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가을무렵 어느 일요일 오후
여유롭게 내무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자고 있는데
갑자기 막사에 방송이 울리는 겁니다
"본근대 전 병력은 교육관으로 집합하고
분대장들 및 행정병은 대장실로 집합 하도록 이상"
아 또 뭐야 하고 있는데
후임병이 이런 소리를 합니다
지금 X됬습니다
다른 중대 일병 누가 종교행사 갔다가 탈영해서 지금 난리 났습니다.
(부대 종교행사는 차를 타고 30분 가량 걸리는 곳으로 민간인들도 오는 곳임)
아 씨바.........또 소원 수리 적고 골치 아프겠네......
하고 있는데 일단 대장실에 집합하니
각 중대소대 분대장들이랑 행정병들 그리고
중대장,소대장들 똥씹은 표정으로 있고
대장이 씨발씨발 거리면서
시펄 지금 일병 XXX가 탈영 했는데
일단 여기서 가장 선임 분대장 누구야?
예 병장 이민수
그래 그담에 또 선임 누구야?
예 병장 XXX 상병 XXX
니들은 일단 나 따라와
뭐지? 애들 입단속 잘하라고 말 할려나?
아니면 보호 관심병사 찾아내라고 그런건가? 하는데
막사 밖으로 가니까
운전병이 대기하고 있고
야 빨리타 해서 차를 타니까 대장 하는말이
두 둥
"지금 우리는 탈영병 잡으러 간다
그 새끼 탈영한 교회 일대랑 부산역,서면(서울로 치면 명동 정도)일대를 수색한다"
으헝헝.......안되
나 활동복이란 말야.......ㅠㅠ
-당시 주황색 추리닝 등에 "2007년 12월 집에간다 ^o^" 랑
2008년은 오지 않는다-마하트마 간다(1869~1948)
라고
매직으로 적혀 있었음 1년 반 넘게 입은거라 바지는 너덜너덜 거리고.........
(최대한 공손하게) 저 대장님 전투복으로 환복하고 오면 안 될...........
에라이 씹X 지X하고 자빠졌네 바뻐 죽겠는데......
출발!!
헉.....ㅠㅠ
그때 병사들 한 6명 정도 간거 같은데
5명은 전투복.......나만 활동복
일단 탈영한 교회로 가서
(팀 3개로 나눠서 교회근처,부산역,서면 으로 이동했다고 나중에 들었음)
근처 피시방,여관,식당 등등을 탐문수색 하기로 하는데
같이간 간부가 지시를 내립니다.
자 지금이 2시니까 30분 후에 여기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만약에 발견시에는 도주 할 수 있으니
직접 잡지 말고 나한테 전화 하도록
여기 번호....-_-(공중전화에서 콜렉트콜 하란 말인가..?)
간부들이랑 병사 각각 1~2명씩 흩어져서 찾는데
저 혼자 피시방에 들어가니 일단 시선 집중 되십니다......
저기 혹시 이렇게 이렇게 생긴 군인 여기 온적 없나요?
예 없는데요.....네 알겠습니다.
거기 손님들은 자꾸만 쳐다보며 킥킥대고
여관에 가서 혹시 이런사람 보지 못하셨습니까? 지금 탈영해서 찾고 있습니다 라고 하니
주인 아줌마가 네.......온적 없는데요
라곤 하지만 왠지 속마음은
"그런 놈 본적은 없는데 임마 니가 더 수상해 보여"
할거 같고.....
그리고 조금 지나니 대학가가 나오고 4차선 도로도 나왔는데
사람이 북적북적 거립니다.
위아래 주황색 활동복에 바지는 째졌고 등에는 2007년 집에 간다고
해맑게 적혀있고 귀찮아서 안빨고 있던 때에 쩔은 흰색 활동화
전 이미 채념했습니다.....내가 봐도 내가 탈영병인데......
횡단보도에 서 있던 사람들,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던 사람들
모두 저를 쳐다 봅니다.
아마 반대편에 장동건이 서 있었어도 저를 쳐다 봤을 겁니다.
"자 마음껏 봐라 그래 내가 탈영병이다.
내가 전역하면 다시는 부산 안온다 -_-"
어찌어찌 하다가 탈영병 오후 4시쯤 헌병대한테 잡혔다는 말 듣고
상황 종료 되어서 부대로 복귀 했습니다
저녁 되서도 계속
씨발씨발 하고 있는데
저 쪽에서 행정병 김병장이 걸어옵니다
에라이 슈발 나는 탈영병 찾느라고 밖에가서
개고생하고 개쪽 당하고 왔는데
저색긴 또 PX가서 처먹고 잤겠구만
야 김병장 나 있잖아 오늘 쓔발..........
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병장 하는말이
씨발 나 지금 막 서면에서 오는 길이야......
옷차림은 저랑 같은 활동복이고 ㅋㅋㅋ
등에는 "병장 김XX 님이시다 부럽냐?"랑 전역 날짜 적혀 있었음 ㅋㅋ
그런데 복귀 시간이 저보다 한참 후라서
"근데 뭐하다 지금 왔어? 걔 잡힌지 꽤 되었잖아?" 하니까
김병장 하는말이...
중대장이 수고 했다고 서면에서 국밥 사주더라.......
쪽팔려서 싫다는데도 계속 먹고 가래
개색기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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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니 좋은 추억이 되는군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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