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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를 처음 접한 나이 열아홉, 지금 서른이니 11년이 되어간다.
지금은 와우에 지쳐서 쉬고 있는 상태이다.
와우를 시작 한지 어느 순간부터 나는 와우란 게임에 노예가 되어 있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그 게임속 안에서 지존에 달성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군 입대 전 이미 명예 시스템을 정복했었다. "대장군" 이라는 칭호를 달기 위해선 약 3달 동안
게임을 미친듯이 투자를 했어야 했다. 밥도 굶고, 햇볕도 일주일에 한 번을 보기 힘들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호드 캐릭 모든 직업 만렙을 달성한 상태이고,
일주일에 한 번 캐릭터 마다 레이드를 가서 최고의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하루에 한 번 모든 전문기술 변환에, 일일영던을 꾸준히 돌아야 했다.
어느 순간 '내가 대체 이런짓을 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캐릭을 레이드를 돌기 시작하면서,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 항상 잡던 보스 몹과 마주하게 되고,
쉽게 잡던 보스몹한테 전멸이라도 하면 열이 받았다.
동료들한테 화도 냈었다.
"이딴것도 하나 처리 못하냐" "템 부족하고 공략도 모르면서 왜 왔냐"
어느 순간 또 '내가 왜 화를 내면서 게임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빠르게 아이템을 맞추고 싶으면 몇 주 정도 완벽한 파티를 모아서 레이드를 해야 한다.
하다보면 어느정도 아이템을 맞추게 되고, 할게 없어서 또 레이드를 간다...
모든 레이드를 다 돌면 레이드 던젼 주기가 풀리기까지 일주일을 기다린다...
'아! 언제 기다려...' 캐릭 하나를 더 키운다...
두개의 캐릭을 다 돌려도 시간이 남는다...
부캐 한개를 더 키운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어서 어느 순간 10개의 캐릭이 만렙이 되어 있었다...
와우는 템 맞추기 너무 힘들어 평판도 그렇고...
이렇게 열심히 해서 아이템 맞춰봤자 다음 확장팩 나오면 모든걸 잃은 느낌이랄까?
'후... 재미 없구나...'
다섯 달만에 접속하는 와우...
캐릭 생성도 하지 못하는 나는 타섭에 얼라이언스 노움 캐릭을 만들어 보았다.
처음 하는 퀘스트에 처음 가보는 던젼...
버스만 탔던 나는 오랜만에 저렙끼리 던젼을 돌았다.
미친듯한 전멸... 하지만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다... 재밌었다~
이제 생각났다...
처음 받은 시험의 골짜기에서의 퀘스트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파템 도끼
첫 오그리마에서 느꼈던 웅장함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새로운 스킬들
있는 돈 다 털어서 샀던 백골마
지금 이 순간에도 와우에는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변한건 나 자신이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최고의 템을 맞추기 위해 최고의 데미지를 주는 위한 미터기의 노예가 되어있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던 그 때의 감동을 잊어버리고
매일 쫓기듯이 반복되는 던젼만 돌고 있지 않은가...
게임은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다... 나는 와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나는 아이언포지의 웅장함을 느끼고 있다.
이제 와우라는 게임을 즐겨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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