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연재 (?) 하기엔 별로 에피소드라 할만한게 없는.
평온한 연애기간이었습니다. 사실 오래되서 기억도 잘 안나고.
일기랄까.. 싸이월드랄까 뒤적거리다보니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을 조금씩 써볼까 합니다.
여전히 길고 재미없을수 있사오니..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남편은 그 남자 ... ㅡㅡ;; 결말(?) 이 나있으니
읽으시는데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귀기 전이나 후나 크게 달라진건 없었음.
우리는 한쌍으로 피씨방과 동아리실.도서관을 왕복하는
그저 평범한 cc 였다.
가끔은 서로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다투기도 하고.
쓸데없이 하는 거짓부렁으로 취조 하기도 하고..
.. 오늘은 그 남자의 쓸데없는 거짓부렁 에피소드를 풀어보려 함.
미리 말해두지만 나란 여자. 게임으로 밤새는건 일도 아님.
내가 밤샘을 밥먹듯이 하기때문에 타인의 게임도 크게 개의치 않음.
그날은 아주 평범한 휴일이었음. 그 남자와 나는
2일전에 이미 데이트를 했고. 휴일에 어쩔 건지 상의하였음.
나는 아무 계획이 없었음. 만나도 그만.. 안만나도 그만.
집에서 쉬고 싶으시다기에 그러시라. 나도 게임이나 할까싶으다 하고 헤어짐.
근데 휴일날 아침. 친구님이 전화함 .
pc방 고? 하길래 ㅇㅇ 하고 나감.
시내를 돌아다니며 옷도 좀 보고.. 커피도 한잔 테이크 아웃 해서 쪽쪽 빨면서 싸돌아다님. 워낙에 집순이 성향이 좀 있는데... 어쩌다 나오면 모든 볼일을 몰아서 봄.
이 친구로 말할거 같으면 생일날 저 남자는 분명 너에게 마음이 있다고 얘기한 친구임. 이 친구와 그 남자의 절친 역시 내 소개로 만나 절찬리 연애중이었음.
중간에 친구가 불러서 나갈 예정임. 오늘은 피시방에서 좀 놀까 함 하는 카톡을 보냈고, 남자는 그러라고. 자긴 좀 자겠다고 함.
해맑게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데 친구가 자기 남친과 통화함.
" 나 여기 시낸데영. 자긴 어디예요~"
" 아 글쿠나. 이따 보러가까? ㅋㅋ 응 ♡ "
뭐 이런 내용임.
보아하니 친구 남친이자 그남자의 절친인 분께서
내가 있는 시내 모 pc방에서 게임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음.
기분이 이상함. 절친과 나의 그 남자는 시내에서 대중교통 1시간 차로는 30분 거리에 삼. 물론 이 두 양반과 또다른 친구인 분이 시내에서 가게를 운영하니.. 이상할거까진 없는데 ..그날은 이상했음 .
그 남자에게 톡 함.
" 나 이제 pc방 가려고. ㅎ 자기는 집이예영? 자나?"
한 10분 좀 못 되서 톡이 옴.
" ㅇㅇ . 게임 적당히 하고 일찍 가서 자요. 나는 잠.. "
" ㅇㅇ 잘 자영. "
분명히 잔다는데 .. 느낌이 안 잔다는 느낌이 옴.
절친양에게 질문함. " 니 남친 어디시라고?"
당연히 내가 다니던 곳은 아님.
하지만 일단 얼굴도 볼겸 가기로 함.
....
...
..
.
낯익은 뒤통수가 보임.
대체 이해를 못하겠음. 나 또한 친구를 만나면 시작과 끝만 보고 하고 중간 연락을 안하는 편이라 바라지도 않음.
게임 하는거? 절대 안 싫어함. 나도 게임하러 나갔음 .
아 물론 깨어있는걸 알면 귀가시간 신경쓰겠지.
게임 재밌냐 밥먹으면서 카톡 해도 하겠지.
잔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하는 일상보고조차 생략하니까.
그래도 내가 같은 동네에 있는데 악착같이 잔다고 얘기한 그 남자의 뒤통수를 보는순간
우왕. 한대 때리고 싶어졌음.
스르르르..
사실 나는 인기척을 잘 안냄. 매일 밤 늦게 일하시고 늦게 일어나시는 부모님 깨울까봐 소리없이 다니는게 일상임.
밤마실도 잘 나가고 .. 새벽 귀가가 일상이라 ..
벽에 딱 붙어서 그남자의 의자 뒤에 숨음.
남자는 헤드셋까지 끼고 게임에 매진 중.
친구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대하며 입 막고 숨었음.
휴대폰을 꺼내 남자에게 카톡 함.
" 자기야 자요??"
남자는 휴대폰 화면을 쓱 보더니 다시 게임에 집중함.
나는 스르륵 일어섰음.
남자의 친구 말에 의하면 그때의 나는 마치 링의 사다코 같았다고 함. 고1때 별명이기도 했고..
전화를 걸었음. 남자 옆에 앉은 친구가 먼저 눈치를 챘지만
말하지 말라는 내 싸인에 고개를 돌렸음
남자는 .. 게임에 몰입하여 뒤의 한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음. 휴대폰이 이쁘게 진동했지만 받지 않았음.
일단 하던 판이 끝나길 기다려 줌 .
내 전화도 끝이.나고.
게임도 한 판이 끝났음 . 친구는 몸을 빼려고 의자를 살짝 굴렸음.
헤드셋을 벗는 남자의 귀에 속삭임
" 여기서 자니? "
... 히이이익
기겁을 하고 일어남.
" 뭐하냐 "
" 아..그게. "
" 여기가 집이냐 "
" 그게.아니고. "
" 왜 뭐 왜 . 내가.게임한다 하면 잡아먹을까봐.그랬니 .. "
" 아니지.. "
" 시내라 그럼 만나자 조를까봐 그랬니. "
"... "
" 헐.. ㅡㅡ;; "
어이가 하늘높이 치솟다 못해 대기권 이탈함.
" ... 우왕.. 들키지나 말던가. . .. "
남자는 이미 땅 파고 맨틀까지 들어갈 기세로 쭈그러져 있었음.
" 간이 .. 배 밖에.. 아 용궁에 맡겨놓고 담보대출 받았니."
" 응? "
" 간이 크다 못해 배 밖에 있다고 밖엔 안 보이는데여."
옆에서 친구들은 웃느라 배 찢어짐.
" 나도 안 보고 싶을 만큼 재밌는 게임 실컷 하시옹.
나도 게임하러 감. 연락 하지 마. "
그러고 나는 쌩 돌아서 꽁냥질 하는 친구커플 쪼개서 친구만 끼고 다니던 pc방 감.
게임에 1도 집중 안되서 몇시간 못하고 집으로 감.
그리고 남자는 착하게 말 잘들어서 계속 연락을 안함 .
나는 알아서 마음이 풀렸음.
사실 이해 못할것도 없음.
뭐 맨날 보고싶을 수도 있지만 그건 불꽃튀는 1년차 일때나 가능했고 .. 나는 그러기엔 귀찮은게 너무 많은
4년째 연애중이었음.
그렇게 우리는 남들처럼 권태기를 맞이 하였음. ...
오늘은 여기까지 .. .. ^^ 안 끊으려고 일부러 메모장에 전부 쓰고 옮겼어여. 애들 밥 챙기러..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