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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는 남성임을 밝히며.
길지않은 26년 인생을 사는동안 관찰한 결과, 여친을 못 사귀는 새퀴들에게는 일관된 특징이 있다.
미칠듯한 자신감 결여.
이것은 비단 이성에 대한 자신감 문제만은 아니고, 자기 인생 전반에 대한 자신감을 일컫는 말이다.
언제나 둥글둥글 착하긴 하다. 누구에게 해꼬지를 해본적도 없고, 친구도 그럭저럭 있고, 술도 그럭저럭 먹는 보통의 남성과 비슷하다.
(심지어 얼굴도 평균 이상인 경우도 많다)
대개 열심히 산다. 생각도 깊다 자기 곁의 여성에게 헌신을 다할 준비도 되어있다. 나에대한 투자도 보통 이상은 한다. 남의 얘기 잘 들어주고, 배려심도 많다. 자타가 공인하는 좋은 사람이다.
문제는 잘하는게 없다. 항상 남모를 고민을 안고 불확실성에 괴로워하며 산다. 여자를 대하는것은 연아처럼 트리플 악셀 뛰는거보다ㅏ 어렵다. 취업, 학점, 대화의 스킬, 뭔가 나는 부족한것만 같다. 늘 조심성있게 남을 배려하며, 스스로가 모나보이지 않게 애쓴다. 나는 평타는 치는 인간이지만, 그 이상 원하지도 그렇게 보이는것도 왠지 켕긴다.
역지사지.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소개팅에서, 또는 어느 자리에서건 남자와 마주했다. 이 남자. 허우대 멀쩡하고 인상도 선하다. 말도 조근조근 잘하고 날라리끼도 없다.
학벌도 괜찮은거 같고, 세상 사는 능력도 아마 있을것 같다. 일단 손가락을 내리지 않고 중립인 상태에서 이 남자에 대해 더 알아보려고 한다.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남자의 대답이 온다. '글쎄요....^^;;' 또는 '컴터 겜 정도?^^;;' 또는 '그냥 음악듣는거요^^;;;'
뭔가 허전한 대답이다. 당신은 다시 묻는다. '아 00좋아하시나봐요??어떤 쪽으로 즐기세요?'
남자가 다시 대답한다. '글쎄요 뭐 그럭저럭 해요~' '그냥 이거저거 하죠^^;'
당신이라면 이 남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인간을 가리켜 '사회적 동물' 이라고 한다. 이 중 '동물' 이라는 글자에 초점을 맞춘 사회심리학의 한 분야가 진화심리학이다.
모든 동물에게는 생식의 본능이 있다. 다만 이것은 암수에 따라 조금 다른 형태로 표출된다.
수컷과 달리 암컷의 생식은 지난한 과정이다. 수개월을 불편한 몸으로 지내야 하며, 어마어마한 출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한번 싸지르면 땡인 수컷의 생식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나를 희생하는 난이도 만땅 퀘스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암컷의 생식행위와 선택의 초점은 질일까 양일까.
두말할 나위없이 퀄리티다. 양 아니다.
남성의 섹스어필이란, 여성으로 하여금 대놓고 욕정을 불러일으켜 속옷을 젖게 만드는
그런 말초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애인이 있는 남성들 모두는 근원적이고 넓은 의미의, 자기만의 섹스어필에 성공한 것이라 봐도 좋다.
종류는 무한하다. 당신이 아무리 몸을 키워도 거적때기 뒤집어쓴 원빈의 반에 반도 미치지 못한다.
초딩때부터 물질을 해온 박태환의 어깨넓이를 당해낼 수도 없으며, 수천만원의 돈을 쳐 부어도 장동건보다 잘생겨 질수 없으며, 이선균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10년동안 구룡폭포가서 수련해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사회와 생태계는 다행히도 사자의 집단처럼 극소수의 남성에 의한 여성 독과점 상태에 있지는 않다.
여초 사이트를 가보라. 남성들은 상상한적도 없는 희한한 남성의 포즈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하지 않던가. 팔을 뒤로하고 후진주차하는 남자, 수트를 입고 넥타이를 푸는 남자, 시오노 나나미 할매처럼 하얀 와이셔츠깃과 매치된 목뒤 등등등.
(이걸 상상하며 발기가 된다면, 넌 게이)
이뿐이겠는가. 커플 있는 여성들끼리의 남친 뒷담화(?)를 들어보라. 벼라별 이유가 다 나올것이다.
성격, 외모, 학벌, 재력, 말, 행동, 눈빛 등등등 수많은 이유가 있다.
(따라서, 더럽게 못생긴 남자가 더럽게 이쁜 여자와 만난다고 해서 꼭 재력탓을 하며 세상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당신은 적어도 옥동자보단 잘생겼지 않은가)
인간 모두는 자기 고유의 우주를 품고 세상을 살아간다.
그 우주의 크기야 어떻든, 각자의 우주가 또한 품고있는 은하와 별들의 모양 또한 제각각으로 아름답다.
자기 안에 품고있는 우주와 은하와 별의 아름다움을 아는 자, 그리고 그것을 자아에 대한 굳은 확신으로 바꿀줄 아는자에게는
세상 어디엔가에서 인연을 만나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내 안의 우주보다 남의 우주를 보고 베끼려는자, 남이 돌아본 나를 자신으로 알고 사는자, 무력감과 한탄으로 점철된 자에게는
단언컨대 인연을 만날 자격따위 없다.
세상 여자들을 보슬이라 원망하기 이전에, 보슬 아닌 여자가 없다며 한탄하기 이전에
언제 어느땐가 다가왔을, 보슬아닌 여성과의 인연을
허튼 겸손함과 학습된 무력감으로 매몰차게 차버린것은 아닌지 생각해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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