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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30983
    작성자 : 봄Ω
    추천 : 166
    조회수 : 13687
    IP : 112.150.***.72
    댓글 : 3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9/09/23 12:02:51
    원글작성시간 : 2009/09/23 01:49:03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0983 모바일
    군대에서 타로카드로 점치다가 사단장까지 만나게 된 사연(1)
    지금으로부터 한 3년전쯤 이야기야.
    중학교때부터 타로카드를 쳐왔고(지금은 끊었지만)한창 그 쪽 분야에 관심이 많을 때였어.
    재수하기전에 미술을 조금 하면서 학원에서 여자애들 점 봐주고 밥얻어먹고 그랬는데, 그 때 "아 시발 이게 돈되는 물건이구나"하는걸 깨달았던 청소년기 이후에 새롭게 타로카드란 녀석의 진면목을 알게된 때였지.

    내가 53사단 출신인데 내가 있었던 부대는 선임 후임사이에 벽이 굉장히 많이 허물어진 시기였어. 물론 훈련때가 되거나 잘못한게 있으면 완전 거품물고 나무랬으니까 완전 막장은 아니었고 나름 그게 미워서 그러는게 아닌걸 아니까 친구처럼 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냈지.
    내가봐도 괜찮은 분위기의 부대였어.
    그리고 거기서 내가 이병때 타로카드를 시작했다.
    반입도 허가됐고 고참들도 그런거 좋아해서 내무실에서 점봐도 아무도 뭐라고 안했지. 오히려 자기먼저 봐달라고 달려들고 PX에서 먹을거 사주면서 점좀 봐달라고 했을정도였어.

    그리고 그때 당시 내가 무슨 신통력이 있긴한건지 "XX상병님 다음 휴가때 여자만나다가 한방에 훅가십니다"라던가 1년사귄 여친이 있는 동기에게 "다음 외박때 나가면 깨지겠다"라는 점괘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기도 한 그야말로 내 타로의 "리즈 시절"이었어.
    물론 지금은 손놓은지가 좀 되서 다 까먹었지만 말야.

    여튼 나름대로 잘나가던 내 군생활에 핑크빛 물결이 넘실거리는듯 했지. 우리중대의 소문을 타고 타 중대까지 그 소문이 퍼졌고, 바로 윗층에 타대대 까지 소문이 좀 났다고 하더라.(한 건물을 두개의 대대가 같이 쓰고있어서)

    간부들한테까지 소문이 나기 시작한건 바로 그 무렵이었어.
    내가 본부중대였는데 우리가 대대의 제일 왼쪽 끄트머리에 있었고, 그 반대편 끄트머리가 6중대였는데, 6중대 고참들이 와서 나한테 점봐달라고 할때 쯤, 한마디로 개나소나 다 알고있을정도로 퍼졌을때였지.

    "자자 본부중대 주목! XXX일병어딨나?"
    "일병! XXX!"

    우리 중대장이 처들어온거야.
    훈련때도 집에 짱박혀서 낮잠쳐자다가 니들알아서 하라던 중대장이 갑자기 날 찾더라.
    솔까말 그 때 우리중대장은 짬이란걸 무척 중요시해서 일병이하들 한테는 눈길도 안줬거든. 무조건 고참급 병사들에게 지시내리고 일 이병들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어.
    그러니 중대장이 날 찾았을때 얼마나 내가 당황했는지 몰라.

    "XX야, 내가 소문은 들었다. 니 몸에 용한 신님이 들어있다고 하던데"
    "일병 XXX! 잘 모르겠습니다!"
    "야 다 알고왔다니까, 니 타로점 볼줄 안다며? 나도 그거좀 봐주면 안되냐?"

    그때 생각했지
    아 씨발 이게 무슨 알렉스 화분뜯어먹는 소리냐

    그때 난 간부들한테까지 내 소문이 들렸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그래서 부담이 정말 컸지. 게다가 어느정도 나쁜 점괘가 나와도 그냥 대충 흘려서 말할수 있는 우리중대 고참병하고는 틀리게 이게 중대장이다 보니까 안좋은말 하면 집합시키는거 아냐? 같은 불안감이 점점 쌓여갔어.

    "XXX 일병, 지금부터 카드 꺼낸다, 실시!"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점을 봐주긴 헀어.
    설마 나쁜점괘가 나올까 나와도 볼줄 모르니까 대충 둘러대서 말해야지. 뭐 이런생각이었지
    다행히 물어보는건 다들 거기서 거기더라.

    중대장이 우리랑 나이차이가 안나는 중위라서 그런지 연애문제랑 건강문제 돈문제 이런걸 물어봤어.
    그런거 점보는건 식은죽 먹기지 100중에 95는 저런 질문하거든. 다 패턴이 있어 이게.

    "아 중대장님 여자친구 있으십니까? 지금 결혼준비하시는거 같은데 말입니다."
    "오 맞다. 안그래도 내가 프로포즈 할라고 생각중인데 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거기서부터 완전 신들린 나의 말발이 시작되었지

    "지금 카드를 보면 이게 역방향이지 않습니까? 이 카드 그림이 죽음을 나타내는거 이게 이렇게 되있으면 생명의 소생을 나타내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카드배열에서 사신카드 위치의 의미가 "프로포즈 했을때의 상황"인데 쉽게 말하면 두 분의 관계가 프로포즈로 인해 새롭게 탄생된다는걸로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여왕카드인데 이게 정방향이고 이 위치의 뜻은 "프로포즈 후의 상황"입니다. 여기 여왕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지의 여신인데 여성성과 풍족함, 안정감등의 의미를 갖고있습니다. 완전 잘 어울리는 한쌍이십니다 ㅋㅋ"

    지금 내가 생각해도 진짜 뭐가 신이 들리긴 한듯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존나 진지하게 듣던 중대장과 뒤에서 군침을 꿀꺽 삼키는 고참들이 점괘에 빠져들고 결과가 나오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얼굴로

    "아 고맙다. 이 점괘 나온대로 조만간에 프로포즈 해봐야겠다 ㅋㅋ 아 땡큐! 고맙다! 내가 오늘 당직사령한테 말해서 TV연등 시켜줄게 ㅋㅋㅋ"

    아, 이 얼마나 환희에 젖은 순간인가
    마치 한밤중에 거실에서 가족들 몰래 야동보는 듯한 스릴감과 함께 한달묵은 변비가 내려가는듯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래. 그때가 이 이야기중 가장 즐거웠던 내 군생활의 "리즈 시절"
    그리고 일주일후, 나는 다 싸내린줄만 알았던 변비 찌꺼기가 아직 남아서 내 엉덩이를 철저하게 유린하는 듯한 그야말로 "똥줄 타는 경험"을 하게된다

    --------------------------------------------------------

    군생활 글보다가 제 경험담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시간이 시간인만큼 오늘은 여기까지...
    그리고 반말투가 기분나쁘신분들에게 양해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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