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터넷 용어라는 말이 일반화 되었지만 사실 이건 온라인
의 시작인 피씨통신 시절부터 살펴보는게 맞겠지요.
1. '님' '님아' - 피씨통신 시절부터 시작되어 아직까지도 온라인 게임
속에서는 쓰이고 있는 최고 히트작이자 장수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피씨통신 시절 생판 모르는 남에게 깍듯한 존대를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예의없이 함부로 가벼운 호칭으로 부르기 뭐한 상황에서 그 중간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나온 용어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 '님아' 라는 말은 존대와 반말이 혼합된 괴상한 형태로서 듣는
상대방들이 무척 불쾌해하기도 했고 그때부터 이미 저 호칭을 반대하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통신상에서 저것에 대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 ㅊㅋㅊㅋ, ㅂㄱㅂㄱ - 역시 피씨통신 시절 채팅등에서 많이 쓰였으며
여전히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만 당시 폭풍처럼 쓰이던 것에 비하면
기세가 많이 수그러든 상태입니다. 뭔가 구닥다리 표현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 같습니다.
3. 디씨 + 인터넷 용어의 만남 '아햏햏' - 디씨인사이드의 거대화에 일조한 단어를
딱 하나 꼽으라면 바로 '아햏햏' 이 아닐까 합니다.
저 뭐라 뜻을 정의할 수 없으며 그 발생도 아무 의미도 없이 누군가
적어놓았던 저 글귀가 너무나 특이하고 이상하게 입에 착착 들어맞는다는
이유만으로 불처럼 디씨에서 번지더니 한동안 인터넷의 중심 코드로 자리잡
았습니다.
뭐라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괴상한 기분 같은걸 가리키는게 일반적이었지만
그 뜻의 확장은 제한이 없었죠.
저 '아햏햏' 코드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람들끼리 '햏' '햏자' 라고
불렀습니다.
저당시는 정도가 덜했지만 어쩌면 디씨의 잉여력의 시발점이 된 것이 저 아햏햏
일지도 모릅니다. 말 그대로 디씨에선 '아햏햏' 하게 놀아야 한다 라는 룰이
암묵적으로 세워졌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인터넷을 강타했던 '폐인' 문화 역시 그간 한심하고 남부끄러워
드러내지 못했던 폐인들이 '아햏햏' 이라는 코드 가운데서 서로 자신들과
같은 이들이 많음을 공감하고 폐인 역시 아햏햏한 요소의 하나라는
변명? 방어? 비슷한 수단이 생기면서 숨어있던 폐인들이 우루루 나타나
양지로 나선 거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타 '아햏햏' 한 느낌의 용어들 역시 사진으로 캡쳐되며 인기를 끌었는데
대표적으로 '손발리 오그라진다' '쌔우다' '압박' (월드컵으로 입국한 코스타리카
외신 기자들의 등에 써있는 Press of 코스타리카 였나 그런 문구를
'코스타리카의 압박' 이라고 해석한 한 병신매체가 비웃음을 사면서 압박
이라는 표현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서로 옛날사람들끼리 이야기하듯이 '~하오' 라고 이야기하는 하오체가
유행하였으며 오유에서도 유행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정말 천년만년 쓰일것처럼 폭풍 유행하다가 아예 완전히 자취를 갑추어
버린 특징이 있습니다.
용어는 아니지만 소위 합성 필수요소라 하여 개죽이 라든가 슬픈 최후 때문에
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 개벽이, 개그우먼같은 외모로 게임속 캐릭터인
소피티아 코스프레를 했던 이름모를 일본여인 '소피티아', 예쁜 얼굴로 딸기밭에서
뒤에 초딩들을 세우고 손엔 딸기를 들고 마치 오르가즘에 달한 듯한 에로틱한 표정을 짓고
있는, 끝끝내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딸기녀' (오늘날 ~녀 의 원조라면 원조일지도)
신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최성국 등 많은 필수 합성요소들이 인기를
끌다가 사라져갔습니다. 저 필수요소들이 빠지면 '무효' 라 불렸습니다.
그리 초대박은 아니고 중박 정도 친 요소로는 폐인스런 모습으로 콩나물밥을
먹고 있는 콩나물밥햏, 소피티아와 비슷한 이유와 엽기적인 장면으로 인기를
끌었던 핥녀 등도 있습니다.
저런 합성놀이들은 아직까지도 어느정도 남아 있습니다만 역시 시들합니다.
그 외에 지금은 꺼질 대로 꺼져버린 싱하형 열풍이 있습니다. 싱하형의 10초 준다
애정이 있어 패는거다 등등 그 악플러가 남긴 어록들이 용어화되어 유행했습니다.
소위 '무뇌충' 이라는 문희준 까기도 유행했지만 이건 사실 당시 인터넷 전체에서
퍼졌던 현상이죠. 하지만 디씨는 합성이라는 요소때문에 그 문희준 까기의
중심을 선도했던 것 만은 확실합니다. 아마 문희준 까기의 발단 자체도 디씨
일겁니다.
달러맨디 형님도 뚫흙송으로 인기를 끌며 합성요소로도 쓰였습니다.
기타 '글설리' '병설리' 같은 단어가 쓰이다가 묻혔습니다.
5. 오유 '꿀발라놨어요' - 오유에서 아마 이만큼 어떤 한 표현이
급 인기를 끌며 유행을 타기 시작한 건 이게 시초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분이 베란다에 자꾸 사마귀가 나타난다는 자료를 올리자
꿀발라놨다는 댓글이 달리고 그게 많은 호응을 얻으면서 한동안 오유
에서 폭풍처럼 유행하다가 역시 폭풍처럼 사라졌습니다.
그 외에 솔로 열풍을 틈탄 '안생겨요' 라는 표현은 오유를 넘어 전
인터넷에 퍼졌을 만큼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끌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유는 이 용어 때문에 솔로들의 헤비타트가 되는 비극을 맞게 됩니다.
기둥뒤에 '공간있어요' 라는 표현 역시 쓰일 상황이 한정되어서 그리
널리 쓰이진 못했지만 당시 댓글들이 캡쳐되며 역시 인터넷 여기저기
퍼지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ㅅㅂㄹㅁ 라는 단어를 한 글자로 줄인 '섊' 이라는 표현도
유행했었죠.
6. 만화들에서 시작된 용어들 -
떠올리고 싶진 않은 작가이지만 나비효과 에쎈티의 '아줌마 여기 병신
하나 추가요' 에서 유행된 '여병추' 가 있고
잉위 라는 사람의 만화의 '병신같은 맛' 이란 표현에서 '병맛'
이란 말이 생겨났습니다.
역시 병맛만화에서 나온 우왕ㅋ굳ㅋ 역시 한동안 유행했죠.
7. 기타 사이트, 출처가 불분명한 용어들
- 루리웹의 경품행사에서 천문학적으로 낮은 확률임에도
불구하고 한 집에서 1, 2위 상품을 독식하자 조작 파문이
일었고 이 때 운영자의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라는 말이 그 궁색한 이미지와 어울려 유행했습니다.
아웃 오브 안중 이라는 뜻의 '아오안' (애니메이션에서 따왔다는듯)
지상렬이 TV 에서 안구에 습기가 찬다는 말이 웃겨서 유행하게 된 '안습'
그 외 '지못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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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살펴보면 인터넷 용어들도 참 유행을 확 탔다가 빠르게 잊혀져 가는 것 같습니다.
워낙 그동안 수많은 것들이 나타났다 사라져 갔기에 중간에 빼먹은게 많지
싶네요.
혹시 이 중요한 게 빠졌다 라는 거 있으면 댓글 부탁요 저도 보면서
'아 맞다 그거' 하면서 추억을 곱씹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