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화해하기 위해 도움을 청했던 마틴입니다.
아.. 정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대충.. 24일 이브날의 이야기를 써 볼께요.
거의 추천수가 막 80이 넘어설 무렵..
5시가 조금 넘어서 퇴근을 했습니다.
" 왔어..?
" 으..응.. =,.=;;
여전히 뾰로퉁..
" 음성 메세지 잘 받았어.
" 며칠전에 예약해 논거야.
" 그..그래.
역시.. 아내는 오유를 못 봤는지.. -_-;;
여전히 화가 좀 나 있더라구요.
사실 싸운이유가 너무도 사소한 거라..
언급을 안했었는데..
이브 날 저녁 메뉴 때문에 싸웠거든요.
저는 평소에 자주 해 먹는 돼지갈비찜이나 해 먹자고 했고..
아내는 그래도 이브인데 와인도 한병 사놨는데..
와인이랑 어울리는 좀 특별한 요리를 해 먹자고 했어요.
안 하던거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맛 없으면 어쩔꺼냐..
아니.. 크리스마스니까 어디 나가서 외식은 못 할망정
특별한 저녁을 먹어야 하지 않겠냐..
그렇게 의견대립이 되고..
부부싸움이 늘 그렇듯..
" 스테이크가 뭐 굽기만 하면 되는건줄 알어 ?
레시피 본다고 다 만들면 스테이크집 다 망하겠다.
글타고 당신이 요리를 잘 하는 편도 아니잖아?
" 칫.. 여지껏 밥 해먹여줬더니 당신은 그럼 여지껏
내 요리에 불만이 많았다 이거야?
" 뭐.. 사실 그렇게 맛이 있는 건 아니었지..
배나 채우는 수준이었지..
그..그렇게 조금 아내의 자존심을 긁는 소리를 하게 되고.
아내는..
" 누구는 외식에 목걸이 까지 선물 받는다는데
난 모야.. 모야? 기껏 집에서 스테이크 먹자는 것도 협조 안해줘?
그럼 나가서 비싼 스테이크 사주던가..
외식 시켜줄 형편도 못 되면서..
그..그렇게.. 서로.. -0-;;
뭘 먹건.. 사실 그게 중요한게 아닌데 말입니다.
어쨌든.. 이브날 그렇게 퇴근하고
애들이랑 거실에 앉아있는데..
아내가.. 돼지고기 저린 걸 냉장고에서 꺼내더군요.
갈비찜 양념도 다 만들어져 있는 거 같고..
미안했어요..
전 이미 마음이 다 풀어진 상태였는데..
말할 용기가 안 났을 뿐이였거든요.
미안해..라는 그 말이 왜 그리 힘든지..
묵묵히 요리를 하고 있는 아내를 보면서
뭔가.. 대책이 필요할 거 같아서..
급히 컴퓨터를 켰죠.
그리고.. 오유에 접속하니까.
우훗~ 너무너무 감사한 순간이더군요.
오늘의 베스트에 올라져 있더군요. ^^;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아내는 요리 밑준비를 다 해놓고
불에 조리하기 위해 올려놓은 상태..
슬쩍 오유 창까지 열어두고 모른 척 거실로 나왔죠.
주방에 앉아 잡지를 뒤적거리던 아내가..
컴퓨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 빨리 봐라.. 봐라..
" 컴퓨터 쓸꺼야?
" 으..응?
" 쓰지도 않을 꺼 뭣하러 켜 놨어..
그..그리곤 냉큼 꺼버립니다. -_-;;
결국.. 묵묵히 앉아 저녁을 먹어야 했습니다.
" 조..좀 짠 거 같은데..?
" 아..아니 마..맛있어..
사..사실은 조금 짰어요. -_-;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맛있게 먹어주는 거 뿐..
그렇게 조용히..크리스마스 이브고 뭐고..
평소보다 더 썰렁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설겆이 하는동안 애들이랑 거실에 놀아주다가
9시쯤 다 되어 가더군요.
우선.. 애들부터 재워야 겠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야.. 뭐.. 무드를 잡건.. 분위기를 잡건..
애들 재우러 방으로 들어갔어요.
불 다끄고..
둘째는 10분 정도 있으니까..
잠이 들고..
첫째 딸은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안자고 계속 책 읽어 달라고 하고..
노래 불러 달라고 조르고..
그러기를 한참..
제가 잠이 들고 말았어요.. '';;;;
눈을 뜨니까..
작은딸 아내 그리고 큰딸 순서로
쭈욱.. 누워 자고 있더군요.
헐.. -_-;;
조용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와 시계를 보니
새벽 두시..
에혀.. 올 크리스마스도 이렇게 가는 구나 라는 생각에
소파에 잠깐 앉아 있는데..
안방 문이 열리면서 아내가 나옵니다.
참.. 아내나..저나.. 성격이.. 그래요.
싸우고 나면 둘 다 화해하는 게 서툴러요.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옆에 앉더군요.
" 특선영화 같은 거 안해?
" 그..글쎄..
이리저리 채널을 바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프로 틀어놓고..
" 오빠야..
" 응?
" 인터넷에 글 썼나?
아.. 아내가.. 드디어 본 모양입니다.
" 봐.. 봤나?
" 봤다..근데 사진은 말라꼬 올리노?
" 으..응? 그..그냥.. 니가 보고 내가 쓴건지 모를까봐..
" 한장만 올리지.. 살찐 사진은 뭐하러..
그러는 동안..
아내의 눈가가..
티비 화면에 번들거립니다.
" 낼 점심때 스테이크 해 무까?
" 됐다.. 낼 바쁘다.. 애들 데리고 뽀로로 보러 가야지..
" 그..그래..
그리고 아내는 눈물을 닦고는..
작은 방에 이부자리를 폅니다.
" 오빠 코 너무 골아서 애들 계속 깬다.
여기서 자라.
" 으..응.. 알았어.
그리곤 작은방으로 들어가고..
아내는 큰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일단은 조금 후련한 맘으로
잠을 청하는데..
" 안.. 춥나? 이 방은 좀 추운데..
그러면서.. 슬쩍.. ^^*
이불속으로 들어옵니다.
아침까지.. 안방에 애들 자다깨는 소리에
교대로 안방과 작은방을 들락거리긴 했지만..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네요. ^^
오유님들 감사하구요..
덕분에 올 크리스마스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 만들었어요.
이젠.. 안 싸우고 알콩달콩.. 잼나게 살겠습니다.
다들 행복하시구요..
내년 크리스마스는
다들 옆구리 따뜻한 그런 크리스마스 되길 기원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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