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누가 본다는게 사실 약간은 겁도나지만, 어디다 쉽게 털어놓을수가 없는 이야기라 너무 답답해서 평소 자주 찾는 오유에 살짝 남겨봅니다.
저에게는 중학교입학때부터 23살이된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있습니다. 저랑 그친구는 여자사람이구요ㅋ
둘다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교를 다니게되었고 자취방도 가까워서 자주연락하고 만나는 사이입니다.
정도많고 뭐 걍 괜찮은 친군데, 정이많아서인지 거절을 못하는게 이친구의 큰 문제에요.
이친구가 지금 전문대를 졸업하고 수능을 다시봐서 또 무슨 전문대같은걸 들어갔는데, 거기서 잘지내나 했더니 자기보다 3~4살이나 어린친구들에게 자기 자취방을 점령당해버렸습니다.
친구가 처음 그학교들어갈때 저는 그게 너무 못마땅하고 고생길이 뻔히 보여서 차마 두고보기힘들어 아예 연락을 잘안했었어요.
그러다 종종 이친구가 먼저 연락을 해서 얘길해보면 항상 자기 방에서 학교 친구들과 놀고있고 뭐 거의 기숙사처럼 되버렸다고 그랬는데, 저는 그냥 어린친구들이랑도 친하게 잘지내고 있구나하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제가 생각했던 화기애애 정도가 아니라 지나치게 소란스럽게 떠들고 남학생여학생이 뒤섞여서 불건전하게 놀았었나봅니다. 그것도 여성원룸에서요.
결국 오늘 주인아저씨에게 혼나고 친구들이 다쫒겨나갔다고 친구가 저한테 울면서 전화를 했어요. 대충 들은 얘기를 종합해보면, 자기도 친구들 몰려와서 힘든데 욕까지먹어서 서려웠나봅니다.
그간에 있었던 친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뻔했던 일들과 어린친구들 사정들어주느라 학교도 일주일인가 빠졌다는것도 털어놓고, 이쯤되니깐 열이 뻣치더라구요.
방이 너무 더러워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길래 결국 그집을 치우는걸 도와주러갔습니다.
주인아저씨를 만나면 사정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할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늦은시간이었어서 마주치진않았네요.
저는 그때 제 자취방을 한참 청소한다고 몇시간을 공들여서 정돈하고 좀 쉬자하고 예능 받아서 한창 재밌게 보고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전화받고 놀라서 저녁 10시반에 택시를 타고 그집을 가서!! 새벽 4시까지 청소를 하다왔습니다.
그 방 꼴을 보아하니 진짜 답이없었습니다.
환기를 시켜놔도 머리가 어질거릴 정도로 매쾌한 담배쩔은내, 여기저기에 컵라면용기 과자먹고난 플라스틱용기 종이컵 우유팩등등에 담긴 담배꽁초와 가래침, 쓰레기와 뒤섞여서 수북히쌓여있는 남자여자옷가지들, 음식해먹고 안치워서 쌓인 식기며 음식쓰레기들, 배달시켜먹은 피자상자들의 탑, 가장 충격적이었던건 그친구가 몸을 감싸고 있던 이불을 기어가고있는 벼룩!!!!ㅡㅡ;
벼룩은 정말 언젠가 한번 어느식당에서 키우던 개 털속에서 발견하고 그후로는 본적도 없었는데...
그 충격때문에 얼어붙어서 벼룩!벼룩!!하고 놀라고 있었는데, 친구가 눈물닦던 휴지로 턱하고 잡아버리더라구요. 근데 톡터지면서 피가 쫙하고 나오는데 진짜...ㅠㅜ 친구가 요즘 피부도 나빠졌다고 팔을 보여줬는데 무슨 두드러기처럼 붉은게...ㅜㅠ 아진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ㅠㅜㅠㅜ
편의점에서 50리터 쓰레기봉투 두장을 사다가 쓰레기를 담고 바닥을 쓸고 옷을 세탁기와 옷장에 밀어넣고,
그 다음에 설거지 거리를 보니 그 양이 아주;; 옷을 분류해서 정리하는건 저는 못하니깐 제가 그 설거지를 했는데 음식물 쓰레기와 뒤섞여서 두시간여에 걸쳐서야 다 치웠습니다. 무슨 밭일한것처럼 허리가 아프더라구요ㅠㅜ
그러고나서 세탁기로는 감당도 안돼고 시간도 너무 늦어서 코인세탁소에 그 수많은 이불과 배게 등등을 끙끙대고 들고가서 세탁을 해왔습니다. 거기까지가 2시반정도였습니다.
그후에 저는 대걸레가 없어서 락스로 손걸레를 빨아가며 바닥을 닦았고, 친구는 화장실에 쌓인 수북한 휴지와 생리대를 꾹눌러담아 50리터 봉지의 반이되도록 담았고 막힌 화장실 하수구를 뚫어가며 화장실청소를 했습니다.
그러던도중 아까 쫓겨났다는 그 어린친구들중 한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다시 자러 온다는거였습니다.
거기서 제가 실수했던게, 너무 화가나서 참을수가 없어서 부들부들 떨면서 친구의 전화를 뺐어서 그 어린친구에게 몇마디를 했는데 너무 흥분해서 정확한 의사전달을 하지못했네요. 오히려 그 어린친구는 기가 살아서 당차게 자기가 뭘 잘못했으며 나에게 그런소리 들을 이유가 없다고 쏘아붙이더라구요. 하, 기가 막혀서 정말.
그래도 전화로 막말같은건 하지도 않았고 언성도 높이지않았고 상스러운 표현이나 인격 모독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능한 정중하게 말했구요. 그 어린친구도 막무가내인 친구는 아닌지 막말도 전혀하지 않았고 못알아듣게 말하지도 않았었네요.
괜히 제 친구만 학교에서 욕먹는건 아닌지.. 진짜 억울해 미치겠습니다. 도와주고나서도 이게 무슨 꼴인지.
친구는 괜찮다고 하기는했는데, 아 정말..ㅠㅜ 기왕 한마디할꺼면 흥분하지말고 제대로나 말할껄ㅠ
암튼 오지말라고 하니깐 오늘은 안오고 내일 짐만가지러 온다고는 하더라구요.
그러고 다시 청소를 했습니다.
빨래를 널고. 옷정리는 하다하다 못해서 그냥 빨래 바구니에 담아두고 내일하라고 했어요.
친구를 재우고 택시를 타고와서 5시정도에 집에 도착했는데 집에 와서도 계속 신경이 쓰여서 미치겠습니다.
정확하게 제가 친구와 어린친구들간의 문제는 다 알지 못하지만 부분적으로나마 제가 겪은 일은 이러합니다.
제가 겪은 단편적인 일의 펙트는 제 친구가 자취방에 학교 친구들을 잔뜩데려와서 어질러 놓고 감당을 못해서 그거를 제가 한방중에가서 치워주고 온겁니다.
그과정에서 또 어지르러 온다는 친구의 친구에게 욱해서 몇마디하기도 했구요.
진짜 괜히 억울하고 너무 속상합니다.
혹시 만약에 제친구의 학교친구들이 이글을 보고 혹시 그언니얘긴가?싶다면, 제발 그언니한테 좀 잘해주라고 하고싶네요. 남한테 상처주는거 싫어하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친군데 좋게좀 봐주고 괜히 오해하고 그러지 좀 말아줬으면해요.
그리고 아까 제가 전화뺏어서 뭐라고했던 친구도 혹시나 이글을 본다면 사과는 하고싶네요. 뭔상황인지도 모르고 싫은소리부터 들었으니. 그 상황에서는 너무 화가나서 그냥 놔둘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역시 혹시라도 그친구들은 안봤으면 좋겠네요. 어떤식으로 와전되서 다시 그 친구에게 돌아갈지 걱정이되서요.
휴.. 역시 그냥 이 글은 지우는게 나을까요. 어디에다라도 털어놓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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