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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꽃 옮은 듯 구름 얼룩 낀 달도
시간의 물결에 시허예지는 빛 치렁하다
언제 봐도 영락없이 곱게만 나이 먹는 달
그야말로 밤의 천기다
산등성이 지피는 햇귀의 테를
작두처럼 타다가 반의반 쪽 돼 저문다
반짝이는 점괘들 천지에서 주장 노릇 하는 원무당 달아
고여금 태평한 비결 누설하겠냐마는
아무쪼록 빌 동안
정안수 떠놓은 그릇 윤난다
*원무당 : 굿을 할 때, 여러 무당을 거느리고 주장 노릇을 하는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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