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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abi_32124
    작성자 : 소상아
    추천 : 14
    조회수 : 821
    IP : 118.37.***.84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4/07/17 00:56:44
    http://todayhumor.com/?mabi_32124 모바일
    [스포주의]마영전 뉴비의 시즌1 감상기
    2014_07_16_0001.jpg

    2014_07_16_0005.jpg


    7일에 마영전을 시작했으니 딱 열흘 걸렸군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시즌 1 마무리 지으니까 나름 감개무량 하네요.

    마영전 시작전에 미리 해봤던 지인들로부터 마영전 스토리도 참 좋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뭐 듣던대로 전체적인 스토리 플룻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인간과 마족사이에서 조금씩 밝혀져 나가는 진실, 그리고 마지막 소망과 운명 사이에서 엇갈리는 이들..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던 점이 좀 많더군요.

    거기에 대해서 몇 가지 끄적여볼까해요.

    다만 떡밥관련은 아직 시즌2를 플레이 안했고,

    앞으로 시즌3가 나오면 밝혀질테니 이쪽은 넘기도록 하지요.



    1. 후반부의 급전개


    사실 에피소드7까지만 하더라도 진행이 굉장히 느렸습니다.


    그런데 에피소드8부터 갑작스럽게 빨라지기 시작하더군요. 적응이 안될정도로...


    비교를하자면 한 에피소드당 떡밥이 100개 있다면 에피소드7까지는 10씩 10번에 나눠서 풀었는데,


    에피소드8부터는 33씩 세번에 나눠서 풀어버린 느낌이랄까요.


    너무 빨라서 개인적으로는 떡밥이 풀려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 후반부 플레이어의 급격한 공기화.


    사실상 에피소드8 중반부부터 주인공은 카단이죠.


    후반부 스토리 흐름을 봤을때 카단을 스토리 전면부로 내세운 것은 극적인 연출을 생각하자면


    나쁘지 않은 방안인것은 분명합니다. 끝까지 카단을 조연으로 냅둔다면 티이를 구하기 위해


    악신의 길까지 밟게 되는 카단의 그 눈물겨운 행보가 빛이 바래죠.


    네. 그리고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나중에도 언급할 것이지만 그 비극적인 연출을 살리기위해서


    에피소드8까지 "스토리의 중심"이었던 플레이어를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중심에서 배제하고 "방관자"로 격하시켜버렸습니다.


    요소요소 주인공이 빠지진 않지만, 어디까지나 카단과 티이가 중심이고 이야기는 운명에 따라 흘러갑니다.


    하지만 그 운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주인공은 속해있질 않아요.


    당장 에피소드9에서도 운명에 관해서 놀엔이 알려줬을때 카단이 말했던 것마냥


    "내가 그들을 왜 막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라는 입장이 플레이어에게 적용되는거죠.


    스토리또한 중요한 요소인 RPG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이건 좀 안좋은 결과죠.


    이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아 슬픈 이야기였다" 라는 느낌은 받을수 있어도


    "아 젠장 내가 내 손으로 xx를 죽였어 엉엉" 이런 반응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감정이입을 잘 시킬수가 있느냐가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가르는데 이래서는 영 꽝이에요.


    이점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3. 잉켈스


    이쪽 부분 스토리진행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좋았어요.


    진실에 다가선 이유로 반역자로 몰리는 잉켈스와 그 부하들의 행보 자체는 충분히 납득이 갈만하고


    그 뒤에 플레이어가 주력이 되어 스토리가 이어져가는 부분은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는데


    (1) - 잉켈스가 어떻게 카타콤 조각을 손에 넣었는지 해명이 안됬고

    (2) - 고작 엑스트라 에피소드 하나에서만 접점이 있던 플레이어에게 잉켈스와의 인연을 과도하게 포장한점.

           혹은 잉켈스와 플레이어의 접점을 더 만들어주지 못한점.


    이것들이 너무나 아쉽더군요. 특히 2번의 경우 관련 메인스토리나 서브스토리나 잉켈스의 반란때문에


    플레이어가 기사로서 옛 전우를 베라는 명령을 실행해야 하는 입장상의 딜레마와


    진압후에는 그들을 베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듯한 연출을 NPC들의 대화로 은연중에 드러냅니다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당위성이 모자랍니다. 에피소드의 시작조차 아이단이 "잉켈스님을 기억하는가?"로 시작하죠.


    "기억하냐?" 라고 플레이어에게 물어봐야 할 정도로 짧은 인연인데 그것을 저렇게 과도하게 포장하고


    잉켈스 또한 플레이어에게 굉장히 친근하다는 듯이 거대한 떡밥을 넘겨주죠.


    이정도로 잉켈스와 플레이어의 인연을 포장하고 싶었으면 최소한 로체스트로 넘어가기 전에


    메인에피소드에서도 잉켈스를 등장시켜서 눈도장이라도 오래 찍게 했어야 했습니다.


    전 뉴비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에피소드8이 처음 나왔을때도 잉켈스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에 "어? 잉켈스 형님이 왜? 어? 그 사람이 대체 왜?" 라고 충격을 받은 사람이 있었을까요.


    "어 그래 걔가 반란이라고?" 하고 그냥 용병단 사무실 문 두드린 사람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네요.





    4. 카단과 티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특히 카단은 가장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었어요.


    크게 두가지로 나눠서 불만을 말해보겠습니다.


    4-1. 카단의 연정.


    "너의 연인을 구하고 싶은가? 그럼 날 죽여라.
    날 죽이고, 내 안에 내재돼있는 암흑의 힘을 흡수해라. 그 것은 악신의 봉인! 신을 부활시키는 열쇠이다.
    어서 내 심장을 찢어라! 그리고 그 힘으로 너의 연인을 구하여라!"
    - 에피소드10 베라핌의 대사


    솔직히 여쭤볼게요. 카단이랑 티이가 연인처럼 보이던가요? -_-?


    아무리 원거리 연애하는 애들도 전 저렇게 남한테 안부도 안물어보고 편지도 안주고 받는 애들 처음보는데요.


    뭐 사실 티이는 그냥 친구일뿐이고 카단의 짝사랑일수도 있죠.


    네. 그리고 그게 문제에요. 카단이 본격적으로 EP6부터 반역자로 몰려 콜헨으로 도망치는 EP8 마무리까지


    어째서 단 한번도 카단은 티이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까요? 콜헨에서 올라온 플레이어에게 물어볼수도 있고,


    용병단이 올라왔을때 마렉이나 아이단한테도 넌지시 물어볼 수 있겠고요. 콜헨과 로체스트를 왕복하는 플레이어에게


    심부름값 쥐어주면서 티이에게 편지배달을 요청할수도 있었는데, 한 번도 없었죠.


    물론 초반부 에피소드에 콜헨으로 편지도 보내지만 그건 친구들에게 보낸 것이었고,


    불타는 콜헨에서 잠시 무녀님은 무사한지 언급하지만 너무나 사무적이라 연정에 의해 비롯된건지 와닿지가 않습니다.


    연정은 커녕 얘네가 소꿉친구조차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죠.


    그러고나서 갑자기 Ep9에나 와서야 "티이를 구하기 위해서" 라면서 밟아나가는 행보는...


    너무나 뜬금없습니다 솔직히. 이부분은 확실히 표현을 시켜줬어야 해요.




    4-2. 꼭 티이의 구원자로서 카단을 내세워야 했는가?


    솔직히 EP9전까지만해도 티이를 지켜본건 카단이 아닙니다. 플레이어와 용병단이에요.


    카단은 명령이나 내리지 중심스토리에서 벗어나있는 조연이었어요. 그저 정은 많지만 합리적이고 능력있는 상관수준이죠.


    너무나 자리도 자주 비우기때문에 이 인물을 갑작스레 메인스토리로 끌어오는 과정조차 너무나 어설프게 구성이 됬습니다.


    스토리적으로 급전개가 이루어지는 것이 잉켈스의 반란사건임을 생각해보면


    카단을 진정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었으면 카단으로 하여금 잉켈스에게 단서를 받게 하던가, 


    카단은 냅두고 플레이어가 단독으로 진실을 파헤쳐가는 편이 낫습니다.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끝내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면 차라리 카단을 그 자리에서 배제했어야


    어떤 진실을 숨어 있고 진실에 다가가는 자들을 제거하려는 법황청의 비열한 행동에


    "배신당한 주체가 된" 플레이어가 정당하게 분노할 수 있는 장치가 완성이 되는것이죠.


    그래야 루더렉의 띠꺼움이 한층 배가 되고 드윈의 희생이 더욱 눈물나게 되는 겁니다.


    루더렉은 평소 카단에게 고까움을 느끼고 있었고 드윈은 카단을 위해 희생하게 된거죠.


    물론 평소부터 그랬다라는 말로 해결되버리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제까지 주체적으로


    의혹을 파헤치면서 주인공의 느낌을 가지던 플레이어들이 한순간에 조연이 됬으니


    이래서야 무슨 플레이어가 감정이입을 하게 될까요.


    이후는 더 심각하죠. 카단은 티이가 예언의 무녀임도 몰랐고,


    같은 처지가 된 플레이어에게 마렉의 친구라는 이유로 뜬금없이 친구를 자칭하고,


    티이를 구하겠다면서 에림강림시킨다고 주인공과 상의도 없이 달려나가 버립니다.


    위에서 말한 드러나지 않았던 카단과 티이의 감정문제를 포함한 당위성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전개에 어안이 벙벙한 플레이어는 질질 끌려다니게 되죠.


    그리고 그런 상태를 그저 "운명"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해 버립니다.


    ...솔직히 말해서 후반부의 구성은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으로서 평가하자면 빵점짜리에요.



    차라리 이랬으면 어땠을까요?


    카단은 어렸을때부터 티이를 매우 사랑하고 있었으며,


    모종의 루트로 티이가 예언의 무녀임을 알고 있었고,


    그들의 생중에 모리안이 강림하기에 카단은 그것을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기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기사가 된 뒤에도 꾸준히 티이의 안부를 물어보면서 예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법황청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용병단에서 활약한 후 콜헨에서 올라온 플레이어와 친해지고


    같이 전장에서 활약하며 친구가 됩니다.


    잉켈스 반란사건이후 행보가 이상한 플레이어를 주시하게 되고,


    플레이어가 반역자로 몰리자 카단은 의구심을 품습니다.


    명령을 따라 콜헨으로 왔지만 플레이어에게 진실을 듣고


    결국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이자 연인인 티이를 구하기 위해


    플레이어의 의견에 따라 같이 에린을 강림시키러 떠나는 거죠.


    자신은 힘이 달려 쓰러졌음에도 티이를 구하기 위해 엘쿨루스에게 무모한 도전을 하는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며


    친구와 연인을 지키기 위해 베라핌의 꼬드김에 넘어가 그의 심장을 먹고 키홀이 되고 맙니다.



    제가 이 글쓰면서 중간에 떠올린 시나리오지만


    최소한 저런식으로 했으면 이야기의 중심은 여전히 플레이어이되 카단은 중요한 열쇠를 가진 조연으로서 남는거죠.


    물론 마영전 시나리오 작가가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만, 운명을 빙자한 캐릭터간의 스토리를 강조하고자


    플레이어를 공기로 만드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겁니다.





    사실 위에 언급된 아쉬웠던 점들은 전부 후반부 에피소드가 일반전투를 거의 배제하고 소수의 레이드던전만으로


    스토리를 진행시키려니 생겨난 문제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는 물론 개발팀의 삽질까지 더해진 안타까운 일이죠.


    하다못해 현 스토리에서 대화간 삽화라도 몇개씩만 더 넣고,


    그 많은 서브스토리 던전중 몇개만 메인스토리를 염두에 둔 복선으로서 활용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납득이가고 안정적인 스토리 전개가 됬을 거라고 봅니다.


    갑자기 공중에 붕떠버린 플레이어의 입장이 어찌될지, 시즌2를 해보면 대충 짐작이 가겠습니다만


    시나리오 담당도 이제와서는 엄청나게 골치아플거라고 예상되네요


    이미 마영전을 즐길대로 즐기신분들에게는 이미 철지난 이야기겠지만,


    마영전 입성 10일된 뉴비가 나름대로 마영전에 정을 붙여가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줄줄이 끄적여봤습니다.

    소상아의 꼬릿말입니다
    1403672954KBDKpifIdaqEjfEHsn9bU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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