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보니 사람뽑아야 하는 면접자리에 자주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 회사가 뭐 대기업은 아니지만 나름 이름있는 기업이라서 얼추 많은 면접 준비들 하고 오는게
눈에 보입니다.
성장지표라던지 매출이라던지 비전이라던지 하는 것들을 회사 안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조사해서
알아오고 하니..이런 것들은 정성이 갸륵합니다만.
회사에서 면접볼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겁니다.
회사라는 조직은 물건을 혹은 서비스를 팔아먹고 생존하는 조직이라는 걸 안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대부분이 회사를 자기계발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 회사와 학교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좀 더 냉정히 말해볼까요. 토익점수, 학교성적, 봉사활동, 수많은 경험들..
개인의 장점들을 나열합니다만 이건 어디 좋은 대학원이나 대학교를 입학할때 내면 좋은 것들이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선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조건들입니다. 필요없는 조건들입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고 중견기업도 마찬가지인게 오너에게 얼마나 많은 부를, 혹은 조직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올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최근의 예를 들어볼까요.
최종면접에 두명의 면접자가 들어왔는데 영어로 자기소개를 해보라했더니(업무상 영어를 써야하므로)
한명은 줄줄줄 멋드러진 영어실력으로 개인 일대기와 자신의 비젼, 욕심들을 거의 막힘없이 쏟아내더군요.
두번째 사람은 어눌어눌하게 중고생이면 다 알만한 단어들로만 문장을 만들어가며 딱 두가지만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딱 두가지입니다.
자신이 이 회사상품 뭐뭐뭐를 좋아하는데, 나는 이 상품을 어떻게 어떻게 팔자신이 있다. 그런 경험도 있다.
앞선 사람의 영어어학연수 경험에 대한 장대한 스토리나 살아가면서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 그리고
그이유, 이 회사를 선택한 추상적인 이유, 이딴건 하나도 생각이 안날만큼 명쾌한 답변이었습니다.
또 한예를 들어볼까요?
서류에서조차 탈락한 친구가 있었는데 따로 찾아왔더라구요. pt 하게 딱 30분만 달라고.
그런경우는 흔치 않기에 한번 봅시다. 그러고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인사팀에선 실무팀으로
결정을 넘겼고 실무팀에선 당장 데리고 오자고해서 그 다음달인가부터 바로 출근했습니다.
pt 30분동안 그사람이 설명한건 자신의 구구절절한 사연소개가 아니었습니다.
30분동안 사실 설득을 당할만큼 전문적인 pt는 아니었지만 거기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느꼈던 것은
"아 이사람 우리회사 제품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 그걸 느낄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남자들은 사랑에 빠질때만큼 더 큰 열정을 보일때가 없기 때문일겁니다.
면접 보러 가시는 분들,
백군데에다가 서류 넣고 오십군데에서 면접봐서도 안붙더라라고 한탄하는 건 뭔가 방법이 분명히
잘못되어 있는겁니다. 인사법? 호감가는 인상? 영어점수? 이런거 정말 하나도 한개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니 하나도 중요하진 않겠지요. 다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 그것을 놓치면 백이면 백 다
뽑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어떤 상품이나 회사에 애정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입사하고 대리
달기도 전에 회사를 옮겨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시작해서
그런 수순을 밟게 되지요.
면접 보러가실 때,
한가지만 더 생각하세요.
그회사가 파는 상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상품과 사랑에 빠지세요.
그게 삼성카드던 롯데호텔의 서비스던, 그리고 그걸 더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세요.
마치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는 법을 고민하는 것만큼 고민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고
또 남들과 다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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