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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overwatch_31719
    작성자 : 베리떼
    추천 : 3
    조회수 : 360
    IP : 80.3.***.4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9/04 10:54:26
    http://todayhumor.com/?overwatch_31719 모바일
    4. 오버워치 일지 - 미운 오리 자리야
    옵션
    • 창작글
    여기는 하나무라. 수비 팀 한조는 B거점으로 허겁지겁 달려가면서 영 기분이 좋지 않다.

    ‘이 상황에 왜 라인이나 디바가 아니고 굳이 자리야가 나오는 거지?”

    B거점 수비부터 자리야가 참여한다는 알림을 받은 후부터 한조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A거점에서 한 순간에 밀렸던 것을 볼 때 맷집 좋고 강력한 영웅이 가득해야 B거점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수비 팀원인 정크랫, 바스티온, 토르비욘과 메르시도 말은 안 꺼내고 있지만 이런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

    적군이 쳐들어 오기 전에 토르비욘이 거점 한 가운데에 포탑을 설치하는 동안 자리야는 별 말 없이 좌측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바스티온은 적군을 조금이라도 일찍 막아보려는 생각에 B거점 밖으로 뛰어나갔고, 메르시는 바스티온을 혼자 두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바스티온의 뒤를 따랐다. 정크랫은 눈 먼 타격을 노리며 B거점 문 앞 방 안에 숨어 있었고, 한조도 B거점 근처에 있는 다리에서 몸을 숨겼다.

    이렇게 수비 팀이 당황스러워하는 와중에 공격 팀의 트레이서는 깔깔 웃으며 평소보다 더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하하하핫, 이번 임무는 눈 깜짝할 새 처리하겠어요! B거점 보나마나 뻔할 뻔자죠.”
    “그러게요. 정크랫은 분명 방 안에 있을거고, 바스티온은 단독 행동을 하겠죠? 그리고 이번 토르는 유독 중앙에 포탑 짓는 걸 좋아하니 그것만 조심하면 될 거예요.”
    “한조는…… 보이지도 않았고……. 메르시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메르시와 리퍼는 트레이서의 뒤를 따르며 나름의 분석과 계획을 팀원들과 공유했다. 라인과 한조는 토르의 포탑을 제거하기로 합을 맞추고, 메르시는 임무를 빨리 끝내고자 디바에게 버프를 주었다.

    “어 저기, 저기 봐요! 저 바스티온 역시 혼자 달려오네요! 자리 잡기 전에 빨리 때려 부수자고요!”

    열심히 뛰어오는 수비 바스를 발견한 트레이서는 팀원들과 정보를 공유했고, 리퍼는 망령화로 먹이를 노리는 야수처럼 바스의 옆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바스의 뒤를 따르고 있던 메르시는 등골이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

    “바스님, 그런데 이렇게 단독 행동을 해도 될까요? 이럴 때 만약 갑자기 나타나는 트레이서나, 뒷치기를 하는 리퍼나, 돌진해오는 라인을 만나면 어떡하죠?”
    “설마 그런 불운ㅇ…삐비비비비….”

    메르시에게 대답하려 고개를 돌리던 바스티온은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갑자기 나타난 트레이서, 뒷치기를 하는 리퍼, 그리고 돌진한 라인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바스티온의 잔해에 힐을 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메르시는 다급하게 수호천사를 사용할 상대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저 멀리 다리에 자리 잡은 한조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한조님, 메르시입니다. 지금 거기로 갈게요! 저 좀 살려주세요!”

    이미 반피가 된 메르시는 힘겹게 한조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방금 모기가 물었나요? 뭔가 아주 살짝 따끔했는데?”
    “저는 아무 것도 못 느꼈어요!”
    “수비 팀에 있는 얼빵한 한조인가보죠. 명중률이 5%는 나올까요?”
    “한조는 한조가 상대하는 법. 제가 찾아서 처리하겠습니다.”

    트레이서, 디바, 그리고 메르시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주 조금 따끔한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공격 팀 한조는 수비 팀 한조를 처리하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 한조는 A거점 바로 옆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니, B거점에서도 떨어져 있겠지. 그리고 갑자기 적 팀 메르시가 거점이 아니라 옆으로 도망가는 것을 봐서…… 멍청한 적 팀 한조는 저기에 있겠군!’

    공격 팀 한조는 씨익 웃음을 지으며 메르시가 향하는 방향을 쳐다보았고,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화살을 날리고 있는 수비 팀 한조를 포착했다. 수비 팀 한조의 바로 맞은 편에 멀리 떨어져 자리 잡은 공격 팀 한조는 숨을 가다듬으며 지금 날릴 한 방의 화살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한조님! 이제 수호 천사 각이 나오네요! 제가 갑…… 응?”

    메르시는 수호 천사로 자리를 옮기기는 했지만, 눈 앞에 있던 한조가 갑자기 사라지고 영의 기운만이 감도는 것에 매우 당황했다. 순식간에 처리된 바스, 그리고 한조. 다음 차례는 언제나 그렇듯이 자신일 것이라는 것을 알아 챈 메르시는 공포에 질려 거점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지만, 뒤에서 다가오는 리퍼의 소리를 듣고 희망의 끈을 서서히 놓았다.

    한 편 B거점 문 옆 방에서 대기 중인 정크랫은 다음 사냥감이 자신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거점 중앙에 포탑 설치를 완료했다는 토르의 소식을 접한 후 정크랫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포탑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굳건히 믿었다. 그 때 갑자기 자리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크랫님, 정말 급한 일인데 잠시 이 쪽으로 와주시지 않겠어요?”
    “아, 지금은 조금 곤란한데요……. 곧 적군이 쳐들어 올 겁니다.”
    “아주 잠깐이면 돼요. 정크랫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제가 자신이 없어서 그런데 제 옆에 덫 하나만 설치해 주시겠어요?”
    “하……. 알겠어요.”

    여러모로 스트레스만 주는 자리야라고 투덜대며 방에서 나온 정크랫은 자리야에게 다가가 덫을 설치했다. 바로 그 때 등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다급하게 고개를 돌린 정크랫은 망가진 토르의 포탑과 자신이 있던 방에 엄청난 공격을 퍼붓고 있는 적 팀을 발견했다.

    “쳇, 뭐야? 왜 정크랫이 여기 없는거죠? 토르 포탑은 맞췄는데, 아쉽네요!”
    “저쪽 방에 있나? 제가 가서 살펴 볼게요.”

    입맛을 다시는 공격 팀 트레이서와 디바는 B거점 방을 구석 구석 살펴보기 시작했다. 라인은 토르의 포탑을 빠르고 정확하게 망가뜨린 한조의 어깨를 두들겨준 후 거대한 방패를 들어 아군을 보호했다.

    온 몸이 굳어버린 정크랫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 방 안에 있었으면 마주쳤을 적군을 생각하자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그 때 자리야가 정크랫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빙긋 웃었다.

    “정크랫님의 실력을 보여주세요. 지원 부탁드립니다.”

    이 말과 함께 자리야는 수 많은 적군을 향해 기세 좋게 뛰어나갔다.

    ‘미, 미친 거 아냐? 저렇게 나가면 죽는다고!’

    정크랫은 어찌해야 좋을 지 몰라 허둥대는 와중에 자리야는 침착하게 방벽을 켜고 적군을 상대했다. 공격 팀도 자신들 앞에 당당히 나타난 자리야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코웃음을 치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중앙 포탑 다음에는 중앙의 자리야인가요? 먹이감이 알아서 와주네요.”
    “자리야의 방벽은 조심해야 합니다…….”
    “으응? 저기 저기 구석에 정크랫 발견! 제가 가서 때려주고 올게요!”

    트레이서와 리퍼가 라인 뒤에서 계획을 짤 동안 디바는 덜덜 떨고 있는 정크랫을 발견하고 부스터를 켰다. 점점 다가오는 디바를 보고 기겁한 정크랫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응? 하나도 아프지 않아!’

    조심스레 눈을 뜬 정크랫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자리야의 방벽을 발견했다. 정크랫은 자리야를 쳐다보았고, 자리야도 잠시 정크랫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감을 얻은 정크랫은 재빠르게 도망 가 자리를 잡고 폭탄을 발사했다.

    토르는 자신의 작품이 너무나도 쉽게 망가지는 것을 목격한 후 뒤에 숨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벽 뒤에서 자책하던 토르는 거점 중앙에서 적을 마주한 채 서 있는 자리야를 발견했다. 

    ‘미, 미친 거 아냐? 저렇게 나가면 죽는다고!’

    토르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고 있을 때, 자리야가 적 팀을 향해 큰 소리로 소리쳤다.

    “웃지 마라! 우리 토르와 정크랫은 강하다!”
    “후훗? 뭐라고? 안 들리는데?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것들이 강하긴 뭐가 강해?”

    트레이서의 도발에 자리야는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며 씨익 웃었다.

    “곧 보게 될 거야.”

    자리야는 분명 미쳤다. 그리고 분명 죽을 것이다. 하지만 팔을 들어올린 자리야의 뒷모습은 패기가 넘쳤다. 토르는 어떻게든 저 자리야를 살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포탑, 포탑 밖에 없어!’

    토르는 구석에서 열심히 포탑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집중 치료실에서 막 회복을 끝내고 나오던 바스티온, 메르시와 한조도 이러한 상황을 보고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메르시는 수호 천사로 자리야의 뒤에 섰고, 바스티온도 토르의 포탑 옆에 자리 잡았다. 한조도 이번에는 팀원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활을 들었다.

    자리야는 메르시와 바스티온에게 차례로 방벽을 씌워주며 기분이 좋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
    베리떼의 꼬릿말입니다
    오버워치를 하면서 경험한 것을 소설처럼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 멋지고 듬직한 자리야를 만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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