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넌 11학번으로 입학했다.
 사교성 적었던 내가 무슨 까닭으로 엠티를 갔던 것일까?
 필시 학생회 간부 노릇을 하는 친구녀석 따라 쫄래쫄래 갔던 것 같다. 
 그 날 너와 나는 같은 조가 되어 통성명을 하고 전화번호를 교환했더라.

 아무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주변의 잘해보란 말에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너를 예쁘다고 생각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지금과 마찬가지로 생각이 많이 어렸으니까.
 
 우린 별로 친하지도 않았다. 가끔 만나면 인사를 나누고 홱 지나치는 정도.
 그러다 그러다 너가 내 맘에 들어왔다. 영문도 모르고, 그냥 들어왔다.
 어디가 어떤 구석이 마음에 들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저....... 어느샌가 사랑스러웠을 뿐이다.

 근 1년간 친하지 않던 우리. 꿀꿀하다던 너를 영화관으로 데리고가 영화를 보여주고 내 마음을 전했다.
 시험 기간임에도 순순히 나와준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수 일이 지나고 너는 내 마음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우린 그렇게 사랑했다.

 요사이 며칠간, 너와 나 사이의 묘한 이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질감을 없애려 일부러 투정도 부리고 화도 내고 직접적으로 말도 해보았다.
 괜히 그런 것 같다. 멍청한 나새끼.

 4월 10일, 이상하게도 사람 한 명없는, 커피집 구석에 마주보고 앉아
 할 말이 있다는 너의 눈을 보며 물었다.
 어쩐지. 어제부터 불안하더라니. 눈을 한동안 못 마주치던 너는 나에게 그렇게 이별을 고했다.
 먹먹함
 나오는 눈물을 참느라 애먼 그림을 물끄러미 구경했다.
 고개를 쳐들면 눈물이 안나겠거니.......
 
 여전히, 널 사랑하고있다. 원하고 있다.
 3일째 밤을 새서 꿈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잠자고 일어나면 우린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손붙잡고 밥을 먹겠지?......

 내가 주었던 9보다 못 다준 1이 생각나는 새벽 4시께.
 네 존재의 무게가 내 생각보다 조금 더 무거웠던 모양이다.
 어제 보다 오늘 더 사랑하겠노라 다짐한 내 마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