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등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린 회원이 결국 벌금 300만원을 내게 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는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를 구조하는 장면이 촬영된 사진에 조롱하는 글을 올린 일베 회원 A씨에게 검찰이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민변은 “해당 사건은 경찰이 초고압의 직사살수를 근접거리에서 피해자 백남기 농민의 상반신에 조준 살수한 것으로, 경찰은 엄청난 위력의 살수를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에게 약 20여초 간 조준 살수했고 쓰러진 피해자를 구조하려 했던 시민들까지 조준해 살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무방비의 피해자에게 초고압의 직사 살수를 감행한 경찰의 만행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으나, 일부 네티즌은 살수에 맞아 쓰러진 피해자를 시민들이 구조하는 장면이 촬영된 사진을 온라인 게시판에 게재하면서 피해자와 구조시민을 특정 놀이에 빗대어 조롱하는 글을 함께 올려 피해자와 가족 및 구조시민을 모욕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베 회원 A씨는 해당 사진과 함께 “광화문 스키월드에서 난데없이 썰매를 신나게 끌어주고 있다.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민변은 지난해 11월 백씨를 구조했던 시민 중 한 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검에 위 게시물의 게시자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게시자 A씨의 관할지검인 대구지검으로 사건을 넘겼고, 수사를 맡은 대구지검(검사 김희영)은 지난 15일 게시자에 대해 벌금 300만원의 약식기소처분을 내렸다. 민변은 “이번 약식기소처분은 경찰 공권력 남용의 피해자를 구조한 시민에게 조롱과 모욕을 가해 사회적 공분을 모은 게시자에 대한 정당한 처사로, 이번 약식기소처분을 통해 경찰 공권력 남용의 피해자와 구조시민의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의식 불명상태에 빠진 백씨는 지금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에 민변은 백씨 가족을 대리해 국가와 강신명 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