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이 이야기는 최근에 있었던 100% 실화입니다. 괜히 백태클(악플)걸지 마십시오.*
혼자서 바닷가 지방을 여행중이였습니다.
(아, 참고로 그 지방 이미지도 있고해서 어딘지는 밝히지 않겠음.)
바닷가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가 저녁먹을 시간이 되어서,
근처 바닷가 식당으로 들어가 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그냥 밥만 먹기엔 아쉬워서,
탁주를 따로 시켜서 혼자만의 조촐한 술자리를 벌였습니다.
혼자서 홀짝홀짝 마시다가 동네 아저씨께서 합석을 하셨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 부모님뻘되시는 분들과 여행중에 친해지고 어울리면서
밥도 사주시고 잠자리도 재워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
그분도 그럴 것 같아 그때까진 별 의심없없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행중이냐?' '어디서 왔냐?' '혼자왔냐?'
같은 여행객과 현지인 사이에 보편적으로 오고 가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술도 같이 하면서 그분께서 기분이 좋아지셨는지,
'2차는 내가 낼거니까, 전어 잘하는 집 하나 아는데 그리로 가자' 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말이 나오고 난 직후, 이곳 식당의 아주머니께서
저희쪽을 보시면서 미간이 심하게 찌푸리시더군요.
그리고 저한테 따라가지 말라는 제스쳐 비스무리한 것도 하시고...
그때 저는 감이 딱 왔습니다.
아... 이사람 먹.튀 군화...!
거절하고 안 따라갈려다가 그 아저씨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아저씨를 가만히 보니까
순진하면서 이렇게 현지인과 어울리는 것에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어린 여행객을 상대로
먹튀행위를 한두번 해본 것이 아닌것 같더군요.
훗... 절 만만하게 보셨군요. 제 별명중 하나가 바로 '애늙은이' 이거늘... ㅋㅋㅋㅋ
(혼자서 삭힌 홍어를 먹고 있을때부터 알아보셨어야죠 ㅋ)
그래서 비록 상대방이 어르신이지만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방 먹일 생각으로 따라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을전어를 그냥 지나치기도 뭐하고...;;;)
그때 이 식당 아주머니의 표정이 참...^^;;;
'아... 또 한명 걸렸네...ㅠ.ㅜ'
이런 표정이시더군요.
그래서 전 그 식당 나가기 전에 그 아주머니께
다 알고있으니까 걱정말라고 안심시켜드리고 유유히 나왔습니다.
2차 전어구이 집에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좀 술에 엄청 취한척을 하니까, (실제론 전혀 안 취했음 ㅋㅋ)
그분이 슬슬 본색을 들어내시더군요.
'아 맞다. 총각. 내가 깜빡하고 지갑을 안 가져 왔는데 잠깐 집에 가서 가져올께.'
후후... 아주 나는 먹튀입니다를 광고하는 것 같더군요.
이미 지갑때문에 불룩해진 뒷태를 본인이 확인했거늘... 허허허
'그럼 뒷주머니에 그건 뭐가요?'
라고 카운터를 쳤죠.
그분을 살짝 당황하시면서 은근슬쩍 지갑을 꺼내면서
'어? 지갑이 여기 있었네?'
라고 어색하게 웃으시더군요.
전 속으로 '어딜?'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또 얼마 뒤 그 분은 2차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잠깐 화장실에 갔다온다고...
오... 역시 예상대로 이 가게는 화장실이 가게 밖에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도 화장실 가고싶다고 따라 나갔습니다.
졸졸졸 따라다녔죠.
세면대에서 세수도 하시고 거울도 보시고...
제가 먼저 화장실에서 나가길 기다리는 듯이 시간을 엄청 끄시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훗 어림없죠. 저도 같이 엄청 시간 끌었습니다 ㅋㅋㅋ
결국 그분의 2차 작전도 실패.
자 대망의 3차 작전
묻지마. 도망 작전 ㅋㅋㅋㅋㅋ
또 술마시다가 갑자기 전화할 곳이 있다면서 구렁이 담 넘듯이 나가시더군요.
이번에는 바로 안 따라갔습니다. 전화하고 오시라고 말했죠.
한 3초 후에 뒤따라 나가니까
아니나 다를까 ㅋㅋㅋ 그냥 ㅈㄴ뛰어서 도망가시는 겁니다. 전력질주로 ㅋㅋㅋ
그래서 전 평소 조기축구로 단련된
우사인 볼트같은 스프린터의 혼을 시전시키고 따라잡아 그분을 잡았습니다.
전 물었죠. 왜 도망갔냐고...
그분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와 말들로 뭐라 변명을 하시던데......
전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돌아보니
오 마이~~~~갓!!!!! 지이저어스으으으~!!!!!
마침 그분을 따라잡은 지점이 경찰서 근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분명히 하늘이 절 도운게 분명합니다.
(역시 하나님은 존재하셨어!!!)
전 살짝 미소를 머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마디 날렸죠.
" 아저씨. 동네분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여행객 상대로 이런거 한두번이 아니시라고 하네요. 어떻해요? 경찰서에 넘겨드려요? ^^ "
비록 제가 험악한 인상도 아니고 덩치도 작은 편이지만,
그렇게 분위기를 형성하고 살짝 포스있게 말하니까
그분이 당황하셨던지 순순히 가게로 돌아가 술값을 내시고 멋쩍게 돌아가셨습니다.
그 사건 이후 전 그 마을에서 영웅이 되어있었습니다. (응? -_-;;;)
그 동네에서 식당하시는 사장님들이
자기들도 그사람 신고하고 싶었지만,
워낙 안하무인이라서 건들면 일만 커지고,
대부분의 여행객들도 신고는 하지만 나중엔 그냥 x밞았다고 생각해 포기하고 돌아간다고 그러시더군요.
자기들 속이 다 시원하다고 저를 칭찬하시더군요.
칭찬받을려고 한건 아닌데... ^^;;; (한방 먹일 생각 50% & 전어구이 먹을 생각 50% ;;;;)
그 이후 그 동네에 하루정도 더 머물렸는데,
식당 사장님들 덕분에 밥도 공짜로 먹고 잠자리로 제공 받아서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이런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아주 재밌는 여행이였습니다.
진짜 세상엔 별의별 사람들이 있어요. ㅎㅎ
자기 아들뻘되는 여행객을 상대로 먹튀행위나 하시다니... ㅉㅉ
험한 꼴을 당할수도 있었지만, 현명하게 넘겨서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
여러분들도 여행중에 이런 사람들 조심하세요.
혼자 여행중에 만나는 분들 중 좋으신 분들이 휠씬 많지만, 이런 분들도 있습니다.
조심 또 조심 ㅋㄷ
이글을 끝까지 인내심을 잃지않고,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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