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마음이 급해지네요 .. 댓글 보니까 막 빨리 써와야할거 같고.. 그래야 꿀잠 잘수 있을거 같고. ㅋㅋ
그래서 짜잔. 갖고왔어염. 저도 제가 이렇게 관심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민은 길었고. 행동은 빨랐다.
평범한 데이트를 마무리하던 어떤 날 밤.
나는 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 멋진 야경이 보이는
우리동네 뒷산에 올라갔다.
말이 뒷산이긴 한데.. 올라가면 꽤 높은 편이라 ..
드라이빙 코스이기도 했다. 어두컴컴하고.
차가 없을땐 꿈도 못 꿨는데. ..
길에서 파는 커피 한잔 각자 손에.들고. 야경이 잘 보이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 나랑 사귀기로 했을 때 한 말 기억 나? "
" 어. "
" 뭐라고 했는데 ㅋ 또 해봐 "
" 나는 결혼 할 사람이랑만 연애할거라 했지. "
" 나는 .. 그때 이게 뭔 소린가 했어. 내 나이가 몇인데.. 벌써 결혼이야.. 하면서도. 오빠가 너무 좋아서.
그말의 무게에 대해 깊이 생각도 안해보고 좋다고 했어. "
" 어. 알아. 나도. "
" 맨날 싸우고.. 툴툴거리고 해도 우리 .. 돌아서면 헤헤 웃고 .. 얼마전까진 연락도 뜸했다가.. 나는 일방적으로 연수도 가버리고.. 그랬잖아. " .
" 그러니까.. 요 얌생이.. 이뻐서 봐줬지 내가. "
" 내가 이뻐? "
" 어. 이쁘다. "
" 얼만큼 이뻐?"
"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 곱다. "
" 그럼 이쁘고 고운 나랑 결혼 해줄래?"
....
그날 그 가로등 아래서의 남자의 표정이란. .. 캬..
.. 내 마음속에 저장 ☆
사실 . 결혼은 마음만 있어선 절대로 안되는 게 결혼인걸 몰랐지 ..그때는.
준비가 필요하고 공부도 필요한데.
그땐 .. 뒷일까지 생각해버리면 절대 이 사람과 결혼 할 수 없을거 같았다.
남자 집에 인사 한번 안 드린 주제에.. 뭘 믿고 프로포즈(?)를 했는지 ..
우리는 번갯불에 콩은 못 구워먹어도..
상견례 날짜부터 3개월만에 식도 올리고, 집도 사고, 인테리어 리모델링 공사까지 해냈다.
드럽게 많이 싸웠다.
양가 모두 개혼이라.. 어른들이 여기서 이 말, 저기서 저 말 듣고 오셔서 자꾸만 태클이 깊이 들어왔고.
어린 우리 둘은 중간역할이 뭐예여 먹는거예여 하고 여과없이 말 전달해서 싸움낼뻔도 하고.
남자는 너무너무 바빠서 - 라고 쓰고 아예 한국에 없어서 .
집 구매를 제외한 전반적인 모든 절차를 나 홀로 쳐내야했다.
다행히. 우리는 가난했지만 부모님이 여유가 있으셔서 ..
금전적으론 스트레스가 적었다 ..
그렇다고 크게 욕심내지도 않았고.
세상 사포란 사포는 다 모아서 무장한듯 까칠한 성격 파바박
드러내며 밀어붙일건 밀어붙이고 .. 포기할건 포기해가며 .
나는 세상 뚠뚠한 신부가 되어 있었다
하도 뚠뚠하고 해맑았더니.. 다들 갑자기 시집가는 나에 대해 쏙닥거렸다. 속도위반 한거 아니냐고.ㅋㅋ
아니었음... ㅜ 그냥 .. 너무 바쁘니까 스트레스해소 겸..
체력보충 겸 해서 들입다 퍼먹은 효과였다. ...세상 후회됨..
작작 먹을걸... 결혼 사진보면 .. 깝깝..
세상 철모르게 해맑은 나는 신부대기실에서 내내 웃고 까불었고.
버진로드에 아빠 손을 붙잡고 선 순간.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친구들 모두 당황.
엄마도 울고. 동생도 울고. 그리고... 우리 고모들이랑 큰아버지 , 삼촌들도 다 울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마 나 사연있는 신부인줄 ..
하지만 신혼집은 친정에서 일해야하는 나때문에 걸어서
3분거리.
.
.
.
.
우리 집안이 좀 감성적이라서 그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헤헤.. 급한 엔딩 ㅋㅋㅋ..
아니 이렇게 다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 왜때문에 ... 베오베 공기는 중독성이 강하네요.
조금 더 추가하자면.
현재 결혼한지 약 7년차를 넘어가고 있으며.
사네마네 한건 한 열댓번쯤 되구요.
그래도 너랑 살아야겠다 하는건 한 스무번쯤 되네요.
장거리 커플마냥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주말부부.
잘생긴 남편 닮았으면 했던 딸. 닮은거 같은 아들 둘 키우며
빡시게 살고 있어요 .
하.. 글쓰느라 3일정도 게임을 못했더니 금단증상이.. ㅋㅋ
.. 다들 행복하세요오오..
( 결혼은 현실이예요............ 마른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