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으로 직장이란 곳에서 돈을 벌기 시작한
2001년에 쥐꼬리만한 첫 월급 받고 구입한
마이크로닉스 AS-9500A 입니다. 당시 가격 10만원.
높이 67cm, 특수강판 두께 1mm.
개인용 케이스중에 가장 크고 아름답고 무겁고 튼튼했어요.
그후로도 저것보다 큰 녀석은 나오질 않더군요.
다른 부품은 싸구려만 집어 넣고 케이스만 사치를 부렸죠.
(CPU가 셀러론 466)
오직 튜닝을 목적으로 구입했어요.
다른 분들처럼 옆구리 자르고 네온, 수냉 쿨러, 기타 등등 집어넣을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냥 그대로 쓰고 있어요.
너무 아름다워서 차마 손을 댈수가 없었어요.
몇년에 한번씩 내부 업그레이드만 하며 계속 잘 사용해왔어요.
(지금은 i5-4690)
그런데 제 방에 오는 손님들마다 놀라면서
제발 컴퓨터 좀 바꾸라고, 저게 뭐냐고, 왜 이렇게 불쌍하게 사냐고 말하네요.
에.......저는 이 케이스가 좋습니다. 정말 좋아요.
오래 써서 색이 좀 바래긴 했지만 기능상으론 아무 이상 없어요.
그리고 내부 공간이 넓어서 이것저것 뚝딱 거리기 편하죠.
하지만 가끔 의문이 들어요.
나이 먹고 뭐하는 거지?
이런 식으로 늙어가는 건가?
뭔가 바보 같은 의문이지만 그래도 조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