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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3255
    작성자 : Lymph
    추천 : 46
    조회수 : 5860
    IP : 50.131.***.42
    댓글 : 70개
    등록시간 : 2016/07/17 06:06:59
    http://todayhumor.com/?wedlock_3255 모바일
    외국마누라와 사는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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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미국인 마누라와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싸울일이 많기도 어떻게 보면 적기도 한거 같습니다..

    1. 시댁, 처가 다 거리가 머니 분쟁이 적다는 점..저흰 미서부에 살고 저희부모님은 한국 처가댁은 중부..
       마주칠일이 별로 없으니 그냥 그런거갖곤 스트레스가 전혀 없네요..
       마누라가 저와 결혼하겠다고 난리칠때, 저희집에선 그래도 한국인 며느리가 낫지 않겠냐 싶어하셨고
       장인어른은 대학원까지 보낸 고운 딸이 왠 나이차이도 좀 나는 동양인 아재한테 시집가겠다니..
       정말 반대 많이 하셨는데..지금은 그냥 체념한 느낌? ㅎㅎ
       저희가 딸 낳고난다음엔 서로 오고 싶어하셔서 안달하십니다.
       그래도 아직 장인어른은 저 별로 안 좋아하시는듯 저를 볼때마다 무슨 납치범 보는것처럼 눈길이 좋진 않습니다.

    2. 제가 그다지 무뚝뚝한 편은 아닌데 좀 말을 할때 무표정하게 말합니다.
       전공도 그렇고 지금 직장도 그렇고 그다지 감정 많이 표현하면 좋을것도 없고 그래서 어느샌가 버릇처럼 되버렸는데
       마누라가 이거갖고 엄청 쪼아댑니다 
       '아저씨 봐봐..너 말은 맨날 스윗하게 하고 표정은 없어, 니가 무슨 로봇이야 좀 고치라고!! 웃어 웃어 눈 좀 크게 뜨고' 막 이럽니다.
       '이봐 내 눈은 원래 작다고..그래도 볼건 다 봐!!'
       그리고 연애할 시절에 뭐라고 하지 제가 좀 길거리에서 손잡고 그런거까진 괜찮은데
       막 딥키스하고 그런건 좀 창피한 아재라서 그런것도 많이 혼났습니다.
       그리고 밖에서 가끔 뭐 제가 이쁜짓하면 누가보던 말던 씩씩한 미국아줌마라 그런지 엉덩이를 팡팡 치는데..
       남사시럽다고 그짓좀 고만하라고 해도 안고치네요..
       좀전엔 또 딸한테 하는거랑 지한테 하는거랑 다르다고 까이고 참 서러운 주말입니다.

    3. 제가 겜을 좋아해서 설겆이하고 딸이랑 놀아주고 재운다음에 겜을 한시간정도 하는데..
       그 시간은 노터치입니다. 지도 책 읽고 가끔 물끄러미 저 겜하는거보다가..
       제가 눈치봐서 좀 오래했다 싶으면 와인이나 맥주마시자고 제가 겜 끄면 무지 좋아라하는데
       그땐 참 귀엽습니다. 뭐 이런 천사가 다 있나 싶을정도로..
       담배도 원래 한갑정도 폈었는데 애기낳고 반갑정도로 줄이고 딸한테 뽀뽀하기전에 양치하라고 하는것 외엔
       잔소리 별로 안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이건 끊긴 끊어야겠죠...

    4. 별 시덥잖은걸로 둘이 감정 폭발할때가 있는데..
       제가 혼자 장보고 올때 멀 잘못사왔다던가, 아님 화장실 휴지 떨어졌다고 코스코가자고 하는데 잊어버렸다던가
       어디가야하는데 마누라가 치장하고 샤워하는데 오래걸려서
       제가 짜증이 팍 나던가..둘이 그럼 막 다다다다 쏘아붙입니다..
       제가 한국인이라 그런건지 원래 평소엔 좀 참다가 어느정도 수위에 올라가면 되게 폭발해버리는데..
       마누라는 바로 쏘아붙이고 담날 아침되면 뽀뽀하고 금방 헤헤거리니..
       이건 참 배워야할 점인거 같아서 저도 짜증났을때 바로바로 풀어버리고..
       침대에 기어들어갔을때 서로 미안하다고 퉁칩니다.
       앙금이 쌓이질 않게 만드니 더 큰 싸움으로 안 번지는게 참 좋아요..

    5. 마누라는 제가 다니는 회사 인턴이였는데..
       저랑 나이차이도 좀 나고 저는 뭐 인턴관리는 막내한테 다 맡겨놔서, 말도 별로 해본적이 없고..
       오히려 제 팀에 다른 인턴이 제 대학원 후배였는데 걘 남자친구도 있었고..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줘서 걔랑 친하게 지냈는데..
       걔한테 막 포스트잇으로 뭐뭐할지 적어서 아침에 출근하면 이마에 붙여주는 장난도 치고..
       그런게 마누라눈엔 되게 섭섭했나보더라고요..
       
       어느 날인가 점심때 팀에 회식비가 나와서 인턴둘까지 델고 갔는데..
       갑자기 저랑 친한 인턴1이 제 옆에 앉으려고 하는데..
       자기가 앉겠다고 하더니..좀있다가 슬며시 물어봅니다..
       'Why don't u give me a post-it?'(왜 저한텐 인스트럭션 안줘요?')
       제가 급당황해서 '넌 막내가 관리하잖아, 아 그리고 내가 원래 여자애들이랑 말도 잘못하고 어려워...우리팀봐 남탕이잖아'
       '근데 쟤는요?' '아 쟤는 성격이 이상하더라고, 막 나혼자 밖에가서 담배피는데 와서 말건다니까 내 대학원 후배래'
       '그럼 이제 저도 담배필때 가서 말걸면 포스트잇 주는거에요?' 하면서 웃는데
       그때 제가 요샛말로 심쿵했죠..반한게 머 이성으로써 반한거가 아니라 독거노인이 딸보는 심정이랄까 그런거 비스무리하게요..
       거기서 좀 시시콜콜하게 친해지고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뭐 흔한 연애스토리죠 ㅎㅎ
       몇일 뒤인가 아침에 저한테 다다다다 달려와서 '저한테 시킬거 없어요?' 하면서 포스트잇 지도 이마붙여달라고 기다리는데
       제가 '야 눈만 감으면 남자친구한테 뽀뽀해달라는건줄 알겠따 떨어져' 하면서 이마를 톡 밀었는데 그때 사실 또 심쿵했어요

    제가 미국에 오래 살아서 영어엔 크다지 어려움은 없지만, 아직도 세세한 감정표현이나 관용적으로 쓰이는 말은 다 모르는데..
    그래서 언어의장벽이 싸움을 좀 누그러뜨려주기도 혹은 오해로 더 크게 번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참을성 있게 니 감정을 표현해보라고 직설적으로 마누라가 항상 말해줘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지도 한국어 배워보겠다고 주말에 씨름하고 있는데 뭐 모르는거 물어볼때마다 저도 같이 깝깝해서 
    그냥 안했으면 좋겠는데 ㅎㅎㅎ 그래도 뭐가 좀 대견해보여요 


       
       
    Lymph의 꼬릿말입니다
    but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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