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적으로 따로 응원하는 팀이 없이 야구를 본다는게 어쩔 땐 더 재미를 줄때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포스트시즌은 정말 재밌게봤구요.
연고팀이 없는 지역에 산다는게 이럴땐 좋긴하군요 ㅠㅠ

그래도 경남권역에 산다고 조금은 두산을 삐뚤게 보고 시작한 포스트시즌이었는데,
지더라도 쉽게 안내주는 곰탱이들 멘탈은 진짜 놀랬고, 또 거기에 따라 올라오는 역스윕스멜..
2패후 역스윕이라는 근성을 보여주며 삼성과 미친듯한 난타전 ㅎㅎ
아마도 양팀이 모두 멘탈이나 체력면에서 많이 소모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앞서 5경기를 미친듯이 마치고 올라온 두산이 더 낫지 않았나싶습니다.

코시에서 그래도 한번은 이기지 않겠나싶었던 삼성이 프로야구 3번째인가 4번째로 4연패로 우승을 내줬는데.
두산의 그 끈덕한 근성을 잡고 올라온 팀 답지 않는 답답한 모습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정말 어제 마지막 게임은 만약 거기다가 홈런 한개만 더맞았으면 홈에서 관광이 아닌 강간 당한 꼴이었을듯.
그나마 이영욱, 김상수 같이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었지만 막판에는 팀 전체 분위기가 망가진건지 같이 무너지더라구요. 팀에서 멘탈기둥의 부재랄까. 두산이랑 할때 만큼 못해줬다는 점이 너무 무기력했다는 거.

스크는 뭐 할말이 없더군요. 앞선 게임들은 중간중간 안보고 지나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만,(점수차를 크게 벌릴때) 코시 4경기는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야구를 보는 것만 아니고 직접 약간씩 즐기는 입장에서 이기는 게임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지켜가고 결국 이루어내는지에 대한 답들을 보여주는 감독의 운용이나, 그걸 이루어내는 투타에서의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집중력. 꼭 저 선수를 ㅤㅃㅒㅤ야할까 싶을정도로 냉철한? 더러운? 선수교체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가 하면, 마지막 김광현을 올린다던지 하는 인간적인 선수교체도 보여주고ㅎㅎ 
뭐 아무래도, 끝판왕 퀘스트는 역시 파티플레이가 진리라는 걸 느끼게 해줬달까요 ㅎㅎㅎ 삼성팬분들이나 혹은 스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분들의 입장에선 모르겠습니다만, 지루하다는 느낌은 갖지 못했던 경기들이었습니다. 쳐주지 않을까? 하는 대선 쳐주고 설마 이번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막아내는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기력은 충분히 코시의 가치를 올렸습니다. 

뭐.......
결과론적이지만, 삼성의 4연패는 분명 숙제거리를 주었다고 보여지네요. 어떤 핑계로도 4연패에 대한 반성은 있어야 될 거 같습니다. 일부 선수가 부진해서 줄곧 힘들었다고 치부하더라도 전체적인 멘탈이나 경기운영에서 두산을, 롯데를 힘들게 이기고 올라온 그 팀을 누르고 올라왔다는 사자같은 모습은 없었네요. 만약 두산과의 그 게임들에서 사자의 이빨이 물러졌다던가 움직임이 둔해질만큼 상처를 입었다고 하면 그 역시 팀운영에서의 불찰이고 선수들의 멘탈관리에서의 아쉬움이 아닐까 합니다.

스크는 잘하던 팀이 잘해서 우승을했고,
삼성은 잘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못해줌으로써 반성을 피할 수 없게 되었죠.
두산은 아무래도 단기전에서 미칠듯한 근성과 승부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에게 멋진 게임을 선사했고,
롯데는 차라리 코시에 왔더라면 혹여 지더라도 홈런 한개쯤은 멋지게 쏘아올려주지 않았을까 ... 


올해 한 시즌 프로야구 너무 즐거웠고, 내년을 또 기대해봅니다. 스크 우승 축하드리고, 삼성의 준우승도 분명 매우 값진 기록입니다. 축하드려요 ㅎㅎ 좋은 게임을 보여준 롯데, 두산 역시 감사드립니다~ㅎ


단기전에 함께 하지 못했던 LG, 기아, 넥센, 한화 선수들도 내년에 다시 보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