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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19765
    작성자 : 들려주고싶은
    추천 : 4
    조회수 : 1670
    IP : 119.71.***.66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12/04/21 05:17:37
    http://todayhumor.com/?gomin_319765 모바일
    전 여자고. 여자친구를 만난적이 있어요..
    중학교 2학년.
    단짝이 생겼었습니다.
    예쁘고 착한아이었어요 ..
    여자분들 중에 친구들끼리 자기자기 아잉아잉 하는 사람들 있죠? 제친구도 그런 아이였습니다.
    반에서 처음 그 친구를 보고는 어떤 느낌이 왔습니다.
    아. 예쁘다 정말 내가 남자라면 저애랑 사귀고싶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로
    그 때 알고보니 그친구는 이미 학교에서 사귀는 남자가 있었고, 충분히 멋진 남자아이었기때문에 
    그렇구나...역시... 라는 생각(약간의 부러움)을 했어요.

    어떻게 자리배치가 잘되어 통성명을 하게 되었고 학기초에 서로 네이트온 쪽지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어요
    그친구가 보내는 쪽지, 방명록 글 하나하나가 어찌나 소중했는지 모릅니다.
    무뚝뚝한데다가 목소리도 낮은, 남자같고 특이한 이미지의 저여서, 애정표현을 한다거나 그런 것이 무지 어색하고 민망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제가 네이트온에서 그친구에게 어느순간부터 자기자기 거리고 있더군요.
    일학기가 끝나갈 쯤 그 친구가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겼고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저랑 같이놀던 무리의 아이들이 그 친구를 따돌림 시킨것이죠.
    저는 너무 분통이 터졌고 당연히 제가 사랑하는 친구의 편에 섰습니다..
    제 친구를 따돌림 시킨 무리들도 저와 친분이 두터운지라 저와 제친구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진않았네요.
    그 일을 계기로 제 단짝친구는 저를 매우 신뢰하게 되었습니다.(나중에 이게 중요합니다)
    그 때 쯤 제 단짝은 같은학교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사실 그러길 바라고있었고 약간 부추겼습니다. 헤어지고나선 날아갈듯이 기뻤고요.

    그때부터 마음이 눈덩이처럼 커져갔네요
    거슬릴 것도 없겠다 쪽지, 비밀방명록등에 애정표현을 많이 하게 됐어요 

    중학교 3학년.
    반이 나뉘었지만 쉬는시간, 점심시간마다 만나서 이야기도하고 장난도치고 산책도하고 했어요.
    쉬는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단짝이라는 보호막에 감싸져있어 그친구와 저는 손도잡고 포옹도 할 수 있었거든요.
    정말 그 친구 없는 제 삶은 상상 할 수도 없었어요.
    중3쯤부터 본격적으로 연애 하듯이 만나게 됐네요.
    정말 순수한 사랑을했던것같아요 아프면 챙겨주고 사소한일에 질투도하고 걱정해주고..
    외딴섬을 사서 단둘이 살겠다 약속했습니다 서로. 사람들의 눈길이 매섭기 때문에..
    또 아기들 보면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었네요. 자꾸 제 단짝 생각이나고.. 정말 순수했던 것 같죠.ㅎㅎ
    그렇게 중학교를 금방 졸업하고

    진로가 달라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습니다.
    그래서 학기중엔 거의 못만났기 때문에 하루에 3~400통정도의 문자를 주고받았네요 
    새벽 3시 4시까지 가끔 전화도하고..


    여름방학에, 그친구 집이 비어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았고, 상상하지도 못한 장면이 나와 낯뜨거웠지만 잘 넘겼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보던 도중에 그친구가 저에게 사탕을 주겠다고 했어요
    제가 1학기쯤에 문자로 반친구한테 사탕을받아먹었다고 단짝한테 보냈더니 제 단짝이 많이 질투한적이있었거든요. 자기도 하고싶어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유는 말안했지만 알거라고 믿고 사탕을 그친구 집에 사갔죠
    (사실 긴가민가했어요 설마설마 하면좋겠다~ 아닐수도있으니 말은꺼내지말자 라는 심정이었어요)

    포도사탕이었어요 포도를 좋아한다고해서 제가 사갔죠. 음..네 ..
    네.. 제친구가 먼저 시작했어요
    뽀뽀하게 됐네요. 아주길게..
    제인생의 첫키스가 여자친구라니...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때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아 뽀뽀하던 중에 웃었네요.이 친구가 정식적으로 뭔가 나를 받아들이는구나 싶어서요.
    사실 이 직전까지도 약간 애매했거든요 연애는 하는 것 같은데 그단어를 둘다 꺼내지 않았어요.
    저는 거절당할까봐 이 친구를 잃을까봐 두려워서 말을 못꺼냈지만 그친구도 사정이 있었겠지요.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먼저 뽀뽀를 해주다니 날아갈 것만 같았죠

    일을 마치고 친구가 쇼파로 올라오랍니다. 뭔가 암시를 주듯이 얘기했어요.. 제가 남자였다면
    음 모든게 다 진행돼도 그친구가 먼저 허락한 셈인 . . 
    그냥 몽롱한 상태에서 이끌리듯이 올라갔습니다 길게 뽀뽀를하고. 그애가 갑자기 살짝 밀어내더니
    앉아서 눈물몇방울을 훔쳤습니다.
    전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친구에대한 미안함이 들어서.
    저는 안절부절한채 그친구 손을 잡고 왜그러냐고 물었죠 
    그친구가 눈물을 닦으면서 그냥.... ㅎ 이러더라구요
    서로 눈이 마주쳤고 씨익 웃었습니다.
    그뒤로 친구네 집 정리를 조금 하고 저는 집으로 가게 되었고요.
    집으로 간뒤로 문자로 뽀뽀얘기가 어떻게하다 나왔는데
    서로 부끄러워하면서 좋았다고 기분좋게 이야기를 주고받았어요. 
    그친구도 나쁜 생각이 들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날아갈 듯이 기뻤어요
    그날부터 한달은 아마 행복에 젖어 살았을거에요.

    그 사건이 있고 각자 일상으로 돌아가 몇달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제가 문자로 작은 실수를 했고, 곧바로 전화통화를 하던 중 그 친구가 눈물을 터뜨리면서
    '이런사이 하지말고 우리 좋은 친구되자 너 잃고싶지않다 너는 내 일생에 너무 소중한 친구다'
    라는 이별..선언을 하더라고요.
    저는 싫다고했어요.
    '너를 그냥 아무것도아닌 친구로서 지켜보는 거 너무 힘들 것 같고 불가능 하니까 절교하자.'
    라는 얘기를했고
    그친구는 저를 계속 설득했죠
    자기 힘들때부터 의지했던 너무 소중한 친구라서 아무것도 아닌 친구가아니라 정말진짜친한친구로남기고 싶다고. 그게 싫으면 그냥 가끔 안부라도 묻는 친구가 되어주라고..

    저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생각했고
    결국 서로 절교를했습니다.

    몇년이 지나 대학에 입학하고
    내가 억지로 그친구를 나와 연애하게 한걸까하는 생각이 자꾸들었어요
    도저히 미안한 감정을 어찌 할 수 없어서
    잘지내냐고 예전일은 미안했다고 문자를보냈죠
    그친구에게 답장이 왔어요
    뭐가 미안하냐고 미안할일 없었다고 잘지냈냐고 말이죠.
    연락이 닿은게 너무 기뻤지만 다시 서로 친한친구가 되기는 힘들 것 같은 느낌에 씁쓸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문자가 끊겼고 그뒤로 따로 연락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친구카톡프로필사진을 자주 봅니다. 항상 궁금하거든요..그립고 미안하고.

    제가 그친구와 나눴던 마음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굳이 한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그아이와 진짜친구사이로 남는것..이네요.

    제가 덧붙여 얘기 하고 싶은것은..
    0. 제가 쓴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동성애는 더럽지 않습니다. 이성애자들이 하는 것 비슷하게 할 뿐이에요
    너무 대놓고 공공장소에서 눈살찌푸리게 하는 커플이 아니라면 욕하지 말아주세요
    1. 저는 양성애자 입니다. 남자 6 여자 4 정도로...
    사회에 나와서는 평범하게 살고싶은 마음에 남자에게 눈길을 주려하고있어요. 
    같은 여자는 관심을 덜 줘야하는,이게 현실이겠죠 ^^..
    모든 사람은 양성애기질을 갖는다고 합니다. 동성 친구를 사귈수 있는 이유도 동성에게 호감을 가지기 때문이죠.
    (저는 대학교 입학한 이후로 남자친구를 두명정도 사귀었습니다. 그중한명에겐 제 단짝을 사랑했던마음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어요. 그런데 왠진 모르지만, 단짝을 좋아했을때가 감정이 더 컸던것같아요.)


    ... 단 한번도 어디에 이야기를 털어놔 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친구들에겐 중고등학생때 연애경험이 한번 있었다.
    라고만 이야기했죠 ^^..씁쓸하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나름 순수한 사랑을 했던 것 같아 이야기 해주고 싶어도 그럴 곳이 없어
    늦은? 이른? 시각에 오유에 익명으로 글 남겨봅니다..
    또 이야기를 함으로써 약간의 죄책감을 털어내는 느낌이날까 싶어 쓴거고요
    오유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자주자주 와요!

    아 참.. 너무 욕하진 말아주세요 제가 사회에 피해가 가는 행동은 안했으니까요...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글은 금방 지우게 될 것 같네요 ㅎ

    추가)
    만나고 있을 때도 가끔 슬펐어요 왜 나는 평범한 연애를 못하고 있는지..
    절교를하고나서 한참동안 울었어요 차라리 내가 남자였으면 달라졌을까하고..
    모든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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