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열쇳말 "외.화.내.빈(外華內貧)"
'사상 최고가 아니면 꺼내지도 말라.' 요즘 대한민국을 수놓고 있는 사상 최고의 행렬이 국민들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사상 최고의 주가와 수출 기록. 그 이면에 사상 최고의 '빈부격차(양극화)'와 사상 최고의 '가계 빚', 사상 최고의 '개인 파산'이 공존하는 2007년 대한민국 사회. 그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상 최대의 잔인한 '쩐의 전쟁'. 벌써부터 현기증이 난다.
어제(18일) 코스피지수가 1806.88p, 코스닥지수가 818.11p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주식 시가총액도 992조 원을 넘어 1000조 원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고, 고객예탁금도 14조 원을 넘어 모두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종목 간 빈부 격차'도 세계 최상위권 수준이다. 지난 6월 11일 세계거래소연맹(WFE)의 최근 발간 자료인 <2006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시가총액 순위를 기준으로 상위 5%에 해당하는 85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 증권선물거래소시장이 77.0%로 집계돼 51개 WFE 회원거래소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상위 5%의 비중과 그 순위가 모두 과거이 비해 높아졌다.
한국 경제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을 주식시장이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1월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6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3260억 달러로 이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무역수지 흑자 폭은 2년째 감소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우리 경제의 '해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국민총소득(GNI)에 대한 수출·수입액의 비율이 '무려 9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2006년) 명목 GNI에 대한 수출·수입액 비율은 88.6%로 2005년(85.2%)에 비해 3.4%포인트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그만큼 내수가 부진하다는 것이며, 이처럼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게 되면 환율 급등락과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게 왜 심각한 문제인가를 증명해주는 지표가 바로 지난 6월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통계치다.
해외의존도 90%, 국내총'생산' 늘어도 국민총'소득'은 감소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0.9%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4.0% 성장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화환율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실질 국민총소득(GNI )' 증가율은 '정반대로' 지난해 4분기(전분기) 대비 0.9%가 감소했다. 실질 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분기(―0.5%) 이후 처음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이란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수출 및 수입가격, 환율 등 교역조건의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과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해외이자·배당손익 등을 말하며 우리 국민이 해외 생산활동에서 얻은 소득에서 국내 외국인이 국내에서 생산활동 등을 통해 얻은 소득을 뺀 것)을 더해 산출하는 것으로, 우리 경제의 '실질 구매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실질 GNI는 지난해 1분기 -0.5%, 2분기 0.8%, 3분기 0.5%, 4분기 2.5%로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유가 상승,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액이 18조 5000억 원으로 전분기(16조 원)보다 2조 5000억 원이 증가했고,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도 7000억 원의 적자를 내 실질 GNI가 뒷걸음질했다고 설명했다.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이 적자라는 것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생산 등을 통해 발생한 소득이 해외로 빠져나가 우리 국민에게 돌아간 몫이 그만큼 적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GDP는 늘었는데도 GNI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은 경제의 외형은 커지고 있음에도 '국민들의 실제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으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고용사정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 소득의 감소는 국민들의 지갑을 더욱 가볍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 규모는 점차 확대돼 겉모양은 화려해 보이지만 국민들의 후생은 오히려 감소하는 '외화내빈(外華內貧)'으로 경제의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갈수록 커지는 '소득격차'도 "사상 최대"
2007년 2월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연간 및 4.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2006년 전국 가구의 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7.64배로 통계작성 이후 최대였고,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척도인 '지니계수'도 0.351을 기록해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소득 5분위 배율과 지니계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함을 뜻한다. 이에 따라 지니계수도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나타낸다.
연도별 소득분배 추이 (자료: 통계청)
구분 2003 2004 2005 2006 2007(1~3월)
소득 5분위 배율 7.23 7.35 7.56 7.64 8.4(1분기 기준 사상최대)
지니계수 0.341 0.344 0.348 0.351 -
전국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盧 정권이 출범한 2003년 7.23배에서 2004년 7.35, 2005년 7.56, 2006년 7.64 등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고, 전국 가구의 지니계수도 2003년 0.341에서 2004년 0.344, 2005년 0.348 , 2006년 0.351 등으로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더군다나 통계청이 지난 5월 9일 발표한 <2007년 1/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8.4배로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아 '소득 분배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도 5.95를 기록해 사실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소득과 소비가 다소 살아난다 해도, 소득격차 즉 분배 상태는 '사상 최악'을 기록하며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13일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양극화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들인 지니계수나 소득 5분위 배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등이 모두 나빠지고 있다."는 질문에 "2004년까지 나빠진 것은 맞지만, 그 이후로는 현상 유지는 하고 있다."며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만 놓고 보면 약간 좋아진 측면도 있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아쉽게도 노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위 통계청 자료에서 보듯이 2004년 이후에도 현상 유지는커녕 더욱 나빠졌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우는 월급이 있는 근로자들이지만, 전국 가구의 통계에는 자영업자나 영세사업자 등도 포함돼 있어 전국 가구의 소득격차가 확대됐다는 것은 경제의 어려운 부분을 자영업자나 영세사업자들이 훨씬 더 많이 겪고 있기 때문인데, 대통령이 "도시근로자 가구는 약간 좋아졌다."며 얼버무린 것도 문제다. 아마도 노 대통령의 사고에는 자영업자와 영세사업자는 개념에 없든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눈밖에 없든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지난 5월 9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 1/4분기 통계치에는 전국 단위는 물론 도시근로자 가구조차 소득격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를 파산시켜 주세요" 전국이 '아우성', 벌써 6만명 신청
지난 2005년 5월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의 문유석 판사는 법원 내부 회보에 기고한 '파산이 뭐길래'란 글에서 자신이 파산부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사례들을 생생하게 공개하며, 개인파산자들을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로 모는 사회의 잘못된 시각을 조목조목 비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판사는 이 글에서 "개인 파산자들은 대부분 세 가지 종류"라면서 "빠듯하게 먹고 살다가 실업, 질병 등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된 사람들, 먹고살아 보려고 이것 저것 해보다가 망해버린 사람들, 자기 앞가림만 겨우 하는 처지에 부모형제, 친지의 빚 보증을 섰다가 같이 망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문 판사는 또 "우리는 신용불량자가 400만 명이라고 쉽게 숫자로 이야기하지만, 그 한 명 한 명은 숫자가 아니고 피가 흐르는 '사람'이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가정이 있고 부모형제가 있고 아이들이 있다."면서 "400만 명이 신용불량자면, 최소한 400만 가정이 빚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며 그 중 상당한 수의 가정은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괴되어 아이들이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거친 세상에 던져졌다."며 격정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그는 "도대체 '모럴 헤저드'의 표본인 남의 돈으로 흥청망청 신나게 쓰고는 자기 먹을 것은 다 숨겨 놓고 호화생활을 하며 파산 신청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평범한 판사들이 할 수 있는 마법은 한 가지 뿐이라고 고백했다. 그것은 "주문, 파산자를 면책한다."라고.
현재 대법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개인파산 신청자 수는 6만 2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7926명의 2.2배에 달했다. 2005년 같은 기간(8452명)의 7.1배에 이른다.
벌써 올 4월까지의 개인파산 신청자 수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2만 3691명의 절반(48.7%)에 달해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에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도별 개인파산 신청건수 (자료: 대법원)
구분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1~4월)
신청건수 1,335명 3,856명 12,317명 38,773명 123,691명 60,234명(전년동기 2.2배)
면책률 77.5% 89.5% 97.6% 98.9% 97.9% -
올해 들어 개인파산 신청은 1월에 1만 4950명, 2월 1만 3875명, 3월 1만 6232명, 4월 1만 5177 등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3월의 신청자 수는 개인파산신청제도가 만들어진 1962년 이후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분기 기준으로도 올 1분기 신청자 수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개인파산 신청은 2002년 1335명으로 연간 기준으로 처음 1천 명을 넘어선 이후 2003년 3856명, 2004년 1만 2317명, 2005년 3만 8773명, 2006년 12만 3691명 등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법원이 올해 들어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겠다며 개인파산 허가에 더욱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개인파산 신청 급증은 서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거기에다 개인파산 신청자 '후보군'도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모두 증가했다.
또한 기존에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물가도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 특히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1월 연 6.2%, 2월 6.25%, 3월 6.32%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서민들의 일자리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머리 위의 햇볕은 한여름이지만, 서민이 느끼는 세상의 온기는 한겨울이란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얼마나 빚을 지고 있을까. '쩐의 전쟁'의 결정적 도화선이 된 가계 빚과 그 빚에 허덕이며 하루 하루 '쩐의 전쟁 포로'처럼 살아가는 2007년 대한민국 서민들의 비참한 실상을 살펴보자.
<쩐의 전쟁> 가계 빚 '626조'가 도화선, '마동포 포로'만 450만
지난 6월 5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빚을 지고 살아가는가 하는 '통계치'(2007년 1/4분기중 가계신용 동향)를 발표했다. 그 결과 우리 국민들은 가구당 3660만 원의 빚을 지고 있으며, 전체 규모는 무려 586조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한국은행 통계에는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TV 드마라 <쩐의 전쟁>에 나오는 '마동포'(이원종 분) 같은 악덕 사채업자에게 저신용 서민들이 지고 있는 빚은 아예 빠져있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빚) 통계에는 연 66%를 넘나드는 초고금리와 유명 연예인 광고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대출 등 대부업체와 무등록 사채업자의 대출액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계 빚 규모(대부업 등 사금융 빚 포함)
구분 통계발표기관(발표일) 가계 빚 규모(이용자수) 1가구당 빚
금융권 빚(가계신용) 한국은행(07.6.5) 586조 5169억원 3668만원
대부업(사채) 빚 재경부(07.4.5) 18조원(329만명) 3780만원(금융권과 합계)
한국금융연구원(2005.8월)과 대부업계(2007년) 40조원(350만~450만명) 3918만원(금융권과 합계)
가계 빚 총계 종합(2007년) 604조 5169억원~626조 5169억원 3780만원~3918만원
이와 관련 지난 4월 5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사금융 시장 실태조사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부업계의 대출금액은 약 18조원, 이용자 수는 329만 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물론 실제 조사를 한 게 아니라 등록업체만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돌려 회신이 온 업체의 대부잔액을 토대로 추산한 액수일 뿐이다. 대부업계 생리상 드러내지 않고 사채업을 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실제 대부업계의 대출금액을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대부업계에서는 실제 국내 대부업체의 대출액 규모는 재경부가 추산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40조 원'에 이를 것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들 대부업자나 사채업자에게 빌린 빚이 금융권에서 빌린 빚보다 서민들에게는 훨씬 큰 부담감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대부업자(사채업자)에게 서민들이 빌린 빚까지 합쳐야 현재 국민들이 지고 있는 가계신용(빚)의 실제 규모라 할 수 있다.
결국 실제 가계신용(빚)의 전체규모는 605~626조 원에 이른다고 봐야한다. 이를 전체 가구수로 나누면 실제 1가구당 빚 규모는 무려 3800만~3900만 원에 이른다.
盧 정권 '서민 빚' 기하급수적 증가, 사상 최고 "경신 또 경신..."
한국은행은 지난 6월 5일 올 1/4분기 가계신용 통계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가계신용동향 보도시 유의점>이라는 경고문까지 달아 "가계부문의 부채증가 자체를 부정적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며 '가계신용(빚) 사상 최대' 류의 보도는 신중을 기하라며 언론사에 미리 주의를 줬다.
그러나 사금융 대출액을 뺀 한국은행 통계치만으로도 '가계 빚 사상 최대'가 확실하거늘, 탁상머리에 앉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통계치만 놓고 보도라도, 노무현 정부 임기 중에 가계 빚 규모가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노무현 정권 임기 동안에만 가계 빚이 무려 '147조 4571억 원'이 증가했다. 임기 동안 가계 빚이 33.5%나 증가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 엄청난 가계 빚 때문에 우리 경제가 겉으론 화려해 보여도, 내부에선 '시한폭탄'을 안고 제2의 경제위기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도별 금융권 가계신용(빚) 증가 추이 (자료: 한국은행-07.6.5)
연도(12월기준) 가계신용금액(가계대출액) 전년대비 증감(증감비율) 비고
2002년 439조 598억원(391조1193억) - 2002~2007년 3월까지 가계 빚 총 147조 4571억원 증가
2003년 447조 5675억원(420조 9383억) +8조 5077억원(+1.9%)
2004년 474조 6623억원(449조 3982억) +27조 948억원(+6.1%)
2005년 521조 4959억원(493조 4687억) +46조 8336억원(+9.9%)
2006년 581조 9635억원(550조 4313억) +60조 4676억원(+11.6%)
2007년3월 586조 5169억원(555조 2783억) +4조 5534억원(+0.8%), 전년동기(2006.3) 대비 +57조 7497억원(+10.9%) 2006년 3월 - 528조 7672억원(500조 8455억)
참고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빚)의 '통계 기준'에 따르면, 가계신용이란 '가계대출 + 판매신용'을 말한다. 그러나 실제론 가계대출이 전체 가계신용의 95%를 차지한다.
여기서 '가계대출'이란 순수 가계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예금은행,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신탁회사, 우체국예금계정, 보험기관,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사, 국민주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을 포괄한 개념이다.
또 '판매신용'이란 재화(물품)의 판매(생산)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신용) 거래'를 포괄하는 것으로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기관 및 백화점, 자동차, 가전사 등 판매회사가 제공한 가계신용을 말한다.
저금리 은행권 대출 줄고, '고금리 여신전문업체' 대출만 늘어
지난 6월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빚) 규모를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007년 1/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1·4분기) 현재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빚) 잔액은 지난해 말(4·4분기)에 비해 4조 5534억 원(0.8%), 전년 동기(2006.3)에 비해선 57조 7497억 원(10.9%)이 늘어난 '586조 516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신용 잔액 중 가계대출은 555조 2783억 원, 판매신용은 31조 2386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6년 추계 가구수(1598만 8599가구)로 나눈 '가구당 부채' 규모는 3668만 원으로 지난해 말 3640만 원에 비해 28만 원이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1·4분기 가계신용 잔액 증가폭(4조 5534억원)은 지난해 4·4분기 증가액(23조1459억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둔화돼 2005년 1·4분기(3조 568억원)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올 들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한 데다 주택구입 수요가 위축되면서 주택관련 대출이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 4178억 원으로 지난해 4·4분기(14조6230억원)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은행권이 취급한 대출 가운데 주택용도 대출 비중은 44.1%로 2004년 1·4분기(40.6%) 이후 3년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할부금융사(캐피탈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은행권보다 '고금리'인 여신전문기관(신용카드회사, 할부금융회사) 대출은 지난해 4·4분기 485억원 감소(-)에서 올 1·4분기에는 무려 7265억원 증가(+)로 돌아섰고,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국민주택기금 대출도 4348억원이 늘어 지난해 4·4분기(3713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편 2007년 3월 말 현재 금융기관 별로 '가계대출' 잔액을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348조 6401억 원, 제2금융권(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신탁·우체국예금, 보험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149조 2959억 원이다. 제2금융권 중에는 특히 신용협동기구(88조5298억)와 보험기관(51조3763억)이 많았다.
또한 여신전문기관(여전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25조 9665억 원이었고, 이 중 신용카드회사의 대출액이 17조 6270억 원이고, 할부금융회사의 대출액이 8조 3395억 원이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및 국민주택기금의 가계대출 잔액은 31조 3758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2007년 3월 말 현재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액은 555조 2783억 원이었다. '가계 빚 사상 최고'가 낳은 '쩐의 전쟁'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출처
http://www.ja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