도중 과다출혈로 사망해 이 날 국가안전기획부의 작전으로 학살된 총 인원은 모두 87명, 마을 주민 전원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국가안전기획부 측의 공식적인 사망 및 행방불명 요원도 5명이 발표되었다.
성아 기도원은 그때 한창 유행하던 사설 종교인 대한천정화교에서 파생된 기독교적 수련 공동체 중 하나였으며 모태가 모태인지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의식이나 인습들이 전해져왔다. 이런 이유로 근처 종교단체로부터 많은 반발을 받아왔지만 별 문제 없이 세월을 보내왔다. 그러다 사건 발생 4년 전 미군에서 퇴역한 의료장교 메이슨 론이 기도원의 중책으로 임명되었을 때는 메디컬 센터에서 실험병원체 D3을 유출시킨 주도집단으로 의혹을 받았는데, 문서 시작부분에도 서술했다시피 미군의 대대적인 수색에 불구하고 기도원 어디에도 유출된 병원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즉, 국가안전기획부가 성아 기도원의 신도 전원을 학살할 이유는 티끌만도 없던 것이다.
그들은 신도들을 참혹하게 학살한 후 오후 2시경 인근 군부대의 도움을 얻어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중략)
…… 살아남은 신도의 가족들은 졸지에 당한 기막힌 현실에 슬퍼하고 분노했으나, 안전기획부의 위협과 CIA의 감시가 두려워 사망자의 사후처리도 못한 채 그들의 감시에 들지 않는 곳으로 피신했다. 일부는 일본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일부는 모든 신변을 정리하고 전국 구석구석으로 잠적했다. 또한 사건은 안전기획부와 CIA의,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합동정보보작에 싸구려 잡지 구석에도 실리지 않았다.
그런데 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성아 기도원 터의 사후 관리를 위해 파견한 인력들이 하나 둘씩 시신으로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 성아 기도원 터 부근을 감시하던 임시 초소에서 괴현상까지 보고되자 안전기획부는 성아 기도원과 외부를 연결하는 모든 길을 끊어버리고 인근에 살고 있는 모든 마을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사건 발생 2년 만에 낙천리 자체가 지도 위에서 지워졌다. 몇 주 전 위원회가 진상 조사를 위해 직접에 나섰지만 낙천리로 가는 입구를 찾지 못할 정도로 폐쇄는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지금 니들이 키보드 치며 열 올리고 있을 때 강원도 구석 어떤 기도원에는 귀신들이 돌아다닙니다.이건 안기부도 인정한 사실.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02 20:43:42
오필 오메, 다른 건 몰라도 안전기획부라는 이름 있으니까 그럴 듯하다. 2007/07/26
Dr.크레용 역시 안기부 2007/07/26
박제라 아주 육갑을 해라. 출처도 제대로 없으면서 안기부라 하면 다냐? 2007/07/26
오필 박제라 이 새끼는 또 염병을 못 떨어서 안달이네? 2007/07/26
36차원 박제라 그냥 딴데 가라 20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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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박제라
제 목 미천한 미스터리 게시판의 아이들은 이 글을 봅니다.
너희들 머릿속에는 뭐가 들은 겁니까?
출처도 없는 저런 네이버 낚시를 믿을 바엔 차라리 일본 AV에 나오는 여자가 내 먼 친척이라는 걸 믿는 게 더 현실적임.
솔직히 말하자. 내 인생 21년 동안 온갖 개같은 짓거리 했는데 업보나 천벌 그딴 거 없었고 귀신같은 건 더더욱 없었다. 이런 저질 미스터리 게시판에 허구한 날 덜덜거리는 너희들 갱생시켜주러 하루 종일 글을 쓰는데, 아직도 내 진심을 모른다면 그저 눈물이 나고 억울할 뿐.
진리의 박제라 믿읍시다.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02 21:01:02
오필 그만 나대 이 병신아 2007/07/02
박제라 뭐 인마? 너 지난번 오프라인 모임 꼴 한번 나 볼래? 2007/07/02
오필 더러운 새끼 맥주병으로 사람 대가리 찍어서 유치장간 게 자랑이냐? 2007/07/02
박제라 넵 자랑 2007/07/02
오필 어휴 너는 대체 뭘 믿고 게시판 올라오는 이야기마다 태클 걸어? 2007/07/02
오필 실제로 저런 데 가지도 못할 새끼가 2007/07/02
박제라 너 지금 나 무시? 2007/07/02
오필 무시 2007/07/02
박제라 너 요새 너무 나댑니다. 내가 저런 데 가면 너 뭐할래? 진짜로 해볼까? 2007/07/02
오필 그때 뉴스에도 나온 걸로 부족해서 또 무슨 개수작 부리려고? 미친 새끼 2007/07/02
36차원 잘~ 한다. 이번에 또 뉴스에 나와 보지? 뭐로 나올래? 군 초소 침입? 2007/07/02
36차원 이번에 또 뉴스에 네놈 새끼 이름 뜨면 우리가 지지 친다. 함 해봐 2007/07/02
박제라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2007/07/02
36차원 어? 200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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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박제라
제 목 미천한 너희들을 무릎 꿇리기 위한 나의 개념 프로젝트
이번 여름 방학 할 짓도 없다. 성아 새끼가 올린 저 주소로 한번 성지순례간다.
나는 시간도 돈도 많아요. 오필 너 각오하고 있으세요.
정모에서 알아낸 36차원의 폰 번호로 실시간 영상통화 생중계할 테니까 기대해라.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11 10:23:00
36차원 어제 나랑 의논한 건 좋다만 다시 생각해봐. 저거 사실이면 2007/07/11
36차원 너 여러모로 곤란해진다. 진짜 여러모로 2007/07/11
박제라 그래서 뭐? 2007/07/11
오필 그냥 빨리 해라. 9일 기다렸다. 2007/07/11
박제라 나 저기서 사진 찍어서 여기 올리면 오필 진짜 엉덩이 인증해라? 2007/07/11
Dr.크레용 박제라 너 좀 개념 있음. 오필 엉덩이 깔 준비해. 2007/07/11
오필 망할 크레용 새끼 2007/07/11
박제라 그럼 나 저기 갔다 올게 2주 뒤에 보자 200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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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육해공찌개
제 목 여기 박제라라는 사람 있습니까?
여러 사정이 있어서 결론만 짧게 말할게. 절대 가지마.
믿기지 않겠지만 나 그때 저 부근 OO사단 OO대 출신이다.
저때 사건 났을 때 나 X나 고생했었거든? 초소 해체하랴, 다리 끊으랴.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런 부수적인 일이 아니다.
저때 초소 해체하던 동기 둘이 뭘 봤는지 지금도 약 먹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저기 뭐 있는 건 확실하니까 제발 가지마라.
처음 여기에 그 이야기 올라왔을 때 설마하고 했는데, 이제 누가 직접 나선다는 소리 나오는 순간 눈이 뒤집혔다.
그런데 도대체 맨 처음 이야기 꺼낸 새끼 누구냐? 이거 보안 때문에 절대로 일반에 안 알려졌을 텐데?
하여튼 박제라, 절대 거기 가지마.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14 11:20:33
36차원 어? 밀리터리 게시판 최고참 아저씨 육해공찌개가 여기 무슨 일? 2007/07/14
육해공찌개 본문 안 보이냐? 2007/07/14
Dr.크레용 헉. 저거 뭐냐 2007/07/14
오필 박제라 새끼 이미 떠난 지가 3일이다. 2007/07/14
오필 육해공 말이 사실이면 박제라가 위험하다 2007/07/14
Dr.크레용 야! 36차원 지금 박제라 어디 있어 2007/07/14
오필 아 X됐다! 200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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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36차원
제 목 야 나 미치겠다!
박제라 방금 전 사진 찍어 보냈는데 웬 숲 속에 표지판 앞이다.
성아 기도원 앞으로 300M…….
야! 야! 박제라! 야!
X발, 지금 전화하는 중인데. 제발 받았으면 좋겠다.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20 18:44:13
오필 제라야! 2007/07/20
Dr.크레용 어 이렇게 될 줄 알았다 200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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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운영자
제 목 사람을 찾습니다.
방금 전 경찰청으로부터 이쪽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 게시판에서 글을 쓰시던 닉네임-박제라라는 분이 연락두절상태라 보호자에게 실종신고가 접수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흔적을 남긴 곳이 이 게시판이랍니다. 혹시 박제라라는 분의 최근 상태나 출가 방향을 알고 있으신 분은 신속이 D모 커뮤니티 고객 센터나 경찰청으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25 14:03:57
오필 제라야! 2007/07/25
Dr.크레용 제라야! 2007/07/25
36차원 제라야! 2007/07/25
Dr.크레용 어 잠깐만. 맨 처음 제라 꼬셔낸 성아란 새끼가 뭘 알지도 모르겠다 2007/07/25
36차원 아 맞다 성아. 그 새끼가 맨 먼저 글 써서 박제라가 나갔지. 2007/07/25
Dr.크레용 운영자, 성아라는 사람 닉네임 검색해서 글 확인 해보세요 2008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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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운영자
제 목 닥터 크레용님의 제보대로 해봤습니다.
XXXXX번 글 작성자의 아이피를 KT에 연락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순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형식이라는군요.
IP Address : OOO.OOO.OOO.OO
2007-07-25 22:01:17
Dr.크레용 뭐? 2007/07/25
[추적]
이것을 먼저 말하고자 한다. 도시전설이란 실제로 발생했거나 발생했을 수 있는 사건을 기초로 한 특수한 괴담이다.
그 말인즉슨 몇몇 도시전설은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실제로 발생했지만 경찰이나 다른 세력에 의해 가려진 끔찍한 사건을 포장하고 있는 일종의 표지란 소리다. 그리고 이 사이트에 찾아오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필자는 도시전설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그간 숨겨져 왔던 사건 두어 개를 해결한 적이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기도 했다.
웬만한 각오를 하지 않는 이상 도시전설은 도시전설 자체로 놓아둬야 하며 가벼운 마음만 가지고 진실에 접근하려 했다간 어떤 끔찍한 꼴을 당할지 모른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옛 속담이 가장 잘 적용되는 게 바로 이 바닥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서술하고자 하는 성아 기도원에 관한 사건은 그 사실에 결정타를 실었다
이번 성아 기도원 추적은 필자가 자주 찾는 D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사이트 운영진의 은폐로 가려져있던 어떤 실종자에 관련한 괴담에서 출발했다. 사실 이전에도 성아 기도원에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는 필자 나름의 연줄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 적이 있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특별했다.
미스터리 게시판에서 어떤 유저가 올린 ‘성아 기도원’ 이야기에 다른 유저가 반응했다. 그리고 그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부추김 아래 성아 기도원을 향해 떠났고, 1주일 하고 절반 뒤 자취를 감췄다. 그가 마지막으로 보내온 사진은, 분명 존재하지 말아야할 성아 기도원 위치 표지판이었다. 그리고 시작이 된 기록을 올린 유저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피를 사용한, 소위 ‘유령 유저’였다-
여러분도 들었다시피 지금까지 여러 사이트, 여러 게시판에 올라왔지만 어찌된 일인지 올린 족족 운영진에 의해서 지워진다는 사실로 유명한 괴담이다.
필자 역시 [월간 기담]의 지원 아래 다음 기사거리가 될 괴담을 찾던 중 위의 것을 발견했고 곧 추적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근근이 연줄을 따라간 끝에 사건의 근원이 됐다는 ‘구’ 미스터리 게시판 서버(그 사이트의 사람이라면 아시다시피 사건 직후 모든 게시판 서버를 교체시켰다.)를 찾았지만 괴담의 주인공이 된 4명의 흔적은 서버 자체에서 말살된 뒤였다.
여기서 냄새를 맡은 필자는 모든 수를 써서 그들의 행방을 알아내려했고 그를 위해 실종 사건이 접수됐다는 XX경찰서를 찾아갔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게 분명한 부서원들은 하나같이 기록 열람을 거부했으며 그 앞에는 기자증도 통하지 않았다. 상황은 커뮤니티 사이트 본사도 마찬가지라 필사적으로 사건 관련 자료를 내주지 않았다.
그렇게 할 수 없이 취재를 포기하려던 어느 날, 필자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Original Message-----
From:
[email protected] To:
[email protected] Cc:
Sent: 08-05-14(수) 21:19:56
Subject: 미화님께
안녕하십니까, 미화님. 일단 제가 누군지는 생각하지 마시고 편지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미화님이 최근 D모 사이트의 유저 실종사건을 밝히시려 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사건 관계자중 유일하게 사이트에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몇 마디 드리겠습니다.
당시 실종자 박제라 군이 성아 기도원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저는 오래 전 그곳 부근 초소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기초삼아 박제라 군에게 여행을 그만두라고 충고를 하려했지만, 박제라 군은 이미 떠난 뒤였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뒤에 일어나더군요.
박제라 군을 말리려 성아 기도원 부근 초소에 관련된 일을 사이트에 올린 게 군사기밀관리조항을 위반됐다는 이유로 병무청에서 소환장이 날아왔습니다. 벌써 20년이 다 돼 가기에 별 일 없을 거라는 안심이 단번에 박살나더군요. 다음 날 얼떨떨한 기분으로 앉아있었는데 바깥에 웬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뭐냐고 묻다가 제대로 얻어맞은 뒤 검은 차에 태워져 끌려갔었는데, 분명 어디서 많이 본 취조실이었습니다.
그 뒤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대체 그 일을 어떻게 알았냐며, 왜 발설했냐며 빡빡하게 묻는데, 보통 경찰서의 취조는 그나마 여유롭게 느껴질 정도였더군요. 생각해보십시오. 옆에 웬 미군 장교가 딱 서있고 검은 양복이 기계적으로 질문하는 상황.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알아보니 처음 사이트에 성아 기도원의 글을 올린 닉네임-성아 유저와 저를 혼동했다기에 황당함은 한층 더했습니다.
그러나 일의 심각성을 안 저는 그들의 당부 직후 지방으로 내려가 조용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D모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게시판 서버 자체가 교체돼 있었습니다. 원래 사이트 자체가 느슨해서 이 비슷한 일이 있다 해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이번 실종사건에는 뭔가가 있는 게 확실했습니다.
그때 박제라 군을 부추긴 3명도 지금쯤 저랑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을 테죠.
국가안전기획부, 성아 기도원 학살, 실종, 검은 양복과 미군 장교.
대체 이것들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전 미화님을 믿습니다. 부디 저 대신 사건의 진실을 조금이라도 밝혀주십시오.
하지만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발을 빼십시오.
미화님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요.
-----Original Message End-----
그간 수많은 일을 접했지만 이런 종류의 편지가 날아오기는 처음이었다. 애초부터 사건의 성격이 틀렸다. [월간 기담 43호]에 성아 기도원 학살에 관한 기사가 실렸을 때 이런 비슷한 내용의 메일과 때 아닌 세무조사가 날아왔지만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직접 진실을 알아내려 한다면 그 이상의 뭔가가 일어난다는 걸까?
아마 그때 내가 발을 뺐으면 그 끔찍한 것을 보지 않았을 텐데.
한 번 더 말하는데 도시괴담 중 몇몇 종류는 도시괴담 자체로 놓아두어야 한다. 안이한 생각으로 진실을 파헤치다간 그간 자신을 이루고 있던 여러 가지가 무너질 수 있다. 필자가 경험한 성아 기도원의 일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 글을 읽고 혹시나 사실일까 싶어 성아 기도원으로 향하거나 그 정보를 알아내려 하다 피해를 입는다면, 그건 절대 필자의 책임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점에 동의하는 사람만이 다음 이어질 내용을 볼 자격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길 바란다.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필자는 이 편지를 받은 후 한참을 망설였다. 수집한 정보 중에서 이런 편지를 보내올 사람의 이름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편지는 장난이나 거짓이 아니었다. 진심이 담겨있었고 열쇠가 들어있었다.
필자는 즉시 길을 떠났다. 아마도 실종된 박제라 군이 걸었으리라 생각돼는 태백산 종단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아까 말한 보안과 각오의 이유로 정확한 길은 설명하지 않겠다. 그러나 성아 기도원이 위치했던 낙천리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고 필자 역시 국가안전기획부 민간인탄압 진상규명회가 그랬다시피 그들의 소거행위에 혀를 찼다. 그렇게 현내면을 하루정도 헤맸을까. 우연히 XX산 중심으로 통하는 끊겨진 산간도로를 발견했다.
기도원은 낙천리 남서쪽, XX산의 계곡에 위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었다. 필자는 흥분 반 두려움 반으로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기서 잠깐 성아 기도원과 낙천리에 관한 소문을 재정리하고자 한다.
박해받았던 이단 신앙의 역사. 조선시대부터 외부의 개입을 일절 거부한 채 인근 마을로부터 재앙의 근원으로 지목받았던 흉터. 6.25당시에도 ‘나방귀신’이 있다하여 인민군과 연합군 모두가 회피했던 그 장소. 결국 그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국가와 대립을 일으켰고 일망타진되었다.
여기에 폐허 말고 또 무엇이 남아있단 말인가. 박제라라는 사람이 사라진 이유가 그 참상 안에 있을까? 필자는 엉망으로 깨진 시멘트 도로를 힘겹게 넘으며 그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깨달았다.
내가 낙천리로 향했던 때는 6월 초, 여름이 시작될 때였다. 그리고 낙천리로 들어가는 부서진 도로는 깊은 숲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새나 동물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바람조차 불지 않아 풀들이 스치는 소리도 없었다. 오직 들리는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벌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뿐, 순간 그곳은 이계의 입구처럼 느껴졌다.
레이첼 카슨이 예견한 침묵의 봄도 이보다 소름끼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새 내 앞에는 [성아 기도원 앞으로 300M]이라고 써있는 철제 표지판이 아주 깨끗하게, 새로 페인트칠이 된 상태로 서있었다.
편지에 이르길, 위험이 느껴지면 그 즉시 발을 때라했다. 그러나 필자는 편지 이전에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꼈다.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꺼내들어 표지판 너머,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임시 콘크리트 계단을 찍었다. 그리고 옆쪽의, 계곡과 계곡을 잇는 다리를 찍었고 숲 저편에 솟아있는 첨탑을 찍었다. 찍고, 찍고, 또 찍었다. 뭔가에 홀린 듯이 찍었다. 아니, 그때 필자는 뭔가에 홀려있었다. 그 결과 필자는 엄청난 사진과 뒤집히는 속을 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 조사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겨우 사진들에 손을 댔지만…….
필자는 첫 번째 사진에 찍혀있는 어떤 녀석을 보고 이틀을 앓아누웠다.
어쩌면 국가안전기획부는 이 녀석을 보고 그 마을을 날려버려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게 아닐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국가안전기획부는 큰일을 한 것이다. 어쩌면 성아 기도원이 그리스도 대신 이 녀석을 모셨던 것과 그간의 이상한 일들에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곳에서 찍은 사진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모두 태워버렸다.
솔직히 이 이상 발을 디밀을 자신은 없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결말이 허무할 수도 있지만, 그 녀석에 관련된 이야기를 정확히 마무리 내려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출처 - 달빠넷 원본제목 - 실종&추적 글쓴이 - 기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