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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F-5의 개량
2010년의 사고를 경험한 뒤 공군은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 F-5를...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라는 것이다.(아마도 최모 소장이 몸소 제로제로 타입 사출좌석의 '성능'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2010년 7월 공군은 진지하게 F-5의 좌석개조사업에 대해 고민을 했다. 문제는 당시 여론이었는데,
- F-5... 이거 정말 마르고 닳도록 쓰는 놈인데... 이거 더 쓰겠다는 거야? 차라리 F-5 퇴역 시키고, 새로운 기체를 장만하는 게 낫지 않을까?
타당한 의견이긴 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좀... '가난하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비행기 '개조'나 '업그레이드'보다는 새로운 기체를 들여와 마르고 닳도록 쓰는 성격이라......(그런 의미에서 이번 F-16개량사업은 정말...'놀라운 일'이다).
문제는 새로운 기체가 들어온다 해도(FA-50) 이게 전력화 될 때까지 F-5는 계속...쭉...마르고 닳도록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공군은 용단을 내렸다. 대당 개조비용이 2~5억 정도 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았다.
- 계속 가야 해? 어차피 F-5 좀 있으면 도태할 건데...
- 그럼, F-5 다 떨어질 때까지 우리 조종사들한테 목숨 걸고 비행기 타라고 합니까?
- 아니...조금 있으면, FA-50도 들어 올테고...차기전투기 사업이랑 KFX도 고민 중인데(이거 진짜 하긴 하는 거야? 타당성 조사니 뭐니...)...괜히 돈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해서...
- 지금 사람 목숨이 걸려있는 문제잖슴까!!
그렇다. 사람 목숨이 걸려있는 문제였다!! 우리의 장군님은 호기심꾸러기라 심심해서(?) 레버를 땡겼지만, 우리 조종사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레버를 땡기는 것이었다.
'목숨'은 하나다.
결국 2011년 5월 사출좌석계의 명가인 마틴 베이커와 계약을 하고, 2년 간 개조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3년 5월 10일 사업은 성공리에 종료 됐다. 이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군님만 '안전'하게 레버를 땡긴 게 아니라, 일선의 F-5 조종사들도 안전하게 레버를 땡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2013년 9월 26일 12시 경 충북 증평에서 F-5E 한 대가 추락했다. 다행히 조종사 이모 대위는 추락 직전 비상 탈출을 할 수 있었다!(생명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긴급 구조팀에 의해 안전하게 후송 됐다니...정말 '돈'들인 보람이 느껴지는 사업이었다!!)
이 뉴스속보를 접하면서 든 첫 생각이,
- 돈은 이렇게 써야 하는 거야.
라는 말이었다. 진짜 돈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쓴 경우다. 정말 이렇게만 돈 쓴다면, 누가 국방비가 아깝다고 할까?
3. F-5를 바라보면서...
FX사업이라고 F-15와 라팔이 나와 치고 받고 싸울 때 딴지에 기사를 올린 게 2000년인가, 2001년인가 였을 것이다. 벌써 12~3년 전 일이다.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때도 마르고 닳도록 F-4, F-5를 쓴다는 글을 썼던 기억이 나는데, 1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F-4와 F-5는 우리 하늘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툭 하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다른 나라처럼 업그레이드라도 한 다면 괜찮지만, 그런 것도 없다. 그냥 마르고 닳도록 쓰고, 또 쓴다. 떨어질 때까지 쓴다.
그러다 보니, 정비불량이니 뭐니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쉰소리다. F-5의 창정비는 어느 나라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오바홀(overhaul : 완전히 분해해서 점검 수리하는 것)을 할 때마다 정비사들은 정말 꼼꼼하게 점검을 한다. 이제 단종돼 구할 수 없는 부품들은 직접 깎아서 집어넣고, 터빈 블레이드 같은 경우에는 일일이 다 갈아준다. 창정비 할 때 기체들은 전부 X-레이를 찍어 기체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그 필름을 다 보관한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비행기에도 수명이란 것이 있다. 설계 사용 시간이란 것이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 몇시간 정도 타면 수명이 다한다고 기준을 정해놓은 것이다.
며칠 전 증평에 떨어진 F-5E의 설계 사용시간은 4천 시간이다. 이 기체는 지난 1978년에 도입되었고, 지난 35년간 6천 6백여시간을 날아다녔다!!(이건 정말...대한민국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의 힘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기체가 만약 추락하지 않았다면, 2017년 11월까지 이 기체를 사용할 생각이었다는 것이다!(2017년 11월 도태예정이었다.)
할 말이 없지 않은가? 만약 그대로 놔뒀다면, 8천 시간을 채울 기세로 날려 보냈을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 공군의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3차 FX사업을 지켜보며 공군 관계자들은,
- 뭐가 됐든 아무거나...빨리 좀 줘봐!!
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다. 진짜...우리나라는 무슨 일이 닥쳐야만 뭘 하는 것 같다. 지난 1~2차 FX사업을 할 때에도 우리나라 공군은 아무 전투기나 빨리 좀 사달라고 아우성이었지만(성능, 가격, 정치구도 다 고려하지만...거기에 지금 우리 공군의 '전투기 상태'도 포함시켜야 한다.), 사업은 또다시 연기됐다.
이야기가 이번에 무산된 F-15SE에게까지 튈 거 같은데, 자제하자. 이번 사업은 다 사정이 있고, 이유도 있다. 방위사업청이 이번에 F-15를 밀어붙일 때 그들만의 논리도 이해할 만하다. 사업비에 대한 논란...경쟁 입찰로 가져가면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상당부분 묻어있는 느낌이었다. 지난 차세대 전투기 사업 때의 경험인 듯 하다. 그런데...이게 참...한정된 사업비 안에서 살 기체라곤 페이퍼 전투기 밖에 없으니...어차피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되고, 됐다간 '헬 게이트'가 열릴 기체를 밀어붙였으니...그들도 부결될 걸 알았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최대한 빨리 1년 안에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곤 하지만 그 사이에 우리 조종사들은 사용 연한을 훌쩍 넘긴 전투기들을 계속 타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좀 '대승적인' 판단을 해 보자. 물론... 지금 제시된 3개의 기체를 보자면, 나도 할 말이 없다. 정말 난감하다. 서류상의 페이퍼 전투기에, 5세대를 사자는데 4.5세대 전투기가 끼어들고, 정작 사려고 했던 스텔스는 언제 개발 완료될지도 모르고, 결정적으로
-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완전 용팔이의 재림이다. 파는 놈도 사는 놈도 그 가격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가 무슨 우럭이야? 시가를 말하게?
...여튼 그렇다. 어찌어찌 말이 나와서 가볍게 기사 하나 쓰려다가 뒤돌아보니 A4 10포인트로 7장이 나왔다. 내가 그렇지...어쨌든 간만에 군사기사 썼다. 끝이다. 역시...군사기사란 써서는 안되는 마(魔)의 기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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