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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31912
    작성자 : 슈프레인
    추천 : 14
    조회수 : 1556
    IP : 125.184.***.55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3/10/09 03:52:21
    http://todayhumor.com/?military_31912 모바일
    군의료가 xx인 이유(스압주의)
    군의료를 직접 경험한 군의관출신으로 군대의료가 xx인 이유를 풀어보자고합니다
    대부분이 의사들에대한 변명으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그냥  알아주셨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군의료에대한 불만을 들어보면 대부분 군의관들이 개판이다(이것도 엄청나게 순화한것이란것을 압니다)
    제대로된 진료를 못받는다. 신뢰가 안간다 등등 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전에 우선 군의관이 무엇인지 설명하겠습니다.
    정식명칭은 군의사관이고 특수병과입니다. 매년 일정수 이상 을 선발해며(장교라서 형식적으로는 지원입니다만
    사실상 징병입니다. 의사 국가고시 합격후에 수련의(인턴과정)지원할때 사관후보생 지원서를 쓰지않으면 인턴이 될수없습니다.)
    보통 년간 신규의사 배출의 1/3 정도가 군의관으로 복무하고 나머지는 공중보건의로 복무하게됩니다.
    최근의 비율을보면 oo과 전문의 출신의 대위군의관이 80% 이상이며 나마지는 수련의(인턴)과정을 수료한 중위군의관입니다.
    인턴을 수료하지않으면 공중보건의로 갑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방부가 멍청하지 않아서 군의관을 먼저 선발하고 그 나머지가 
    공중보건의로 갑니다. 그래서 서울대나 상위권의대출신들은 군의관으로 갈확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징병되는 군의관이외에 군대에서 직접 선발하는 위탁교육생 출신의(육사나 다른 초급장교) 장기복무 군의관도 소수이지만 있습니다. 

    군의료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군의관이 xx같아서 또는 실력이 없어서 제대로된 진료를 못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군의관들은 대부분 국내 유수의 대한병원에서 일하던 레지던트 출신의 전문의 들입니다. 군입대전에는 실력이 
    출중하던 사람들이 왜 군대와서는 이상해진걸까요? 의사들이 이상한놈들이라 그런걸까요?

    군의료가 xx인 이유를 풀어보자면
    첫째 군의관들의 문제가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군대에서는 의욕이 없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시간만 때우고 오자는 생각을 가지사람도 있습니다.
    사회에선 성실한 의사들이 군대만 오면 무기력해집니다. 군대만의 특수성일까요?
    이걸 해결할방법은 간단하다고 봅니다. 의사로서 대우를 해주면 됩니다. 
    이상한가요 지금은 어떻게 대우하길래 그럴까요?
    군대에서 군의관의 대우는 그냥 부적입니다. 사고안나게해주세요 하는 부적, 책임져주세요 하는 부적입니다.
    군의관들의 의무지원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격훈련이야 큰사고가 날 가능성이있으니 당연히 대기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무슨 진지공사할때 체육활동할때 심지어는 참전용사들 회식할때도 군의관을 대기시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만해하나 
    사고가났을때 나는(지휘관)이렇게 군의관의 대기시켜 책임을 다했다 라는 면피용입니다.

    둘째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군의관은 군인입니다 따라서 상관이 있습니다. 군병원의 제외한 야전부대에서 군의관의 상관은 중령, 대령급의 장기군의관이
    아니라 일선 부대의 대대장, 연대장들입니다. 즉 야전부대에서 이들 부대장에의해 군의료가 좌지우지됩니다. 
    예를 들어 대대급에 군의관이 한명있습니다. 병사들이 진료를 왔을때 군의관도 가장 편하고 병사들도 가장좋아한는 진료는
    다 외진 보내는 겁니다.(솔직히 대대급의무대에서 해줄수있는건 빨간약, 진통제뿐이라는걸 군대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껍니다)

    자 대대 군의관이 진료보러온 모든 병사를 외진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날 바로 대대장실로 불려가 쪼인트까일껍니다. 
    지휘관입장에서 외진인원이 늘어나면 병력관리를 잘못한다는것 표시하는것 이니까요.
    그래서 진짜 아파보이는 병사만 외진보내는 겁니다. 짬이 안되거나 연기력이 떨어지면 그냥 진통제만 먹고 지내야하는 거죠

    셋째 군대의료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바로 꾀병환자가 있다는겁니다.
    의사들은 교육을 받을때 꾀병을 감별하는 방법을 배우지않습니다. 환자가 말하는 증상이 진실이라는 대전제하에
    진료하죠. 전세계의 어느나라도 꾀병을 구별하는 법을 가르치진않습니다. 
    하지만 군대에는 꾀병이 있습니다. 그래서 군의관의 큰고민중 하나는 환자가 왔을때 이놈이 거짓말하는것아냐 하는 
    의심이 드는 겁니다. 꾀병환자도 다 외진을 보내면 고민할일이 없는데 두번째 이유로 꾀병환자때문에 진짜환자가 진료를 
    못보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나타납니다. 
    아프다는 병사를 다 외진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군병원은 터져나가고 일선 부대는 작업할사람이 없어 난리였을껍니다. 

    넷째로는 군대의료자체가 시설이 부실합니다.
    군병원은 그 숫자도 부족하고 시설도 부실합니다.
    그리고 그병원중에서는 경험해보신분들은 잘알겠지만 이것도 병원이야하는 곳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시설에대한 투자가 안되어있습니다. 
    현대의학의 경우는 과거 허준시대와 다르게 의사 한명이 할수있는 일이 한정되어있습니다.
    외과나 정형외과 의사가 한명있으면 그냥 의원급에서 하는것밖에 못하지면 거기에 마취과의사와 
    수술실이 있으면 수술이 가능해집니다. 이처럼 현대의학은 의사가 모이면 모일수록 시너지효과를 낼수있습니다.
    또 현대의학은 시설, 장비에대한 의존이 높습니다. 의사만 있으면 아무것도 못하지만 혈액검사장비, 엑스레이, CT, MRI등
    장비가 있으면 좀더 고도의 의료를 시행할수있습니다. 
    결국 시설에 대한 투자 돈을 써야하는데 군대에서 의무파트는 돈안쓰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거 짧게하고싶은데 점점 길어지네요

    다섯째 군의료정책이 이상합니다.
    뭐 민간의료도 심평원에서 하는걸보면 다를께 없어보이지만 군대는 더 심한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최고의료기관은 군병원입니다. 병원중에서 수통과 대전통합병원이 있지만 이건 제외하고
    하나의 군병원이 보통 3개사단정도를 커버합니다. 여기에 의사가 몇명이나 있을까요? 
    군병원의 의사가 많으면 각일선부대에서 보내는 외진인원을 다 커버할수 있겠지만(꾀병환가가 많더라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왔다가 진료인원이 밀려서 못보고 돌아가는게 부지기수입니다. 
    그렇다고 군의관들이 노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정형외과의 경우는 하루 접수인원이 200명이 넘는곳도 많습니다. 
    그럼 늦게 가면 순번에 밀려서 진료 못보고 엑스레이만찍고 다음외진때 확인하는경우가 많죠

    그럼 군의관 수를 늘여서 외래 숫자를 늘이면 해결되겠네 하겠지만 몇년전 신교대에서 뇌수막염 사건 터졌을때
    해결책이 뭔지 아십니까? 군병원 군의관 TO를 신교대로 돌렸습니다. 군의관을 더 많이 뽑는게 아니라 
    안그래도 인력이 부족한곳에서 군의관들을 빼갔습니다. 그때 많은 군의관들이 항의했었지만 답변은 상부에서 결정해서
    어쩔수 없다 였습니다. 

    군병원이 포화상태면 민간병원으로 보내면 되겠네 하겠지만 군병원에서 할수 없는 질환(이건 기준이 잘하냐 못하냐가 
    아니라 할수있냐 아니냐의 기준입니다. 대략적으로 암환자나 총상 정도겠네요)이 아니면 민간병원으로 못보냅니다.
    안보내는게 아니라 못보냅니다. 다만 자비로 간다면 문제가 없습니다.(이것도 결국은 예산때문에 못가는 겁니다.)

    군의료의 문제점이 많다는것은 누구나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나도 왜해결이 안될까요?
    욕하는 대상이 잘못되었기때문입니다. 군의관만 신나게 욕해봅시다. 뭔가 바뀌는 내용이있을까요?
    몇년째 욕하고있는데 왜 그대로죠? 매년 군대에서 군의관들 교육한다고 뭔가 하고있는데 왜 바뀌는건 없을까요?
    이럴때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 찔러야 합니다. 민간의료의 경우는 보건복지부나 국회가 되겠고 군대는 국방부죠
    군의료가 이상하다고 의사만 욕하면 국방부는 군의관만 조지겠죠 그게 손쉬운 방법이고 사람들이 의사욕만 하니깐요

    우리나라 의료보험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의사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정책을 실행한는 사람입니다.
    이런상황에서 의료정책을 개선하려면 의사만 욕해서는 해결이 안됩니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을 욕해야지 해결이 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처음에는 이런저런 문제로 다른 장교들과 많이 싸웠지만 결국 군대는 바뀌는게 없었습니다.
    아무리 규정을 찾아가며 싸워도 지휘관의 말 한마디면 다 뒤집어졌죠 가재는 개편이라는 말이 딱맞더군요
    어짜피 군의관은 3년 복무하고 떠날사람이지 군대에 뼈를 묻을 사람이 아니니깐요
    그후론 그냥 그려러니 하세요 하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저도 결국 좋은 군의관은 아니었습니다. 저로인해 피해본 병사도 있었을 껍니다.
    이자리를 빌어 사죄드립니다.



    P.S 결국 좋은군의관이란 무엇일까요?
    병사입장에서 좋은 군의관은 친절하게 대해주고 큰병원으로 외진보내주고 물론 실력도 좋아서 청진기만 들고 모든병을 진단하는의사일껍니다.
    지휘관입장에선 어떨까요? 일을 크게안벌리는 군의관입니다. 시키는 일이나 잘하고 큰일안저지르고(야간이나 휴일 병원이나 사단의무대로 
    후송보내면 상급부대로 보고가 들어갑니다.) 외진인원 잘관리하는 군의관이 좋은 군의관이죠
    병사들 입장에서 좋은 군의관이 되기위해서는 나름 큰 각오가 필요합니다. 여러 장교들 특히 지휘관과의 갈등을 각오해야하거든요
    혹시라도 그런 좋은 군의관들을 보셨다면 응원해주시고 또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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