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두 번을 연이을까 하면서도 다시 찾아 간 부남호 자락.
지난 번 조행 때 붕어가 제법 배를 부풀리고 있었지만 아직 완연한 산란은 아니라 판단해서
그래선 안되는 줄 알지만 또 찾았습니다.
역시금요일 퇴근 후 혹시 누가 자리를 차지했을까 가슴을 졸이며 도착하고 보니,
왠일인지 이 자리를 쏙 비워둔 채 좌우에 다른 조사분들이 자리를 했더군요.
밤낚시는 기대하지 않았기에,
갈대 몇 줄기 걷어 내 찌를 세울 자리를 두 군데 확보하고 낚싯대를 널어 두는 것으로 첫 밤을 보냅니다.
지난 주 좀 긴대를 꺼내 정면 쪽 갈대밭 언저리를 노렸더니, 아무래도 폐어망이 버려진 채 자리를 하고 있어서인지
걸림도 심한데다 입질은 전혀 없었기에 아예 중간을 비워두고 좌우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본격적인 피딩 타임을 맞습니다.
어찌보면 이 서너 시간 낚시를 위해 이틀 밤을 보내는 것 아닌가 싶군요.
정면 오른쪽 갈대밭 사이와 앞에 떨궈 둔 찌들이 그나마 한 차례씩 올라서서 공들여 채비를 안착시킨 보람을 맞게 합니다.
역시나 가장 잦은 입질은 맨 오른쪽 1.9칸 대에서 이루어 지는군요.
아마도 제 자리 오른쪽의 둥근 갈대밭 사이에 둔덕으로 이뤄진 갈대벽이 포인트 구실을 하는가 봅니다.
가장 공을 들였던 왼쪽의 두 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잔챙이들의 입질이 서너 차례 있었을 뿐이네요.
갑작스런 잉어의 출현과 지나가다 걸린 배스 (배서분들은 런커라 칭하는 50이 넘는 덩치)가 담담했던 붕어꾼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합니다.
배스는 사진이라도 남겨 둘 걸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그렇게 두 번의 밤과 두 번의 아침을 보냈건만 역시나 지난 주의 그 조황과는 비교되는 빈작입니다.
붕어의 산란이 막 끝난 듯 했고, 잉어의 본격적인 산란이 시작 되었나 봅니다.
이번에는 35 꽉 차는 붕어 한 수를 하이라이트로 마감합니다.
홀쭉한 배쪽에 비늘이 매끄러운 걸 봐선 산란을 한참 전에 끝낸 모양입니다.
아마도 산란 후 충분한 휴식 뒤에 먹이사냥을 하다 재수없게 낚싯꾼에게 걸려 들었나 봅니다.
내년 이맘 때 다시 들르기로 하고 하룻 밤 좁은 살림망에서 고생한 붕어를 미안한 마음 가득 안고 돌려 보냅니다.
내년에 사짜가 되어서 만나길...
이제 산란 특수도 끝나고 다시 본업인 꽝낚시를 시작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ㅎㅎㅎ
여름 더위가 끝날 때 까지는 미련 없이 그저 물 맑고 풍광 좋은 곳에서 보낼까 합니다.
더워지는 한낮의 날씨에 건강 조심해서 안전한 조행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