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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315954
    작성자 : 김구덕
    추천 : 124
    조회수 : 18060
    IP : 208.110.***.122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2/07 22:02:05
    원글작성시간 : 2010/12/07 21:47:01
    http://todayhumor.com/?humorbest_315954 모바일
    주연테크에서 [컴퓨터] 사신분들

    주연테크는 어떻게 컴퓨터를 싸게 팔았나

    //

    오마이뉴스 | 입력 2010.12.06 21:07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인천

    [오마이뉴스 선대식 기자]


















    주연테크 안양센터 작업장에는 컴퓨터에 장착될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의 새 제품과 포장이 없는 중고제품들이 쌓여있다.

    ⓒ 금속노조 경기지부 주연테크지회

    "우리 회사 컴퓨터 쓰지 마세요. 직원들도 못 믿어요." 6일 오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 주연테크 컴퓨터 안양센터(공장). 이곳에서 만난 40~50대 여성 노동자들은 기자에게 "언제 고장이 날지 모르는 헌 컴퓨터를 살 바에는 돈을 더 주더라도 좋은 컴퓨터를 사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윤영자(가명)씨의 말은 자못 충격적이다.

    "몇 해 전 홈쇼핑에서 우리 회사 컴퓨터를 사서 배송지를 이곳 공장으로 했어요. 왜 그랬는지 알아요? 우리 회사는 컴퓨터 조립할 때 중고 부품들을 사용해요. 내가 주문한 것도 마찬가지였어요. 홈쇼핑에서 배송받은 컴퓨터를 분해해서 부품을 모두 새 것으로 바꿨어요. 공장에서도 새 것과 중고 부품을 구분하지 않으니 큰 문제는 없었죠." 주연테크 컴퓨터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공장에서 컴퓨터를 직접 조립하는 생산직 여성 노동자들은 "현재 주요 부품의 10~20% 가량은 중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저가 컴퓨터에는 '연봉 1100만 원' 여성노동자의 희생도 함께 팔린다.

    곽은주 금속노조 경기지부 주연테크지회장은 "중고부품 사용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회사 쪽은 "일부 변심에 의한 반품 제품의 부품을 다시 쓴 적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중고 부품이 아니다"라며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노조 "주연테크 컴퓨터 주요 부품의 10~20%는 중고"

    주연테크는 2000년대 중반 저가 컴퓨터의 대명사로 통했다. 주연테크는 2006년 국내 데스크톱(책상용) PC분야(정보통신 분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조사)에서 15.2%의 시장점유율로 삼성전자(36.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주연테크는 2006년 11월 주식시장에 상장됐고, 대주주인 송시몬 당시 대표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줬다.

    하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갈수록 가격경쟁력을 잃었다. 제품의 질이 좋지 못했던 탓이다. 시장점유율은 9.7%(2007년)→6.5%(2008년)→6.1%(2009년)로 하향세를 나타냈다. 2007년에는 2616억 원의 매출과 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08년 매출은 2007년과 비교해 40% 줄어든 1548억 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137억 원에 이르렀다.

    곽은주 지회장은 "투자는 안 하고, 중고 부품을 이용해 저가 제품을 만들어서 경쟁력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연테크 안양센터에서는 20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이 하루 200여 대의 컴퓨터를 생산한다. 2010년 1월부터 9월까지 3만8836대의 컴퓨터가 생산됐다. 외주업체 생산량을 포함한 주연테크 컴퓨터 출고량의 1/3 수준이다.

    안양센터에서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는 조합원 윤영자씨는 "메인보드, 하드디스크,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등 주요 부품의 10~20%가량이 중고부품"이라며 "부품이 포장돼 있지 않은 점, 부품 표면의 사용 흔적, 먼지 유무 등을 통해 중고부품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노조가 공개한 2010년 8~10월 치 생산작접지시서에는 '보드, 하드 새 걸로 부탁드립니다', '보드 꼭 새 걸로 꼭꼭' 등의 메모가 쓰여있다.

    ⓒ 선대식

    노조가 공개한 지난 8~10월 치 생산작업지시서에 따르면, 정부 조달용 컴퓨터에는 '(메인)보드, 하드 새 걸로 부탁드립니다', '보드 꼭 새 걸로 꼭꼭' 등의 메모가 쓰여 있다. 곽은주 지회장은 "광범위하게 중고 부품이 사용되니까 이런 메모가 들어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나마 최근 중고부품 사용률이 낮아진 것은 노조의 활동 때문이라는 게 곽 지회장의 설명이다. 김희원(가명)씨는 "노조가 활동하기 전인 2~3년 전만 하더라도, 중고부품이 안 들어간 컴퓨터가 없었다"며 "심지어는 다른 회사 부품까지 들어왔다, 당시 직원들이 모여 '중고부품을 사오는 것 아니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곽 지회장은 "회사는 지난 10월부터 리퍼비시 제품(불량품이나 반품을 회수한 후 수리해 새 제품보다 싼 가격에 다시 내놓는 것)을 만든다고 내부적으로 발표했다"며 "결국 지금까지 중고부품을 이용해 컴퓨터를 팔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저가'에 숨겨진 '연봉 1100만 원' 여성노동자의 희생

    주연테크의 저가 컴퓨터가 가능했던 데에는 여성 노동자들의 희생도 있었다.

    회사는 2008년 들어 경영상태가 어려워지자, 전체 직원 370명의 55%인 202명을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에서 내보냈다. 곽 지회장은 "말로만 희망퇴직이었다"면서 "회사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던 공장을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으로 옮기고, 통근버스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하니, 많은 직원들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를 떠나지 않은 이들의 사정은 회사를 떠난 직원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최수진(가명)씨는 "최저임금 수준의 실업급여가 월급보다 더 많았다"며 "이렇게 적은 임금을 주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입사 7년 차인 최씨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92만 원 수준.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1100만 원이다. 그는 "이 월급을 어디 가서 말도 못한다"며 "연봉이 800만 원대였던 입사 당시를 생각하면 그나마 많이 올랐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현재 곽 지회장 등 노조 지도부 2명은 해직된 상태다. 지난 2008년 8월 곽 지회장은 노조원인 3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노사교섭을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를 찾았다가, 본사 직원 10여 명을 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곽 지회장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연 퇴직이라는 사규에 따라 해고됐다.

    그는 "40~50대 여성 노동자들이 20~30대 본사 직원들을 어떻게 폭행하고 감금하겠느냐"며 "단지 몸싸움을 한 것뿐인데, 법원에서 가혹하게 판결했고, 회사는 '이때다' 싶어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함께 동행 했던 여성노동자들은 30만~1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향후 회사의 징계절차가 남아 있다.

    이에 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주연테크는 2009년 80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려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6일 오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 주연테크 안양센터에서 곽은주 금속노조 경기지부 주연테크지회장(왼쪽)과 한 노조 간부가 주연테크를 비판하는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선대식

    주연테크 "일부 반품 부품 쓴 적 있지만, 중고부품 사용한 적 없어"

    한편, 주연테크 컴퓨터 쪽은 "고객의 변심에 의한 반품 제품의 경우에만 부품을 다시 사용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주연테크 관계자는 "고객이 홈쇼핑에서 주문했다가 포장만 뜯고 반품하는 경우, 부품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다시 사용했다, 이런 것은 중고부품이 아니다"며 "또한 이런 제품은 1년에 생산되는 수십만 대의 컴퓨터 중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산작업지시서에 '보드와 하드는 새것으로 부탁한다'는 메모가 쓰인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 부서에서 정부 조달 컴퓨터에 귤 껍질이나 불량스티커가 붙은 부품이 들어간 적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신경을 써 달라'는 의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지회장이 해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2008년 구조조정은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 어쩔 수 없었고 전혀 강제적이지도 않았다"며 "회사가 좋아져 직원들한테 많은 급여를 줄 수 있게 되는 것이 회사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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