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토게에서 베스트 가는 글들은 대개 굉장한 덕력을 자랑하는 거인들이시지만... 저처럼 소소한 개미 유저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 스팀 라이브러리 올려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에는 별로 취미가 없었습니다 (끝까지 해 본 게임이 어릴 때 잡지 부록으로 받았던 영웅전설3와 창세기전3뿐이었던...그나마도 거의 스토리 감상용으로 공략집 봐 가면서...)
게임에 대한 시선이 안 좋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책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어지간한 게임은 몇 번 하지도 않고 금방 질리곤 했어요. 책은 똑같은 책 스무 번씩 읽는 경우도 많았는데. (취존)
그러다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이라는 게임을 유튜브 영상에서 보고 게임 장면이나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이래저래 알아보다 스팀에서 세일을 하길래 작년 연말 할인할 때 매우 싸게 샀습니다. 그러고나서 하루에 30분, 길면 1, 2시간씩 조금씩 즐겼보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재미있었어요. 개인적으론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 중 루스 인에 관한 부분도 생각나고,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영화인 '13번째 전사'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었네요.(스카이림 재미있게 하신 분들은 13번째 전사 한 번 읽어보세요.) 소설이 서사로 말하고 시가 이미지로 말한다면 게임은 세계로 말한다는 느낌? 모든 게임의 예술적인 지향점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요.('저니'같은 게임은 서사가 아니라 서정시더군요. 영상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어쨌든 그렇게 소소한 취미로 게임을 즐기게 되어 같은 베데스다 게임인 폴아웃 시리즈(이 쪽은 제가 좋아하는 디스토피아 소설들의 요소들이 깨알같이 다 들어가 있는 듯. 각 세력마다 '이건 1984 빅브라더가 모델이네, 이건 멋진 신세계가 모델이겠다, 블레이드 러너 패러디네.'하면서 플레이. 전반적으로는 실존주의 문학 냄새가 강하게 풍깁니다. 선택에 따라 또 장르가 달라지긴 하지만...), GTA5, 문명5, 바이오쇼크 시리즈 등을 지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하루에 30분 정도 플레이하는 개미유저인지라... 사놓고 손도 못 댄 게임이 태반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스팀이라는 체계 덕에 게임에 대한 접근성도 좋아지고 정보를 얻기도 쉬워져서 저 같은 겜알못들도 이렇게 게임을 즐기게 되네요. 결국 이번 할로윈 세일 때도 '뭘 할인하는지 보자'하고 잠깐 목록을 훑다가 '어이쿠'하고 여러 개를 질러버렸네요. 이번 세일 때 지른 게임은
시스템 쇼크 1,2
리사 시리즈
메트로 시리즈(원작 소설 팬이라... 전부터 사고 싶었음)
마운트 앤 블레이드 시리즈
굶지 마(돈 스타브)
스토커 시리즈
워킹데드
( 위 목록 중에 혹시 제일 먼저 해보라, 추천해주실 만한 게임이 있나요? 있다면 추천부탁드립니다. 그것부터 해 보려구요)
요렇게 소소하게 샀습니다.
세일 덕에 다 합해 신작 게임 한 개 정도 가격에 구매했네요.
다만 요새는 테라리아라는 게임에 심취해서 또 요 게임들은 언제 할 수 있을지...
산 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공략이니 유튜브 영상이니 없이 일일이 다 만들어보고 하나하나 해 보는 재미에 거의 매일 하고 있네요. 처음엔 10분, 20분 정도씩만 했는데 오늘은 또 거의 1시간 반 정도는 한 듯... 어제, 오늘 처음으로 보스들도 잡아봤네요. 슬라임 킹이랑 크톨루의 눈.
어쨌든 사 놓은 게임들도 조금씩 해보려고 하는데... 헤비 유저들께는 가벼운 라이브러리겠지만 제게는 지금도 향후 몇 년은 플레이할 만한 목록들인지라... 일단 할로윈 세일 때 산 게임들 중 하나를 골라서 테라리아 하면서 같이 해 보려구요.
+추신
오해하지 마세요. 할로윈 세일 목록에 데드 스페이스가 있길래 검색하다가... 오리진 액세스 구독하면 데드 스페이스 1, 2를 무료로 할 수 있다길래... 오리진 액세스 금고에 있는 게임들 해보고 나면 바로 구독 해제할 겁니다. 절대 제가 호구라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