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세상을 지운 하얀 눈발 속 풍경에는</div> <div>붉은 꽃은 꼭 빠져선 안 될 거처럼 아리땁길래</div> <div>얼어 시들지 않을까는 동정이 들 겨를도 없었다</div> <div><br></div> <div>죽어도 거기 안 있으면 안 될 거처럼 아리따워서</div> <div>꺾으러 왔다가 저승사자도 넋 놨는지</div> <div>혹한 나는 게 신통한 붉은 꽃 봤다</div> <div><br></div> <div>동정을 내내 바라지 않기로 사는 그</div> <div>시련에서 붉은 꽃과도 될까 하노라 하여</div> <div>죽기밖에 더 없을 병세로나마 내 아리따워보겠다</div> <div><br></div> <div>이 한 몸 병세는 초연하게 신선이 될 경과라</div> <div>그리 마음먹으니 고통도 얼마나 귀하던지</div> <div>엄동 깊은 밤, 한사코 붉은 꽃잎 토했다</div></div></div></div></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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