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강의때 말씀드렸듯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스커버리'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원래는 강의 파트에 적을려다가 번외편으로 따로 빼내서 게임소개 형식같이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따로 적어봅니다.
제가 지금부터 소개드릴 게임은
1925년에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Carlos Torre'와 'Emanuel Lasker'의 대결입니다.
잠시 두 플레이어를 소개하자면
'토레'는 그 당시 멕시코 체스 챔피언 입니다.
그리고 '라스커'는 1894년부터 1921년까지 30년 가까이 '세계체스 챔피언'타이틀을 보유했던 '전' 세계챔피언 입니다!!
단순 이름값만 따져봤을때, '라스커'쪽으로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겠죠.
그리고 지금 소개시켜드릴 이 게임도 당연히 '라스커'가 이길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디스커버리'를 이용하여 승리를 거둔 쪽은 바로 '토레'입니다!
'전' 세계챔피언인 '라스커'가 바로 이 게임에선 '디스커버리'로 크게 당하게 되는 역활입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군요. 이제부터 직접 게임으로 보시죠.
백이 '토레', 흑이 '라스커'입니다.
둘다 24수까지 진행하고 이제 백인 '토레'의 25번째 수를 둘 차례입니다.
지금 백은 g5의 비숍이 상대 폰에게 위협받고 있지만, 어설프게 피하면 퀸이 죽는 상황입니다.
딱 보기엔 백이 불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토레'는 승부수를 띄웁니다!!!
다음 결과를 보기 전에 한번 여러분들도 백의 입장이 되어 다음 수를 예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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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Bf6
이런 수를 예상하셨나요?
퀸이 피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숍도 확실히 피한 것도 아닙니다.
아마 흑의 다음수는 상대 퀸을 먹겠죠.
25. ... - Qxh5
백은 그냥 퀸을 헌납하기 위해 앞의 수를 두었을까요?
아닙니다. 퀸을 '헌납'한 것이 아니고 과감하게 '희생'한 것 입니다!!
그 희생이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다음 수부터 백은 공격에 들어갑니다!!
26. Rxg7+
백이 룩을 이용하여 폰을 잡는 동시에 '체크'를 겁니다.
흑은 딱히 저 룩을 잡거나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킹이 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그나마 h8로 피하는 수 딱 하나 밖에 선택사항이 없습니다.
26. ... - Kh8
흑은 이것말고는 선택사항이 없습니다.
이제 백은 계속 공격을 하겠죠?
이제 다음 수부터 백은 '디스커버리'를 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27. Rxg7+
대충보면 그냥 룩이 폰 하나만 잡고 끝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건 비숍! 아까 룩에 의해서 막혀있던 공격로가 '디스커버리'를 이용하면서 열려버렸습니다.
흑은 폰을 잡은 백룩을 퀸으로 잡을 수가 있지만,
그전에 비숍에 의해 '체크'에 걸렸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킹을 움직이여야 합니다.
이번에도 흑은 선택권한이 없습니다.
f8로 킹을 피하는 것 밖에는 선택권한이 없습니다.
27. ... - Kg8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28. Rg7+ -
백은 단발에 그치지않고, 연타를 넣기 위해
아까와같은 '디스커버리'를 사용할 수 있는 자리로 상대방 킹을 다시 위치시킵니다.
28. ... - Kh8
흑은 어쩔수 없이 백이 시키는대로 따라야합니다.
이제 백은 아까와같은 패턴으로 상대방의 기물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합니다.
29. Rxb7+
비숍도 잡고
29. ... - Kg8
흑킹이 g8로 오면...
30. Rg7+ - Kh8
백은 다시 흑킹을 h8로 보냅니다.
'디스커버리'를 하기 위해서죠...
31. Rg5+
백이 이제는 퀸까지 노리지만,
'디스커버리'로 인해 '체크'때문에 퀸보단 일단 킹부터 피해야 합니다.
31. ... - Kh7
32. Rxh5
결국 백은 퀸까지 잡습니다.
백은 초반에 퀸을 하나 희생하긴 했지만,
그 이후 폭풍같은 '디스커버리 컴비네이션'으로 엄청난 기물이득을 취합니다.
그 당시 이런 '디스커버리 컴비네이션'을 언론에선 '풍차'라는 이름도 붙어줬습니다.
그 이후에도 '라스커'는 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두었지만,
결국 그 데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게임에서 지고 맙니다.
'전' 세계챔피언 이였던 '라스커'도 꼼짝 못한
이 '디스커버리 컴비네이션'은 정말 놀라운 수였습니다.
이 게임이 있고난 뒤, 85년 지난 지금도 '디스커버리'하면 이 게임이 대표적으로 소개될만큼
유명한 게임입니다.
앞서 강의에서 '디스커버리'편을 소개해드리고,
뭔가 살짝 아쉬운 것 같기도 해서
번외로 이 게임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솔직히 '디스커버리'강의 편이 살짝 분량이 적은 것 같아
조금 불안했는데, 이제는 맘놓아도 될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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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글 - 내가 체스를 가르치는 이유
▷ 기초 1강 - 체스의 역사
▷ 기초 2강 - 체스 기물의 소개 및 행마
▷ 기초 3강 - 체스보드와 기보 보는 법
▷ 규칙 1강 - 일반규칙과 기본예절
▷ 규칙 2강 - 체크와 체크메이트(Checkmate)
▷ 규칙 3강 - 왕은 성안으로... 캐슬링(Castling)
▷ 규칙 4강 - 일개병졸의 신분상승! 프로모션(Promotion)
▷ 규칙 5강 - 무승부도 전략이다. 스테일메이트(Stalemate)
▷ 규칙 6강 -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앙파상(En Passant)
▷ 기초전술 1강 - 동작그만! 핀(Pin)
▷ 기초전술 2강 - 체스의 양단수. 포크(Fork)
▶ 기초전술 3강 - 눈뜨고 코 베어가기. 디스커버리(Discoverise)
▷ 기초전술 4강 - 비켜라. 아니면 니가 죽는다. 스큐어(Skewer)
▷ 기초전술 5강 - 나쁜수를 강요하기. 쭉쯔방(Zugz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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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외 1편 - 아잉참(백) vs 머리속의바람(흑) - 오프닝이해
▷ 번외 2편 - 체스는 멋진 게임입니다.
▷ 번외 3편 - 비숍과 폰 : 대각선 영향력
▷ 번외 4편 - 체스복싱의 세계
▷ 번외 5편 - 전략적 옵션 - 캐슬링 저지
▷ 번외 6편 - 본격 체스소설
▷ 번외 7편 - 폰구조
▶ 번외 8편 - 전설의 디스커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