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돈 가방이 떨어진다거나, 돈이 가득 들어있는 지갑을 주웠다면? 난 어떻게 할까????'
잠들기전에 가끔 망상(?)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나 봅니다.....ㅋ
태풍(곤파스) 때문에 전철 1호선이 운행중지가 되고...
전철로 이동하던 사람들이... 버스로 몰리게 되니 버스 정류장이....
무슨 명절날 버스터미널을 방불케했던 아침 출근길이었습니다.
사람도 엄청나게 많은데..버스가와도 만차... 한 10명도 탈까말까(?)
그렇게 멍하니 버스3대 정도를 보내고 나서, '아 슈팥! 이대로는 버틸수가 없다.' -feat. 불곰
'버스 종점이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니까... 차라리 종점까지 걸어가서 타자' 라고 생각하고 종점으로 갔는데
걸어가며 혹시나 했던 생각이 역시나... -_- 저랑 같은 생각을 한사람들이 즐비하더라구요...ㅋㅋㅋㅋ 젠장...
기다리더중.. 대기하고 있던 버스가 출발하려고 문을 열고 기사님이 승차하니까..
사람들이 모두 우르르르르~~
선두쪽에 있지 못해서 '앉는건 포기, 포기... 일단 타기만 하자...'란 생각에...
맘 편히 뒤쪽에서 멍때리고 있었는데... -_-
갑자기 천상의 하모니같이 울리는 버스 뒷문 열리는 소리... '치이잉~~~~' ㅋㅋㅋ
뒷문 1호 입성후... 선호하는 맨 뒷자석 바로 앞자리에 착석을 하려고 하는데...
바닥에 보이는 검은 지갑..(?) 일단 집어서 In my Pocket~ 그리곤 별 생각없이 출근길 ㄱㄱㄱㄱ
평소 2시간이 걸리던 출근길을 3시간 반이나 걸려 지각하고 업무를 보다가...
'아... 나 지갑 주웠지...?'
담배도 피울겸... 옥상으로 올라가서... 지갑안에 연락처를 찾으려고 꺼내 여기저기 찾는데..
지갑 속 내용물이...
이면지에 손으로 일일이 써놓은 명함 같은거(?), 체크카드1장, 왠지 아들인것 같은 고딩사진, 거래처 명함, 120만원 가량의 돈...
'어라? 이 사람은 신분증도 없나...?' 열심히 찾아보니...
지갑에서 제일 안쪽 속주머니 같은곳에 주민등록증이 있더군요... 40대 중년이시더군요
'혹시 이 손으로 적어놓은 명함같은게(?) 진짜 명함인가.. 헐..ㅋ 맞네...'
핸드폰 번호가 적혀있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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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여자분이 받으십니다...... 읭???????????
나 : 여보세요... 혹시 xxx씨 핸드폰 아닌가요...?
20대 : 아... 이거 전화 받아도 되나 모르겠는네요....
저도 오늘 아침에 이거 주웠어요.... -_-;;;;
이따가 주인분이 찾으러 오신다고 하셨어요~
나 : ;;;;;... 아 그러시면 제 전화번호 메모했다가 전해주시면
이쪽으로 연락 해달라고 부탁드릴께요..
20대 : 전화거셨잖아요....
나 : 네.
20대 : ................... 번호 뜨는데요-_-...
나 : ;;;;;;;;;;;;; 아넵...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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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계속해서 업무를 보던중....
점심 시간쯤 저한테 연락을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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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 여보세요... 연락달라고 하셨다구요????
나 : 네? 혹시 성함이 xxx 이신가요????
아저씨 : 네 그런데 누구시죠?
나 : 아옙! 다른게 아니고
제가 아침 출근길에 지갑을 습득해서 연락드리게 됬습니다.
아저씨 : 아이고~!!!! 선생님 그러셨습니까~~
나 : -_-.... 예.. 제가 지금 직장에 출근을 해서 혹시 xxxx으로 오실수 있으신가요?
아저씨 : 예예예!!! 제가 금방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혹시 안에 내용물은 그대로 있나요? 선생님
나 : 예... 돈 120만원 정도랑 명함이랑 특별이 없어진건 없는거 같아요...
아저씨 : 아이고~! 감사합니다 제가 금방 그쪽으로 가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나 : 예~ 오시면 연락주세요 그럼 제가 1층 로비로 내려갈께요..
아저씨 : 예~~~~~ 선생님 그럼 가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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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남짓 지나서 오셧다고 연락하셔서 1층 로비 내려갔습니다.
전 민증을 봐서 그런지 한눈에 알아보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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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혹시 지갑 찾으러 오신분 맞으신가요???
아저씨 : 예... 그렇습니다.. 선생님...
나 : 네. 여기 지갑.. 그리고 안에 내용물 확인해 보세요...
아저씨 : 네.. 그럼 좀 확인하겠습니다...
확인한다고 지갑을 여시더니.. 바로 10만원짜리를 꺼내셔서 건내주십니다...
나 : 아니에요... -_- 이런거 받자고 드린것도 아닌데... 안주셔도 됩니다..
아저씨 : 아니에요... 받아두세요. 너무 감사해서 그래요... 받으세요...
나 :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아저씨 : 아니에요... 받으세요.
나 : *ㅆ$라#*#ㅇ#*!*!!~!@@ㅇ@#
아저씨 : #$%&&~~#&@#@^%%&~~~~@#*!ㄸ@
무한반복 중....................................
아저씨 : 포기하고 없던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다시 찾았으니
없던 돈이 생긴것과 같아요 부담가지지 말고 받아두세요...
나 : 음........ 그런 의미라면 만원만 주신다면 감사히 받을 수 있을꺼 같아요
그럼 아저씨도 저도 둘다 없던 돈이 생겼으니... 다 좋은거잖아요~
아저씨 : -_-^('이스끼가....끝까지 안질라구하네'란 표정이었음)
그럼 제가 만원 드리는셈치고 이거 받으세요...
라면서.. 제 손을 잡아채 돈을 억지로 쥐어주십니다.
되돌려 드리려고 해도 손사래 치시면서.. 뒷걸음질 하십니다 -_-...
아저씨 :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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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가시고 다시 옥상으로 올라가서 10만원짜리 수표를 들고 담배를 피며
우찌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부모님이 '쉽게 들어온 돈에는 욕심을 가지지 말고 쉽게 써버려라...' 라고 한 가르침이 생각이나.
문자 한통 보내드렸습니다.
[ 사례금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주신 사례금으로 사무실 직원들 간식과 다과에 사용할께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 예 그래주시면 감사합니다. 하시는 모든일이 잘되시길 바랍니다. ]
바로 아이스크림 케익 2개를 사와서 사무실에 계신 모든분들하고 나누어 먹었습니다..
음... 그리고 3만6천원이 남았는데 -_-... 이걸로 뭘 할까 고민중입니다.
망상(?) 할때는... 이런일이 일어나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꿀꺽 먹고 모른척 할까?????
주인을 찾아줄까??????
그때 당시에는 그냥 왠지 모르게 찾아주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좋은 일을 했다는 뿌듯함은 없고... ㅋㅋㅋ
현실에서도 생각한것 처럼 행동한것이 왠지 뿌듯했어요...
친구들과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을때 친구들도 진담반 장난반으로..
'야~ 그걸 왜줘~ 수표도 다 쓰는 방법이 있는데....ㅋㅋ 그치만 잘했다 이샠키얌.. 술사ㅋㅋㅋ'
어쩌면 지금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있고 배때기가 불러서(?) 그랬는지도 모르죠..
만약 돈이 없고 궁핍하게 생활하고 있었더라도 지금 같은 행동을 했을지는 참... 의문이긴 하네요!
오늘 착한 일 했어요...
ლ( ╹ ◡ ╹ ლ) 뿌잉뿌잉
아 슈팥.. 3줄이 안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