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에 대한 논란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유분들이나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이 너무 젊으신 분들이어서 그런지
디워가 히트친 이유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진중권 교수와 같은 저보다 나이드신 분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11살, 7살 애를 가진 가장입니다.
디워요? 당연히 봤죠.
제 주변 저와 비슷한 또래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중 디워 보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보지 않았다하더라도 곧 보겠죠.
이유요?
애들이 보고 싶어하니까요.
더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부모된 마음에 애들이 보고 싶어 하는데 안데려갈리가 없쟎아요 ㅎㅎ
애들 데리고 가는 가족들이 관객수에서 차지하는 힘. 정말 엄청납니다.
일단 예매하면 기본이 4장 이상이에요...
우리 젊으신 오유분들은 기껏해야 두장씩 사시쟎아요. ^^
(한장씩 사시는 솔로분들 죄송합니다;;)
게다가 두번 볼때도 있습니다. 같은거...
영화로 보고 DVD로 보고 아예 사서 놓는 경우도 많아요 애들이 좋아하면;;
솔직히 어른의 눈으로 이성적 시각으로 보면 디워는 그냥 CG가 화려한 보통영화 정도인것 같아요.
하지만 애들 눈에는 그렇게 적절하고 재미있을 수가 없는 영화에요.
무서운 이무기가 나오지만 피가 튀는 살인 장면도 없고
잔인한 장면도 그리고 기존의 괴수영화가 보여줬던 깜짝깜짝 놀라는 장면도 없습니다.
어른들이 보면 유치한 스토리고 스릴감도 없는 보잘것 없는 연출이지만
솔직히 가족영화로는 이만한 영화가 없습니다.
복잡한 줄거리나 복선, 반전 또는 깜짝깜짝 놀래키는 연출은 어린이들에겐 좋지 못하죠.
(쥬라기 공원 같은 영화는 똑 같은 공룡이 나와도 애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좀 부적합 합니다. 경기해요..)
그리고 또 하나
혹시 애들이랑 회관에서 하는 어린이 뮤지컬 같은거 보러가신분 있으신가요?
그런 고문이 또 없습니다.
지루하고 유치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고문이죠...
어른 입장에선 아주 죽을 맛이에요.
경험해본 부모만이 그 고통을 압니다...
애들하고...방귀대장 뿡뿡이 한 4시간 연속보고 있노라면 정신이 멍...해져요. ㅜㅜ
디워는 다른 어린이 영화나 뮤지컬 같은 것들에 비해선 그래도 어른이 보기에도 재미있습니다.
그게 또 큰 장점인것 같아요.
솔직히 방학을 맞이해서 어린이용 영화나 뮤지컬 연극 같은거 나오면
비슷한 또래를 둔 아버지들끼리 직장에서 정보를 공유합니다;;
'어떤게 그래도 같이 볼만한가'를요 ㅎㅎ
저도 디워 개봉하자마자 보고나서 직장에 가서 그렇게 이야기해줬죠.
'디워는 같이 볼만해. 피터팬 보다 훌륭하다.' <-- 보고 있는 동안 고통스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유~ 디워 정도면 애들 데리고 가는 부모입장에선 정말 양반이에요. 솔직히ㅋ
전 어린시절 본 스타워즈를 기억해요.
정말 좋은 SF영화였죠.
피튀기는 잔인성도 없고 사람을 깜짝깜짝 놀래키는 연출도 없고 반전도 없었습니다.
(I'm your father만 빼고요)
하지만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재미있게 본 영화였던 것 같아요.
그게 SF라는 쟝르가 가진, 다른 쟝르는 따라 올 수 없는 진정한 힘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100분 토론에서 그런 점들이 도출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우리 영화중에 과연 가족이 볼만한 영화가 나온적이 있었던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같이 볼만한 영화가 한편이라도 나온적이 있었던가.'
그런점들이 이야기될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은 한마디도 없더군요.
'디워, 한국영화의 미래인가?'라는 제목에 걸 맞지 않는 토론이었습니다.
아마 진중권 교수님 자제분들이 몇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어린 것 같지는 않아요.
만일 애들이랑 같이 손잡고 더빙판을 보셨다면 다른 평을 하셨지 않을까 싶네요.
(보러갔더니 디워 더빙판이 더 예매율이 좋더군요. 제가 보기엔 당연한 결과지만)
오유분들도 가족영화라는 관점에서 한번쯤 디워를 봐주셨으면 해요.
그게 어쩜 심형래 감독님이 진정 추구했던 점일수도 있죠.
의도하지 않으셨다하더라도
아마 감독님의 마음에는 영구와 땡칠이를 만들던 습관이 디워에서도 그대로 녹아있었던거 같아요.
애들의 시각을 읽는 힘이죠 뭐 ^^
정말이지 애를 놓고 애들을 데리고 극장에가서 한국영화를 본적이 없습니다.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없었어요.
멜로, 공포, 조폭...아니면 애들을 등장시켜 어른들의 눈물을 짜는 영화만이 있었죠.
참 에니메이션은 봤습니다. 여우비인가? 그건 좋더군요.
코 묻은 돈을 뺐는다고 욕할건 못된다고 생각해요.
영화로 코 묻은 돈 뺐기가 얼마나 어려운데요...
영화가 문방구에서 파는 딱지처럼 애들이 혼자서 살 수 있는거도 아니고
어른이 데려가서 보여줘야만 하는건데
애들에게 나쁜 영화라면 보여줄리가 없쟎아요.
어른이 되서 때묻은 마음으로 애들의 코드를 읽어 내는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코 묻은 돈을 애들에게 뺐는게 아니라
부모가 돈을 내게 만든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겠죠.
주저리주저리 적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는데요.
아무튼 디워가 히트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좀더 발전해서 스타워즈처럼
어린이들에게 어떤 믿음과 철학을 심어 줄 수 있는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커서도 그 마음을 잃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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