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모든 현역 고문관,전역 고문관들에게 바친다 ^m^
말하지만
이건 군대에서 있었던 얘기이며
비경험자 여러분들을 위해 최대한의 설명을 덧붙일 생각이다
방금 이걸 올렸다가 지워버렸는데
인간적으로 한번에 읽기에는 너무도 양이 많았다
나눠서 올린다
어디선가 들었던 얘기인데
해병대나온놈이 "나 수영못해"라고 하자
공군나온 친구가 "해병대 나온색기가 수영도 못하냐"라며 핀잔을 주자
해병대가 말하길
"시팔 그럼 넌 공군 나와서 날아다니냐?-_-"
라는.... -_-;;;;
그얘기를 듣고 존나 웃다가
군시절 나를 괴롭혔던(내 쫄따구였음에도-_-;;) 어떤 쉐리가 생각이 나서 쓰는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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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든 군대든 회사든간에 어떤 조직에서나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부류가 있다
첫째는 꼴-_-통
둘째는 구라-_-쟁이
그들은 이상하게도 그 집단 구성원의 숫자에 관계없이 꼭 한명씩만 있다
내생각엔 그런 부류의 인간이 여러명이 있다해도 유독 특출난 리더-_-;;격의
꼴통,구라쟁이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하여 그런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1등만을 기억한다
내 기억에서 가장 강렬한 구라쟁이는 군대 훈련소동기 중 하나로써
놈의 구라는 너무나 엄청난 뻥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뉘앙스를 가진 설득력때문에
"혹시...저놈의 말이 사실이 아닐까?-_-;;;;"하고 생각할 정도로 대단했다
기억나는 그의 대표작을 하나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녀석:1.4후퇴때였어..... 얼어붙은 대동강물을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건너고 있었지....
살을 에는 추위가 괴로웠던 가운데 따뜻한 어머니의 체온만이 나에게 힘이 되주고 있었어....
그때 우리 어머니의 뱃속에는.....
우리 형이 들어있었다구-_-
저런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며 눈물짓는 놈의 슬픈 얼굴....
이정도면 얼마나 미친놈인지 이해했으리라본다-_-;;;;
어쨌든 오늘의 주인공은 이 구라쟁이가 아니라
내 바로밑으로 들어온 두달아래후임이다
놈의 테마는 "꼴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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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몇개월 되지도 않는 군생활에 나름대로 적응해가며
이것저것 배우고 알아갈 무렵이었다
그때 드디어 우리 분대(구성원은 9명,군대의 최소단위)의 새로운 막내가 들어오게 되었으니
막내 탈피,걸레빨기 안녕,쫄따구등장이라는 기쁨에
나는 그에게 너무나도 잘해줬다 (같은 이등병주제에 잘해줘 봤자지만;;;)
둘이 있을때는 "푸힝 이병님"이 아니라 "푸힝 형"으로 부르게 하기도 했다
일단 모든 에피소드를 100% 이해하고 웃어주기 위해선 놈에대한 확실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 프로필을 2회이상 주의깊게 읽어주길 바란다
### 프로필 ###
-이름:X삼행(실명임-_-;;;....성은 숫자라는것 말고는 밝힐 수 없음)
-외모:일단 컨셉은 "불쌍"이며 수식어로 "매우","졸라","이빠이"따위가 들어가도 좋다
툭 건드리면 콧구멍에서도 눈물이 쏟아져 나올것같은 외모의 소유자이다-_-;;;;
체격은 존~~나 건장-_-하여 스켈레톤이 울고갈정도로 날씬하다;;;;
-목소리:코맹맹이 소리.....최주봉과 거의 흡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부터의 그의 대사는 모두 최주봉 목소리로 처리해도 무방하다
-두뇌:말하기도 싫다 TOT.. 개구리에게 논어를 가르치는게 빠르리라
-비고:상근예비역. 딱 1년만 현역과 같이 생활한후...공익 "요원"이 된다....
### 끝 ###
잘 읽었는가.....? 충분한 이해를 위해 외워두길 바라며.....
좀더 확실히 삼행이를 알수있는 에피소드 몇가지 소개한다
## episode.1
산꼭대기에 있는 초소로 둘이 같이 보초근무를 나갔을때의 일이다
몇시간씩 총을 든채 서있는것만큼 괴로운것도 없는데다가
녀석은 무릎이 상당히 안좋다고 울상이었다
존나 착한 푸힝-_-이병님은 총을 내려놓고 앉아서 쉴수있도록 배려했으며
녀석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화알짝 피었다
-푸힝:야...심심하다....재밌는 얘기좀 해봐-_-
삼행이는 기다렸다는듯이 정말 조혼~~나 재미있는 얘기를 시작했다......
무릎이 존나 아픈놈......입은 살아있었다
내생각에 놈의 무릎은 시베리아산이고
놈의 혀는 하와이산 이었던것같다 -_-;;;;
하여간 놈의 재미난 얘기란......
고추씨 심는방법......-_-
경운기 시동안걸릴때 조치방법......-_-a
튼튼한 소 고르는방법.......-_-;
빵꾸난 비료푸대를 다 꿰메고나서 보니 입구가 사라졌던 슬픈얘기.....-_-;;;;;
벼멸구박멸의 필요성과 그의 임무......TOT;;;;;;;
대체 고추씨를 심다가 지렁이가 나온게 왜 박장대소할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시팔-_-;;
농업에 종사하시는 여러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얘기이나
놈에게 정상인의 유머를 기대하는건 추천300보다도 힘든일이다-_-;;;;;
## episode.2
휴가를 나갔다온 푸힝
삼행이와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푸힝:영화"지.아이.제인"봤는데....재밌더군-_-
-삼행:(망설임없이)지하에서 보면 재밌습니까?-_-a
땀이 두줄기 흘러내렸다;;;;
## episode.3
우린 포병이었고 8인치 자주포였다
8인치면 상당히 거대한 폭탄을 쓰는데, 거기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다가
편각,사각에대한 이론적인 지식은 물론
화포구조와 엔진...등등....전반적으로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해야한다
난 군대에서의 26개월동안.... 2년동안 다녔던 대학에서보다 더많은 공부를 했다-_-;;;;;
(잠시 자랑:한때 그런이유로 여단장상까지 받았었다는....-_-v)
그러나....
한글도 잘 못읽고 사오정에 말까지 더듬는....기본적인 구구단조차 헷갈리는 녀석에게
이런 전반적인 지식을 가르친다는건 바퀴벌레와 경제를 토론하는것만큼 어려운일이었다
군가하나외우는데 3주일이 걸렸다면 말 다했지뭐-_-;;;;;
**노래가 낯설지 않아지기까지 1주일
**가사외우는데 1주일
**음정맞추는데 1주일.......(절때로 진짜다-_-+)
쫄따구 교육하나 못시킨다는 고참들의 전폭TOT적인 갈굼속에
나의 군생활은 점점더 험난해지고 있었다
-푸힝:이 씨발롬들... 니네가해봐 TOT
그러던 어느날 놀랍게도 놈이 나에게 질문을 해왔다
내 교육내용 하나하나를 받아적은 노트를 내보이며....(감동했었다-_-;;)
-삼행:푸힝이병님... "안심탄"이 뭡니까?-_-
안.....심....탄? -_-a
그런 폭탄이 있었나?
뭐지? 뭐지?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놈이 그토록 알고싶어했던 안심탄은....
ICM탄이었다......-_-;;;;
아이씨엠...아이씨엠....안심.....안심탄......어흑T-T
**주:ICM탄이란?
이중목적 개량형 고폭탄.....한마디로 조혼나 무서운 폭탄으로
우리가 그걸 두려워하는이유는 살상력이 아니라 무게(100~106kg)때문이었다
고참이 빡돌기라도 하는날엔 그걸 "어깨"에 지고 "앉아,일어서"10회를 실시해야했으며
그걸 완전히 소화한다는건 우리가 보통의 인간인이상 불가능했다
(모르겠다..박찬호의 허벅지라면 다섯개는 할수 있지 않을까?-_-a)
100키로짜리 역기는 손잡이라도 달려있지만
원통형에 가까운 쇳덩이리폭탄은 죽어도 자세가 안나온다
다리가 여덟개쯤 된다면 모를까.....그건 죽음의 기합이었다
난 다리가 세개인데다가 하나는 그나마 무용지물이었.........아차차차 -O-;;;;
## episode.4
내가 이등병때 우리분대(군대의 최소단위....학교의 분단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부대는 구성원이 13명이었다)
에서 가장 왕고참은 제대가 3개월 남은 병장이었다
그자는 얼굴에 "나 존나 잔인할껄?-_-a"이라고 써붙였다 싶을정도로 악랄한 놈이었으며
힘과 깡도 좋아서 사회에 있을때 무슨 깡패조직같은데 있었다고한다
모두들 조용히 잠든밤....
야간근무를 마치고 내려온 우리의 삼행이........
잠들기전 자기 관물대에서 이것저것을 시끄럽게 정리하는소리에 깬 나는 녀석에게 말했다
-푸힝:(속삭이며)야....조용히 정리해 색갸....
놈은 "잘 못들었습니다"를 외치며 돌아보았고
내눈에는 삼행이의 관물대위에서 낙하하는 철모가 보였다..........-_-;;;;;
**주:관물대란? 개인사물함을 생각하면 되며 옷,군장,철모따위를 얹어놓는다
철모는 그 자체로도 상당한 무게를 자랑하는데다가
관물대의 높이는 약 1.6미터....
위치에너지를 가득실은 철모는 최강의 파괴력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난 이부분에서 눈을 감고싶었다 T-T)
우리분대 왕고참의 콧잔등위로 정확히 떨어졌다-_-;;;;;;
그것도 모서리로.......(진짜다-_-;;)
일순간 내무실에는 그 "나 존나 잔인할껄?-_-a"고참의 비명이 울려퍼졌으며
난 전혀 못들은척....존나 피곤했던척....상황이 어리둥절한척....
혼신의 힘을 다하여 방금 잠에서 깨어난듯한 연기를 해야만했고-_-;;;;;;
왕고참은 정말 잔인했다
우리의 용감한 삼행이는 내무실구석에서 비명도 못지르며 떡-_-이되어가고 있었다......
## episode. 최후의 결정타
깜깜한 밤이었다
그날은 거의 24시간이 넘게 잠 한숨못자고 훈련이 진행되고있었는데
우리분대는 진지하나를 차지하고 짱박혀 경계중이었고
고참들은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쫄따구하나 못가르치던 푸힝이병은 쉴 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언제 들이닥칠지모르는 간부들의 순찰을 대비해
삼행이에게 "수하"라는걸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수하란?<-----이번설명은 특히 잘 읽어주기 바란다....
야간에는 적인지 아군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데서 착안한
암호(암구호라고 말한다)확인방법으로 문답형식을 취한다
그 형식은 대한민국 공통이며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보초: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XX!(그날의 암호를댄다)
-상대:YY!(그날의 암호에대한 답변이다. 이것도 날마다 달라진다)
-보초:누구냐!(상대가 대통령이라도 상관없다. 일단은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고 반말깐다)
-상대:대통령이다-_-
....................
뭐 이런식으로 이루어지는데...절대적으로 주의할것은!!
반드시 수하는 "낮고" "굵은" 목소리로 해야만한다는것이다..특히 암호는 더더욱 낮게...
이건 또다른 적에게 나의 위치와 암호를 알리지 않기위함이다
또한 반드시 위의 대사 전부를 철자하나 틀리면 안된다!!(손들어 움직이면쏜다, 누구냐)
응?
암호를 모르면?-_-a
전쟁시에는 몸에 박힌 총알 숫자를 세어야겠고....
평화시에는.......
ICM탄 어깨에 메야지 뭐-_-;;;;
하여간....
삼행이는 가르치는대로 잘 따라했다
최주봉 목소리였던 탓에 죽어도 낮고 굵은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때였다.....
헤드라이트 불빛만 봐도 알수있는 대대장의 지프차가 우리가 있던곳에 와서 선것이다
일순간 모두 긴장의 도가니에 떨어졌다
대대장이 누구인가...
부대의 왕대빵이 아닌가....
그앞에서 실수를 하거나 엉뚱한 짓을 한다는건 곧
럴커밭에 오버로드도 없이 저글링 세마리만 보낸후
"다죽여!! 씨발!!"을 외치는것과 같다-_-;;;
야간이었으므로 우린 반드시 "수하"를 해야했고
(이미 상대가 누구인지 알지만...이건 정해진 규칙이다-_-;;)
수하는 가장 가까이 있는사람이 하는것이 정석.
우리 분대원은 그 "가장 가까이 있는자"를 쳐다봤고
그는.......
.......
독자들도 예상하다시피......
삼행이였다-_-;;;;;
삼행.....너만 믿는다....낮고 굵은!! 절도있는 목소리!! 제발!! TOT
'알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암호대고, 누구냐! 알지? 알지? 절때로 틀리면안돼?'
우린 애처로운 표정으로 놈을 쳐다봤고
놈은 자신만만하게 수하를 시작했다....
그날의 암호는 "질문:타이탄.... 답:파울"이었다
타이탄-파울....
-삼행:(부대야! 떠나가라!)쏘~~혼!!! 들면!!!....움직일때!! 쏜닷!!!....(최후의 힘을짜내며)타이잇~~~타아한!!!!!!!!!!!!!!!!
손들면.움직일때...쏜다......
손들면 움직일때 쏜다.....
조용한 산속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어흑 T-T
놈의 머릿속에 정확한 대사와 "낮고 굵게"는 깨끗이 포맷되어있었다;;;;;;
대통령 기자회견장소에서 어떤 기자가 옆사람한테
"저새끼 존나 재수없지 않냐?"라고
얘기한다는걸... 마이크에대고 했다고 생각해보라
대대장과 주위의 모든사람은 -_-;;;;; 하였고
우리 분대원들은 새파랗게 질렸다
어이가 없었던 대대장..... 암호에 답변할생각은 안하고 오히려 반문했다;;
-대대장:(어이없는 표정으로).....누구냐?-_-
삼행..... 머릿속에서 뭔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삼행:'저건 내가 이번에 할 대사인데?' -_-a
그리고 그는 이렇게 외쳤다
-삼행...아니, 그 개색TOT기:.........삼행이!!!!!!!!!!!
놈은 진지했고-_-;;;;;
대대장은 우리를 한번 훑어보더니 부관을 돌아보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그미소는 이런뜻을 담고있었을 것이다
"이놈들 다 죽여버려-_-"
그날 난 교육실패의 책임을 지고...
고참들의 전투화아래에서 삼행이와 사이좋게 밟혔다
정신없이...
아작아작....
난 처음으로 탈영을 결심했지만
혼자 좆되기는 너무 억울했다
전투화끈을 질끈 동여매고
한손에는 빈 음료수병을 쥔채(아마 씹어먹고 죽으려 했었나보다-_-;;;)
놈을 조용히 불러낸후 이글이글타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누르며 물었다
-푸힝:넌 대체 뭐가 되려는 새끼냐?
놈은..... 낮은 목소리로.....진지하게 답했다
-삼행:..........교수가 되고싶습니다.....
그의 아름다운 꿈얘기때문이었는지, 놈이있는이상 내 미래는 없다는 생각때문에 슬퍼서였는지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교수......교수....... 어흑T-T......
놈을 교수형에 처해버리고 싶었지만-_-;;;
엄마를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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