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만 보면 남자입장에서 쓰는 글인 것 같지만 제 (전)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답답해서 오유 분들의 의견을 좀 듣고 싶어서 글 써봅니다. ㅠㅠ 글이 좀 길어요 ㅠㅠ
엊그제 4년 정도 사귀던 남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이유는 남자친구의 제일 친한 친구 때문입니다. 남자친구한테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34살인 지금까지 가장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남자들 말로 불알친구라고 하죠? 오래되고 그만큼 서로 뗄 수 없는 사이인거 알고는 있는데 저는 그 친구가 정말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너무 싫습니다.
4년 전 저희가 사귀기로 하고 두 달쯤 됐을 때인데 우연히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건 제 잘못인거 압니다. 아무리 사귀는 사이여도 서로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하는데) 그렇게 확인한 친구와의 대화내용은 말 그대로 판도라의 상자였습니다. 며칠 전에 그 친구와 노래방(도우미가 나오는 그런 노래방이요.)을 다녀왔더라고요.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남자친구의 파트너가 남자친구 취향이었고 금액은 각자 30만 원 정도(?)였다는 말이 오고갔습니다. 그 당시에 크게 화를 내면서 오빠를 추궁해보니 자기는 진짜 아무짓도 안하고 친구가 가자고해서 가서 술만 마셨다고 진짜 명백하다고 얘기했고 저도 그때는 남자친구와 이제 막 사귄지 2달 정도였고 좋아하는 마음도 커서 용서하고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근데 그 친구는 너무 싫더라고요. 원나잇도 하고 여자랑 잠자리를 한 걸 자랑하고...) 뭐 그 뒤로도 유흥업소는 안가더라도 그 친구만 만나면 술 조절 못하고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면 일찍 들어가는 거고 새벽 4-5시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는걸 반복했습니다. 그치만 그 친구도 일이 점점 바빠지고 남자친구의 직업 특성상 평일엔 시간내기가 힘들어서 한동안은 예전처럼 만나도 새벽까지 마시지는 않고 몸을 사리더군요. 그런데 최근 타지에 살던 친구 중 한명이 장사를 할 생각으로 저희가 살고있는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남자친구는 자주 친구들하고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들하고 만나는 날엔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건 당연하고요.
그리고 두달전... 네... 압니다. 그걸 봐서는 안된다는 걸 근데 또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봤습니다. 혹시나하고 카톡 대화를 봤는데 역시나 세명이서 노래방에 또 갔었더라고요. 심지어 그 중 한명은 유부남인데 잠자리도 하였다고... 그 카톡을 보자마자 남자친구와 정말 크게 싸웠습니다. 예전에 노래방 한번 다녀오긴 했지만 그 뒤로는 항상 술 마시면 누구랑 마신다 어디서 마신다 얘기도 잘하고 (물론 술에 항상 취해서 마지막엔 연락이 안됐었지만) 진짜 믿고있었는데 또 그 친구와 노래방을 갔었다는거에 믿음이 산산조각이 나더라고요. 남자친구는 친구들이 가자고해서 어쩔 수 없이 분위기 맞추느라 다녀왔는데 니가 생각하는 나쁜 짓은 정말 안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길래 그 친구와 인연을 끊으라고 했습니다. (연애하는 중간중간 항상 싸움의 원인에 친구들이 개입되어서 친구들 문제만 아니면 저희 둘은 싸울일도 별로 없었거든요 이런 짜잘하게 싸운 얘기들까지 여기에 쓰기엔 너무 글이 길어져서 쓰지는 않겠습니다.) 친구와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못하지만 이제부터는 만나는 횟수도 줄이고 저한테 항상 얘기하고 12시전에는 집에 들어가겠다고 신신당부를 하길래 믿어줬습니다.
그런데 아니었더라고요. 저한테 그 친구만 쏙 빼고 다른 친구 만나러간다고 얘기하거나 그 친구 만날 때는 미리 얘기도 안하고 오히려 숨기면서 만나는거 보고도 참았었는데 19일 지난 월요일에 결국 터졌습니다. 하루종일 연락이 잘 안되다가 밤 10시에 친구 만나러 나왔다는 말에 (평소엔 친구 이름 얘기하면서 미리 나가기전에 전화를 했었는데 그런거 없이 친구만난다는 카톡에 그 친구라는걸 단번에 알겠더군요.) 왜 미리 얘기안하고 나가냐 그 친구 만나는거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 그러느냐 다그치니 오히려 저한테 화를 내고는 전화를 끊더라고요. 그래서 카톡으로 오늘은 연락하기 싫으니 연락하지말라하고 전 12시에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있고 카톡도 여러 개 와있길래 확인을 했는데 남자친구가 욕을 써가며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진짜 너무 어이없어서 니 말대로 헤어지겠다고 도저히 지긋지긋해서 못만나겠다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전남친한테... 예전처럼 변명을 늘어놓으며 다시 만나자고 하더군요. 남자친구랑 저는 진짜 둘 사이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잘 사귀고있었고요. 그런데 항상 그 친구만 만나면 술도 자제 못하는 꼴이 보기 싫어서 단호하게 얘기했죠. 친구랑 인연을 끊으라고 그렇지않으면 난 다시는 남자친구를 볼 생각이 없다고... 그랬더니 어떻게 너를 만나기위해 제일 친한 친구랑 연을 끊냐고! 무슨 그런 조건을 거냐고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랍니다. 여자친구 때문에 제일 친한 친구랑 연 끊는 경우가 있냐고! 오유 분들!! 어떠세요? 네... 저도 이런거 묻는거 웃깁니다. 그냥 제가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그만이예요. 알아요. 근데 남자친구의 저 당당함이 너무 답답합니다!! 제가 항상 말버릇처럼 그 친구야? 나야? 나랑 사귈꺼면 친구랑 만나지말라고 얘기했는데도 그렇게 친구가 좋으면 저한테 헤어지자고 하고 친구랑 자유롭게 만나면 되는건데 저도 만나고 싶고 친구도 만나고 싶어하는 남자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안됩니다.
결혼까지 하고 싶은 여자친구가 본인의 제일 친한 친구를 싫어합니다. 그리고 무작정 싫어하는것도 아니고 이유를 들으면 납득도 됩니다. 오유 분들~ 여자친구가 친구랑 인연을 끊으라고 하는데 그런 경우에 친구와 인연을 끊으실 수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