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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소리, 돋보이는 연기가 일품인 성우 '김현심'은 게임 업계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06년 투니버스 공채 성우로 데뷔한 김현심은 올해 데뷔 10년을 맞이한 베테랑 성우다.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 분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한 그녀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유란'과 '진소아',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의 '베인'과 '니달리' 등의 목소리로 유명한데, 최근에는 블레스와 브레이브스 등의 신작에도 참여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다.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배우로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밝힌 데뷔 10년의 베테랑 성우 김현심, 그녀를 게임조선에서 만났다.
Q. 과거 김묘경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한다고 밝혔는데?
실제 김묘경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시도했고 SNS를 통해 팬들에게 알렸다. 이후 여러 관련 업체들, 특히 게임 업체에서 연락이 쏟아졌다.
게임 오픈 수개월 전부터 미리 레코딩을 작업하는 게임의 특성상 계약서 갱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연락들을 연달아 받으면서 개명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개명을 철회했다. 김묘경이 아닌 성우 김현심으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Q. 근황이 궁금하다.
바로 어제도 신규 게임레코딩에 참여했다. 타이틀과 캐릭터 명은 아직 밝힐 수 없으나 강렬한 캐릭터로 연기해 스트레스를 확 풀고 왔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또 얼마 전 MBC 툰드라쇼에서 '꽃가족'이라는 웹툰 드라마에 출연해 제 본명과 같은 연구원 '김현심' 역으로 출연했는데, 곧 꽃가족 시즌2 촬영을 앞두고 있어서 연구원 김현심 역으로 다시 찾아뵐 것 같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레코딩 등 성우 본연의 일도 활발하게 하면서 스크린 연기자로서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Q. 평소 즐기는 게임은 있나?
레코딩에 참여한 게임은 게임이 오픈하면 한 번 씩 플레이한다. 깊이 있게 즐기기에는 여건이 어렵고 연기한 캐릭터를 모니터링하는 차원에서 맛보기 수준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평소에는 단순한 게임을 좋아해 어머니와 함께 '테트리스'와 '컬러리스'를 함께 즐긴다.
Q. 성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나?
학창시절에는 김경호 등을 동경하며 락커가 되어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했고 졸업 후에는 소속사에 들어가 가수 지망생, 가이드 보컬로 활동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가수 데뷔를 꿈꾸며 무명시절을 보냈는데, 당시 SBS에서 방영한 '진실게임 가짜를 찾아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짜 성우를 찾아라'편의 출연자를 모집했고 호기심이 생겨 응모했다. 그리고 가짜 성우로 방송 오디션을 보았는데, 담당 작가님이 샤론 스톤 목소리(성우 강희선)와 목소리가 비슷하다며 출연이 결정되었다.
쟁쟁한 성우 선배님들 사이에서 가짜 성우를 연기했고 방송 녹화가 끝나자 방송에 함께 출연한 최원형 선배님과 MC였던 이경실 씨가 성우 데뷔를 권유하면서 그때부터 성우의 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Q. 성우 이전에는 보컬과 CF모델, 연극배우 등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성우 데뷔를 준비하던 인디 성우 시절 결혼식 CF 내레이션 녹음을 의뢰받아 CF 현장을 찾아갔는데, 현장을 방문한 경영진이 드레스 촬영을 권유해 내레이션과 드레스 모델을 겸했던 것이다.
또 연극배우로 짧게 활동했는데, 역시 성우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연기력과 자신감을 채우기 위해 극단에 들어가 '굿닥터'라는 연극에 참여했었다.
굿닥터 공연이 모두 끝나고 투니버스 성우 공채 6기 모집이 시작되어 응시했는데, 연극을 경험하며 향상된 연기력이 큰 도움이 되었고 운도 작용한 것 같다.
Q. 투니버스(CJ E&M) 공채 6기 성우로 데뷔했다. 당시 입문 과정이 궁금한데?
투니버스는 공개채용 공고를 발표하면서 문안을 공개하면 성우 지망생들이 CD 플레이어로 녹음해 접수처에 제출해 응시하는 방식이다. 투니버스 성우 공채 6기 모집도 대본을 문안으로 공개했고 여자 단문 중 하나였던 푼수 과 연기에서 희비가 갈렸던 것 같다.
많은 응모자가 깜찍한 여자 아역으로 푼수 과 연기를 했는데, 차별화된 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T! E! R! R! O! R!' 부분에선 오페라 형태로 연기하고 '다들 뭐해!' 부분을 "다들~ 뭐해!~" 이런 식의 안성댁 느낌으로 연기했다.
여기에 응모 순서도 운이 좋아 응시 번호는 13번이었는데, 당시 공채 응시자가 1,500명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앞번호였다.
심사를 총괄하던 신동식 PD가 내 연기를 듣고 너무 웃겨서 이후 다른 응모자의 아역 연기가 귀에 잘 들리지 않았다는 후일담을 전해 들었다. 그렇게 나만의 차별화시킨 연기와 응시 순서가 성우 데뷔에 크게 도움된 것 같다.
▲ 투니버스 공채 6기 여자 단문 대본
Q. 성우 데뷔 당시 에피소드는 없었나?
투니버스에 입사하고 1주일이 지나자 바로 공채 6기에 단편 애니메이션 '몬스터 어린 그리머'의 레코딩이 주어졌고 각자에게 괴물 배역이 주어졌다.
나를 비롯한 투니버스 성우 공채 6기 모두의 데뷔 작품이 된 셈인데, 신입 성우 10명 모두 배역을 바꿔가면서 연기했고 투니버스의 PD들이 신입 성우들의 연기력과 호흡 등을 점검했다.
그런데 성우로 정식 데뷔 전 인디 성우로 활동하면서 19금 애니메이션, 성인물 레코딩을 다수 경험했고 그 특유의 풍성한 호흡들이 뜻밖에도 괴물 배역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데뷔작 연기였음에도 예상 밖으로 편하게 거친 숨소리의 괴물 연기를 레코딩했고 녹음이 끝나자 신동식 PD 등 모니터링하던 PD들이 호흡 연습을 많이 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사실은 이전에 경험한 성인물 레코딩이 도움되었던 것인데, 차마 그 자리에선 말하진 못했다.
Q. 여자 성우치고 괴물과 동물 연기가 많다. 그것이 계기였나?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성우를 지망하기 전 보컬로 활동한 경험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괴물이나 동물 배역이 주어지면 신나게 샤우팅하며 연기한다. 괴물과 동물 배역을 연기하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려 개인적으로도 괴물과 동물 레코딩을 좋아한다.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맡았던 '러프넛'이라는 쌍둥이 드래곤 배역 등 애정 하는 괴물 캐릭터가 다수 있다.
Q. 출연 작품이 상당한데,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지금까지 참여한 레코딩 작업 대부분은 기억에 남는다. 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 하나를 꼽으라면, 블레이드앤소울의 '진소아' 다.
진소아의 컷신 연기 중 진소아가 취해서 주인공에게 애교를 부리는 '취중 애교' 장면이 있다. 성우 데뷔 10년을 맞이했지만, 지금까지 유일하게 술 취해서 애교부린 캐릭터다. 평소 성격 때문에 술 취한 캐릭터, 특히 애교를 부려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막상 연기하고 보니 재미있었다.
Q. 게임 레코딩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넥슨과 엔씨소프트, 블리자드, 라이엇 게임즈 등 게임사에서 같이 작업하는 분들 대부분 성우로 정식 데뷔하기 전인 인디 성우 시절부터 봐왔던 인연들이다. 그분들과의 오랜 인연들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리그오브레전드의 베인이나 블레이드앤소울의 유란과 진소아 등 매력적이고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게임 레코딩은 익숙하고 편하다. 대체로 게임 레코딩에선 '애드리브'를 폭넓게 허락되어 더 자유로운 캐릭터 연기가 가능하고 작업 결과도 만족스럽다. 활동 영역의 확대도 성우로서도 고마울 따름이다.
Q. 과거 레코딩한 게임들이 최근 런칭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새로운 신작들로 계속 대중과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지난 2월에 오픈한 블레스의 레오니라는 여자 캐릭터를 연기했다. 블레스에서 배드신으로 화제가 되었던 컷신의 여자 캐릭터다. 게임 레코딩에선 처음으로 연기하는 배드신이지만, 19금 레코딩 경험은 풍부(?)하고 영상도 짧아 때문에 무리가 없었다.
단지, 그 배드신을 완성하기 위해서 네오위즈 남자 관계자 둘이서 모션 캡쳐를 했다는 후일담을 소문으로 들어서 당혹스러우면서도 웃음을 연발한 기억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엑스엘게임즈의 신작 '브레이브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남자 전사 캐릭터는 오랜만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Q. 게임 업계에서 성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성우가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게임업계가 새로운 신인 성우들을 발굴해 다양한 목소리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주길 바란다.
Q. 평소 성우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가 있다면?
성우라는 직업에 만족하며 연기한 캐릭터가 대중과 마주할 때 보람을 느끼지만, 그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경험들이 있다. 2년 전 카페에서 휴식을 가지던 중 카페 앞을 지나가던 청소년들이 '베인' 목소리, 김현심 성우라고 알아보면서 다가와 사인을 요청했다.
이전까진 별도로 마련된 무대나 성우 팬이 아닌 이상 성우 김현심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날 처음으로 일반 대중이 길에서 날 알아봐 주었고 그 느낌이 생소하면서도 기뻤고 감사한 마음에 사인 요청을 응했다.
지난 2014년 말 스포티비게임즈에서 사이퍼즈 신규 캐릭터의 목소리를 찾는 성우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사이퍼즈'를 진행했다. 사이퍼즈에서 캐릭터 '리사'를 연기한 인연으로 보이스 오브 사이퍼즈의 심사자 중 한 명으로 오디션 행사에 참여했다.
많은 참가자가 좋은 목소리, 좋은 연기력으로 경합을 벌여 즐거웠는데, 이전에 지도한 제자가 오디션에 나와 최종 우승했다. 공식 행사여서 겉으로 드러내진 못했어도 제작의 발전이 속으로 무척 기뻤다.
Q. 성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성우 활동 외에도 성우 학원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고 매년 수천 명의 응시자가 성우 공채에 응시해 엄청난 경쟁률을 보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성우를 지망한다면, 성우가 어떤 직업이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면밀하게 살피고 진로를 결정했으면 좋겠다.
성우는 목소리가 전부는 아니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는 연기자, 목소리 배우로 연기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목소리가 특이하다고 성우를 도전하지 말고 반드시 연기 공부를 병행하길 바란다.
Q. 어떤 성우,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어린 시절 즐겨 보았던 외화들, '브이(V)'의 마크 싱어를 연기한 양지운 선배님이나 제인 배들러를 연기한 이경자 선배님, '천사들의 합창'의 히메나 선생님을 연기한 문지현 선배님의 연기가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하다.
성우로 데뷔하고 생긴 욕심인데, 내가 기억하는 선배님들처럼 성우 '김현심'하면 생각하는 캐릭터 연기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다. 또 연기를 갈고 닦아 팬들은 물론이고 대중으로부터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성우,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최근 게임을 마약 중독에 비유하며 게임 산업을 위축시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성급한 일반화이며 게임은 건전한 취미이며 여가 수단이고 무궁한 가능성을 지녔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게이머가 절제하지 못하고 목숨을 걸며 게임을 즐겨 사회 문제를 일으킨 것뿐이다.
이러한 사회 문제로부터 관계 기관이 해야 할 것은 규제가 아니라 올바른 게임 문화 정착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이머들 역시 건전하게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성우 김현심, 앞으로도?계속 연기자로 노력할 것이며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을 찾아가겠다.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하며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다.
[전영진 기자 [email protected]] [gamechosun.co.kr]
출처 | http://www.gamechosun.co.kr/article/view.php?no=133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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