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ㅎ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덕분에 수능도 잘 보았습니다. 그냥 내 생각 ㅋㅋㅋ
원래 시험운이 좀 좋아요 ㅋ
이딴게 궁금하시지는 않으실거구요ㅎㅎ
다른거 다 접어두고 다들 궁금해 하시는거
집에 오자마자 씻고 형이 입는 검은색 정장차려입고(형 몰래 ㅋ)
머리는 너무 날리면 안좋아 보일 것 같아서 그냥 드라이하구 차분하게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꾸며가지고 나갔습니다.
거울을 보니 누가봐도 아~~~~저새끼 오늘 수능친 고삐리구나 할만큼 이마에 나 고3이라고 붙여놨네요
그래도 뭐... 날이 날인 만큼 ㅋㅋ
꽃집으로 갔습니다.
근데...이거... 100송이가 아닙니다;; 나는 분명히 100송이 주문했는데
"사장님, 100송이... 안되는거 같은데요?"
"어??? 주문지에 프로포즈용이라고 적혔길래 그렇게 포장해준건데 100송이라는 말은 없던데?"
"아~어제는 아저씨가 계셨던데 그 아저씨 안계시네요? 아저씨한테 프로포즈용 100송이라 그랬는디;;"
"어마마 미안하네.. 그럼 지금 다시 만들어주까?"
근데 막상 보니깐 100송이가 아니더라도 꽤 근사하네요 ㅋㅋ 가격도 100송이보단 저렴하고
사실 오늘을 위해서 4개월 가량 돈을 모았습니다. 고등학생 주제에 돈이 꽤 있긴 했었지만
100송이보단 저렴한 꽃상자를 선택했습니다 ㅋ
그리고 그애의 집앞으로 갔습니다
티비보면 근사한데 가서 막 고기도 썰면서 와인마시면서 프로포즈하던데
학생이라서 술도 안줄거고 그런 돈도 없고;;
그냥 찌질하게 짚앞에서 전화로 불러내었습니다
"어디야?"
"어~~~ 나 집이지, 시험 잘쳤어?"
"어 무조건 잘 쳤으 ㅋㅋ, 안 바쁘면 나온나"
"어? 어.. 그럼 우리 보던데 거기 가있을래? 준비하고 나가께"
"알따~~~~"
프로포즈장소... 텃밭.... ㅋㅋㅋㅋㅋㅋㅋ
아;;; ㅠㅠ 멀끔하게 정장 차려입고 한손에 꽃들고 텃밭에서 고백;;;?????
아...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그래서 다시 냅다 집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경비아저씨께 꽃을 맡겼습니다.
"아저씨 이거 나중에 좀 찾으러 올께요 잠시만 좀 맡아주실래요?"
맘 좋으신 아저씨 웃으면서 그렇게하라 하시데요
그리고 다시 냅다 뛰어서 그 장소로 갔습니다.
뛰어가면은 왕복 5분정도 걸리는 거리에요.
그애는 아직 안나왔더군요.
그리고 한...5분정도 기다렸나?
저기서 그녀석이 오는게 보입니다 ㅎㅎ
또 한손에 뭔가를 들고 오네요.
"하.... 안녕?"
"ㅋㅋㅋ 시험은 잘 친거 맞나?"
"어 무조건 잘 쳤다니깐(그래야 니랑 사귀자나 ㅠ)"
"뭐 결과야 우찌됬던 고생했다 오빠야"
"어.. 고맙데이 밥 문나? 밥 무러갈래?"
"밥은 오빠 전화오기전에 눈치없게 먹어뿌따 ㅋㅋ 밥은 됬고.... 맥주나 한잔 사도"
"어??? 어?? 니 술마시나?? 못 묵는다 아니가?"
"어 못마시는데~, 누가 뭐 씨게 묵자카더나 그냥 날이 날인 만큼 축배할 정도만 ㅋㅋ"
어....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입니다.
그 애랑은 둘이서 밥만 먹는거도 처음인데 술을 마시자니;;; 좋은건지 나쁜건지 ㅋ
동네에 술집중에 우릴 받아 줄곳이 없는 것은 당연하기에, 그 녀석도 그건 알고 말했더군요
그냥 수퍼가서 술사서 놀이터가서 먹잡니다 ㅡㅡ;;;;;; 뭐야 이게;;; 나 정장 왜 입었나 ㅠ
집앞에 조그만 수퍼에 가서 맥주 Caxx 캔으로 길게 된거 2개 집어들고 나왔습니다.
아버지 심부름으로 자주 가는 곳이라 저한텐 그냥 술 잘 주거든요 ㅎㅎ
그리고 놀이터로 고고싱 ㅡㅡ;
마침 사람이 없네요. 벤치에 앉아서 맥주를 꺼내려고 하는데
“오빠야 잠깐만..... 짠~~~~”
“어??? 뭐고 그거..”
“히히~ 어제 내가 딱 준비해놨지”
그 녀석이 가지고 온 종이백에서 나온건 와인이데요 ㅎㅎ 이름은 모르겠는데
암튼 뭐 마트에서 엄마랑 장보러 가서 샀답니다 ㅋㅋ
“근데 잔은 준비 못했데이 걍 종이컵에 묵자 ㅋㅋㅋ”
“괜찮다. 잔 없으면 어떤노 ㅋㅋ 와~ 내 이런거 첨 무 보는데”
“촌시럽기는 오늘 한번 무바라 ㅋㅋ”
그렇게 우리는 참...없어보이게 종이컵에 와인을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제 머릿속에는 어떻게 꽃을 줄거며, 어떻게 고백을 할것인지
이런 생각지도 못한 상황전개에 혼란스러웠죠.
그러는 와중에 저혼자 홀짝홀짝 와인을 2/3정도 비워버렸어요 ㅋㅋㅋ
맛있더라고요 ㅠ 그 애는 한잔정도밖에 안 마셨는데 얼굴이 발갛게;;
아오~~~ 귀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자꾸 이야기는 엉뚱한 얘기만 나오고 이거 이러다가 나 오늘 고백 못하는거 아냐?
이 녀석 일부러 타이밍 못잡게 수쓰는거 아닌가??
오만 생각이 들 무렵.... 그 애가 말을 꺼내더군요.
“근데 오빠는 2년전부터 내 좋아했다면서 왜 아는척도 안하고 인사도 씹고 그랬는데?”
“아... 말했자나 부끄러워서 그랬다고;;”
“ㅋㅋㅋ 아~~~~진짜 오빠 찌질하다 ㅋㅋㅋ 다른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그러지마래이 까인다”
“내한테 다른여자가 어딘노!! 알면서 와카노”
“아~~~농담이다 농담 발끈하기는 ㅎㅎ 귀엽구로”
“근데 2년전에 내 버스에서 봤다 그랬을때 내 어떻던데?”
“아... 그냥 좋더라, 이쁘고 귀엽고 암튼 그런 감정은 첨이었응께”
“음... 스타일 이쁘더나?? 오빠눈엔??그날 완전 신경써서 입고 나간 날이거든ㅎㅎ”
“어.. 이쁘더라 진~~~짜”
“아~~~ 그러면 오빠앞에서 맨날 그렇게 입고 다녔을걸~ 좀더 이쁘게 봐줬을라나? ㅎㅎ”
“ㅋㅋ 닌 아무거나 걸쳐도 다 이쁘다”
“그래도 뭐 그랬으면 좀 더 일찍 니가 눈치 챘을수도 있지 모” <= 그녀석이 한말임 --;;
“????? 어?? 무슨 눈치??? 엉??? 읭????”
“ㅋㅋㅋㅋㅋ”
“방금 니 모라 그랬노 내가 뭘 눈치 채는데?”
“오빠 니 진짜 바보가?ㅋㅋㅋ”
순간 머릿속에.... 그 녀석은 사실 평소에 편안한 차림으로 입고 다니길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런 멘트를 날리는건.......................
“니.....니...... 지금 한말 어어어어어..”
“ㅋㅋㅋ 못 알아들었음 됐다 집에 가자”
“아... 아니다!! 알아들었지 알아들었다고~~~~...........어,, 언제부터였는데?”
“음...고거는 비밀 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야 눈 감아봐라”
헉;;;;;;;;;;; 나보고 갑자기 눈을 감으라니;;;;; 이건;;;;; 이건;;;;;;;;;;;;;
설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아니긋지
눈을 감고 이런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자꾸 입술이 튀어나갑니다 ㅡㅡ;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생각지도 못하게..... 이마에 해..주었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날아 가는거 같더군요...
“이제 진짜 집에 갑시다~~~~~ㅎㅎ”
라고 말하면서 막 먼저 가는데 자기도 부끄러운지 걸음이 왜 그리 빠른건지 ㅎㅎ
“같이 가잣!!! 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뭐가 그리 좋으실까?”
“아....그냥 다!!! 대학 못가도 좋을거 같다 ㅋㅋㅋㅋ”
“아쭈? 그럼 다 없던기다이”
“ㅇㅋㅇㅋㅇㅋㅇㅋㅇㅋㅇㅋ 대츠 오케이 ㅋㅋㅋㅋ”
그러고 집으로 걸어가는 중
“아.. 잠깐만.. 잠깐만 여기 있어바래이”
“?”
경비실에 가서 꽃을 가져왔습니다. 이거 뭐... 타이밍이 너무 안나와서 이렇게 꽃을 버릴수
도 없고;;;
“아...이거 원래 첨부터 너 줄려고 샀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밖에 못주네;;”
“어마마마~~~이쁘다~ 이런걸 왜 인제 준데??? 첨부터 딱~~~주면 더 멋있었을건데?ㅋㅋ”
“아;;;분위기도 잡아야하고.. 뭐 그래야하는데 놀이터가 뭐냐! 놀이터가; 그리고 니가 먼저 말하는게 어딘노 니 오늘 완전 반칙임 ㅎ”
“아~~~그러세요?? 그럼 다음번에 제대로 한번 더 해주세용~~”
라고 말하는 그 녀석을 나도 모르게 안아버렸습니다.
“고맙다.. 기다려줘서.. 그리고 나 좋아해줘서”
“ㅎㅎ 아니다. 공부 한다고 고생했어. 난 오빠가 이렇게 변할 줄 몰랐네 다시 봤음”
“앞으로 더더더 실망시키지 않는다 함 봐라”
“^^”
그렇게 그 녀석 집까지 바래다 주고 저는 집으로 왔습니다.
이 모든게 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기분이 날아갈듯 ㅎㅎㅎㅎ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려고 일어났는데
아 시발 꿈....
은 아니고요 ^^ 전부 다 실제상황 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지금 써클실 컴퓨터로 글 쓰고 있는데 이제 반으로 돌아가서 점수확인 해봐야겠네요
다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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