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금지란 기사 밑에 체벌반대하시는 분 들이 많으셔서...
그냥 내년에 임용고시를 봐서 교사가 되고 싶지만, 힘들거 같은 사람의 말 좀 들어봐주세요...
요즘 선생님 자질부족이네 뭐네 말이 많더라구요...
체벌없이 사랑으로 이끌어가라느니...
혹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라는 책 읽으셨나요? 아니 영화도 좋고요....
네. 거기 나오시는 선생님 진짜 존경합니다.
근데요, 전 그렇게 못하겠네요-_-
이렇게 헌신하는 선생님? 물론 있죠. 근데 여러분 담임은 아니에요...
왜 그런가 한번 알아볼까요?
처음엔 사범대생이 뭘 배우나 써볼까요?
교육학 개론
교육 철학(+교육사)
교육 심리학
교육 공학
교육 행정학
교육 사회학
(과목별) 교과 교재 연구론
교육 과정(+교육 평가)
네... 일단 문과에서 배우시는 사회과목을 전부 '교육'이란 이름만 붙여서 몽땅 공부해야합니다.
참고로 전공과목은 저거 두 배 분량.
교육학은 딱딱 정리되있고, 출제되는 것도 눈에 보이는 데. 전공과목은 과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짜 범위가 넓고, 어디서 어떻게 나오며, 뭐랑 뭐가 엮여서 출제될 지... 수능처럼 '교과서'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서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따위가 없죠.
거기에 위에 사진... 뉴스... 네. 임용고사 경쟁률 빡쎕니다.
심지어 사회는 아예 뽑질 않고...
네... 이쯤되면 이해하셨나요?
교사가 될려면, 일단 학생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열정, 사명감'을 키울 시간 따위 없습니다.
그냥 닥치는 대로 머리에 쑤셔넣고, 유형뽑아서 예측하고 풀어내고...
학생들을 이해하고자 '교육심리학'이란 걸 배우긴 배우죠.
근데 오유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인생은 실전이라고 존만아'
네. 저렇게 임용고시문제를 맞추자고 정리된 강의 백날 들어봤자 진짜로 아이들의 심리를 파악해서 어떻게 대처하는가, 알 수 없어요.
어쨌건 개고생해서 선생님이 됬다고 칩시다.
그렇게 교편을 잡게된 사람이 아직도 열정이 남아 있을까요?
씨foot. 까놓고 말하죠. 교사가 진짜 되고싶어서 죽어라고 공부해서 겨우겨우 교사가 된 사람이 그 정열을 아직도 가지고 있을까요? 네... 진짜 열정을 가진 사람은 있다고 생각하실거에요.
왜 그렇게 생각이 비뚤어졌냐고 악플다시는 분도 있겠죠. 니가 열심히해라, 너부터 생각머리를 고쳐라...
근데 말이죠. 진짜루요. 그런 사람 없어요. 아니 있기야 있겠죠.
정열+공부 잘 함+운도 좀 좋음+인간성도 좋음
이 난관을 전부 클리어한 그야말로 천상 선생.
근데 제 주변에는 없어요. 여러분 주변에도 없다구요.
솔직히 저렇게 교사들 몰리는 것도 열정가진 사람 많아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대기업 입사한 사람들이 정말 그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서 그러는 사람 많을까요?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말 공무원이 어렸을 때 부터 꿈일까요?
교사는 그런 직업 아니다 하시는 분도 있을 텐데. 근데 우리 시점에선 똑같아요.
솔직히 그냥 '일정 자격을 가지면 치룰 수 있는, 그나마 경쟁률 낮은 공무원시험'
이런 인식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그게 현실이랍니다...
그나마 신임교사는 자그마한 사명감, 열정은 남아있을 거에요. 고생해서 교사가 됬으니 잘해보자.
근데 40넘어간 선생님들은? 그 때까지 열정이 살아있는 분 계실까요?
아까 언급했던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거기 선생님 진짜 대단하죠. 학교끝나고 알바해서 그 돈으로 애들 책을 사주고.
수업도 틀에 구속되지 않은 자기만의 독특한 수업을 하고.
우리나라에선 그러기 힘들다는 거... 아시는 분 아시죠?
선생님들 업무 존나 많은 거 아시죠?
애들 줄었다고 선생까지 감축했지만, 그렇다고 행정적인 업무가 줄어드는게 아니니까요.
하하...저 이번에 교생나가려고 이 학교 저 학교 전화했는데 뭐라는지 아세요?
"다 바빠서 서로 교생을 자기가 안 맡겠다고 미뤄서 못 하겠음" 이럽니다.
물론 대놓고 저렇게는 말 안합니다. 이리저리 돌려서, 좋게좋게 말하지만 요약하면 저거에요.
어찌어찌 모교로 가기는 했지만... 이게 우리나라 현실인 걸요.
학생 신경써주고 싶어도 시간을 안 줍니다.
그럼 짧고 효율적으로 학생들이 따라주는 방법을 선택해야죠.
체벌Vs상벌점
하하.... 여러분은 이 두 가지로 싸우시던데.
제가 볼 때는 정치판에서 '여당이 좋다, 야당이 좋다' 수준으로 싸우는 거 밖에 안 보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
무작정 '좋은 선생님이 되라'라고 요구하지 말하주세요.
정책과 환경을 바꿔주고, '좋은 선생이 되도록' 유도해주세요...
세 줄요약
1. 예비교사는 임고공부한다고 인성교육 이런거 신경쓰기 힘들다.
2. 그래서 니 주변에 니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 없다.
3. 그러니가 순순히 교사 임용 인원을 늘리시면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영화라도 좋으니 꼭 한 번 보세요.
실화라서 더 감동적이지만.
우리나라엔 이런 거 없고,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하면 정말 씁쓸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