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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32457
    작성자 : 해피쭈
    추천 : 179
    조회수 : 7855
    IP : 119.149.***.212
    댓글 : 3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9/12/14 14:17:45
    원글작성시간 : 2009/12/14 01:53:25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2457 모바일
    암걸린 남편 두번째 이야기
    오유를 즐기는 췌장암 투병중인 남편이야기를 올리고 어떤분이 낚시라고해서 제가 저의 사연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부부는 같은 학교 같은과 cc로 4년동안 교제를 했지요.
    둘다 늦게 23살과 25살로 학교에 들어가서 저희집이 어려워서 저는 공부와 아르바이트하면서 힘들게 학교생활을 해야했고 그때 남친이 과외알바와 꽃집알바를 하면서 늘 아낌없이 섬겨주었지요 아버지가 없던 저에게는 남친이 아버지이고 친구였고 나를 가장 이뻐해주는 사람이였습니다. 
    돈이 없어도 건강하고 나만 아껴주고 성실하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졸업하고 남편은 사회복지사로 복지관에 취직하고 동시에 결혼하고 그해 예쁜 딸을 낳았습니다
    3천짜리 신혼집에서 매일 야근에 적은 월급이지만 첫 월급을 타고 냉장고가 꽉찼을 때 너무 뿌듯하다고 말한 신랑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그때가 가장 행복했지요 

    저도 주부로써 그렇게 소소한 일상을 만족하면서 100만원 좀 넘는 월급으로 적게 쓰고 모으면서 신랑은 야간 대학원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올 A학점이였는데 일도 공부도 집에서도 교회에서도 늘 성실했던 남편의 암소식은 청청병력과 같은 소리였습니다. 

    늘 허리 디스크가 조금있어서 작년에 등이 아프다는 말이 그저 허리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올해 시어머니가 해준 삼계탕을 먹고 급기야 토하면서 간 한강성심병원에서 이것저것 검사만 일주일 하더니 췌장에 종양이 있다고 십이지장, 쓸개, 췌장 머리부분 떼어내고 소장을 끌어다가 위와 췌장에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할때는 설마 오진이겠지 했습니다

    조직검사 도구가 없어서 아산병원으로 가서 검사하고 결과 3센티 종양이 췌장 머리부분에 보였지요
    정말 울다가 웃다가 재정신이 아니였던것 같습니다 수술 날짜를 잡고 8월 12일 수술하고 나온 남편은 몸에 10개의 긴 호수가 연결되어서 정말 사람의 몰골이 아니였지요. 토요일마다 조기축구를 하던 건강한 사람이 한번에 이렇게 무너지리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올 봄에 깼던 생명보험이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요...

    그후 병원에서 21일동안 꼭박 회복하고 퇴원해서 한달에 5일동안 항암주사를 벌써 3차째입니다. 6차까지한다는데 그 과정을 지켜보고 이겨내가는 남편도 힘들겠지요

    내 나이 이제 30살인데 우리 딸은 4살...남편은 32살
    이렇게 젊은 환자를 아산외과 과장님이 25년 의사생활 중 처음이라시네요 참 씁씁하더군요  

    남편이 나를 만나서 고생해서 일찍 아빠가 되서 이렇게 병이 생겼나 생각에 처음에는 많이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내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첫사랑 남친과 내인생 가장 아픈 순간을 준 남편이 동일 인물이라는 아이러니한 사실이네요 그래도 여자는 추억으로 산다는 말처럼 제가 옆에서 영원히 힘이 되어 주려고합니다

    부족하지만요.


    그리고 이거보면 자기야!! 맘과 다르게 내 맘에 솔직히 억울하고 속상해서 때로는 걱정되서 잔소리하는 거 미안해 나도 알아 근데 나도 힘들어...미안해..앞으로 우리 더 사랑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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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4 01:55:33  78.86.***.177  워니-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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