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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07876
    작성자 : 헤이트브리드
    추천 : 1
    조회수 : 1498
    IP : 211.207.***.243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2/03/26 00:44:02
    http://todayhumor.com/?gomin_307876 모바일
    여자 중학생 가르치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여자 중학생 가르치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사는 대학생입니다.

    전 이전에 수학/과학 중, 고등학생 과외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습니다...

    서울시 동행 프로젝트라고 해서 지역 복지 단체를 통하여,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에게 

    영어를 멘토/과외 식으로 가리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2번밖에 가르치진 않았지만, 너무 힘들고 여러분의 조언을 받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중학생 여자 아이의 영어 과외/멘토 를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날에 그 아이를 본 순간 전 너무 아이같고 귀여웠지만,

    그 아이는 전혀 아니더라구요.. 제가 맘에 안들었나봐요.. 그 아이가 바라는 여자선생님이 아니라는 것이죠;; 

    저도 남자 중학생 2명 이라고 알고있었는데 급히 바뀌어서 여자 아이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처음이니까 어색하고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서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0]

    첫날이 화이트데이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인가 그랬어요.. 

    첫 만남이고 하길래 페레로로쉐 T-3 조그만 초콜릿을 하나 선물로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받는 태도부터 영 아니었어요;;; 

    고맙다는 말도 없을 뿐더러 제가 준 초콜릿을 그냥 놓고 가더라구요...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주는 사람의 성의가 있는건데;;

    아무리 싫어도 고마운 척이라도 좀 해야되는것 아닌가요?? 전 못본 척 했습니다만... 마음은 편치 않았죠;;

    그렇게 첫 날에는 제가 이런식으로 수업하겠다 하고 금방 헤어졌습니다.



    두번째 날에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역시 절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봉사활동이라는게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냥 그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만 있다면, 또 그 아이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전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더 바라는게 없어요..

    그런데 그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1]

    그 아이는 좀 부정적인 아이입니다.

    전 가능하면 그 아이의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여 시험 성적을 잘 받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중간고사 날짜까지 계산 해 보니까 1장의 반 정도를 하면 적당한 진도라고 생각했지요..

    그 아이에게도 말을했어요.. 우리가 중간고사때까지 맞추려면 1장의 반 정도를 나가야 되^^ (대답도 잘 안해요;;)

    처음에 진도를 맞추며 가르치니까 "아.. 학교에서 배운걸 왜 또 해..."

    어쩌다 보니까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조금 더 나가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학교에서 안배웠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미리 배우고 학교에서 또 들으면 많이 도움이 될꺼야 열심히 하자^^' 했지요..

    하던 도중에 역시나 중얼댑니다.. "아.. 학교 진도에 좀 맞추어서 하지 왜 미리나가;;..."

    이 정도는 애교에 불과합니다..


    [2]

    친해지고 싶어 칭찬과 추켜세우는 말을 많이했어요;; 오 정말 잘하는데?? 대단하다~ XX이 학교에서 인기 많아보여~ ^^ 등등의 상투적인 말이죠;;;

    그러다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농담 같은거 하잖아요 가끔.. 쉽죠잉~ 뭐 이런거??

    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아 웃기려고 하지마세요 재미 하나도 없어요.."

    네 여기까지는 제 잘못이겠죠;; 점점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3]

    중학교 첫 수업 내용이 이런 부분이 있어요

    How do you do?? How's it going?? How are you?? What's up?? 이런 표현들로 안부를 묻는 표현이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가르쳐주었어요.. 이런 표현들은 친구끼리 '잘지내냐??' 이런식으로 편하게 물어볼수 있는 표현들이라고.. 친구들끼리 써보라고..

    '또 나중에 선생님하고도 통화할 일 있으면 이렇게 영어로 대화하고 그러면 좋잖아 그지??^^'

    그 아이의 대답.. "선생님이랑 통화할 일 없거든요.."

    아 그래;;; 미안;; ㅡㅡ;;


    [4]

    그 아이와 친해지고 싶어서 어쩌다 보니까 좋아하는 가수 이야기가 나왔어요~

    카카오톡에 보이그룹?? 사진을 올려놓았더라구요 역시 어린애라서..

    그래서 물어봤어요.. '가수 누구 좋아해?? 카카오톡 사진에 있는애들 좋아해?? 걔들 누구야??' 

    카톡에 노랑머리 보이그룹 친구들이 생각났고, 이런 질문으로 친해질 줄 알았어요;;

    대답은.. "걔?? 걔라고 하지마세요"

    ㅡㅡ;;; 어쩌라는거지.. 좀 어이없지만 그 아이 수준을 맞춰줘야할 것 같았어요;;

    '아... 그래;;; 그럼 그분들은 누구셔??'

    "그분이라고 하지마세요 선생님보다 완전 젊거든요??"

    어쩌라는건지;;; 걔도 안되고 그분들도 안됨;; 뭥미?? 틴탑이라고 하는데 난 처음들어봄;;;


    [5]

    최대한 수업을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권위주위적이지 않고 친구처럼 오빠처럼 가르쳐주고싶었어요;;

    그때 이 아이가 말합니다...

    "선생님 이성친구 없죠??"

    네.. 저 공대입니다.. 그게 아이에게 느껴진건지 제가 너무 심하게 치켜세워 주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아니야 선생님 얼마전까지만해도 여자친구 있었고, 주변에 친구들도 좀 있어~' (fact입니당..^^)

    "에이;; 전에 있었던 거잖아요.. 딱봐도 없어보여요.."

    없어보인다니 할말 없네요;; 요새 아이들은 눈이 높아요 틴탑 정도 되어야 합니다 ^^ ㅋㅋㅋㅋㅋㅋ


    [6]

    수업중에 제게 물어봅니다.

    "선생님 학교 어디라고했죠??"

    네 저 인서울 4년제 다니고 있습니다.. 공대라면 꿇리지 않는 그런 대학교입니다.

    '아 선생님 xx대학교에 다니고 있어~ 어딘지 알아??'

    "거기가 4년제에요 2년제에요??"

    '4년제야 아직 중학생이라 잘 모를수도 있을꺼야~'

    "... 듣도보지 못한 대학교네;;.."

    여기서 살짝 욱 하더라구요;; 나름 전 제 학교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래.. 넌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 꼭 가라~'

    "서울대 아무나 가나요;; 인서울이면 괜찮다고 하긴 하던데.."

    '그래 인서울이면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해야되~ ^^'

    "아 됬어요;;... 듣도보지 못한 대학교면서 (중얼중얼)..."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수 없는 대화이지요..;;


    [7]

    전 수학 과학 과외 경력이 좀 있어요...

    '선생님 공대라서 수학 과학 이런거 정말 좋아해~ 혹시 모르는 문제 있으면 가져와~ 선생님이 가르쳐줄께^^'

    "됬어요 다른 사람 또 있거든요.."

    '아 다른 선생님 잘 가르치는 선생님 또 있어??'

    "네 훨 나아요"

    영어는 처음 가르치는 거라 좀 어색하긴 한데, 수학 과학은 정말 어느정도 자신 있거든요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거..

    ^^ 그런데 다행이네요 편해져서 ㅋㅋㅋㅋㅋ 수학 과학 까지 챙겨주려고 한 제가 오바한거겠죠;;


    [8]

    복지시설이라 공익근무하시는분 한분이 계세요..

    그분이 공부하면서 빵이라도 먹으라고 하더라구요.. 음료수도 주고.. 고맙죠..

    하지만 그아이는.. 전혀 손도 안댑니다.. "아 전 됬어요 입이 짧아서;; 선생님이나 드세요"

    뭐 빵쪼가리라도 맛있게 먹는거 바라는 제가 욕심인가요??


    [9]

    어쩌다 조용해지고 하면 제가 물어봐요..

    '혹시 뭐 학교에서 재밌는 일 같은거 있었어?? ^^ '

    귀찮다는 듯이 말합니다. "아.. 뭔 재미가 있겠어요 그냥 그렇죠.."

    '응~ 그래도 친구들 많이 사귀었어??'

    "아.. 학교간지 얼마나 됬는데 그런말을해요;;"

    '그래도 반 애들끼리 다들 많이 친해졌냐는거지~ 혹시 왕따같은거 하고 그러면 안된다~'

    "아 안그러거든요.."

    ...뭐 이런 식이에요.. 네 뭐 본성이 나쁜 아이는 절대 아닙니다...


    [10]

    전 녹초가 되었어요;; 그러고 첫수업이니까 이정도만 하자 하고 일어섰습니다.

    그때 이 아이가 말합니다. 

    "선생님 180 안되죠??"

    장난하나... 안그래도 스트레스 받아 죽겠는데;;

    '아~ 응 선생님 180은 안되지 ^^ '

    "... 아.. 뭐야 180도 안되고;;; "

    여기서 좀 상처받았어요;; 공부하는거랑 키 180이랑 무슨상관??;;; 나 루저임??;;;;

    네.. 요새 중딩들 가르치려면 180 이상 되어야합니다 명심하세요....


    [11]

    이 외에도 나이많다고 아저씨라고..;;;(나 아직 휴학 한번도 안한 대학생입니다;;;)

    무슨 말만 하면 고개 돌리고 성의없이 대답하는것..;;; 등등;;;



    여기까지가 첫 수업.. 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정말 멘탈 붕괴가 오고 있어요.. 10원도 안 받는 봉사 과외인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니, 

    때려 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이 아이가 정말 나쁜 마음을 가지거나 의도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사춘기이고 순수하고 배려심/개념이 없는것이라고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정말 힘든 것은 사실이네요;;; 머리털이 다 빠질거 같아요;;;

    제가 예민하고 소심한 건가요?? 아니면 제가 너무 저를 낮추어서 선생님으로 안보이는 걸까요??

    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원래 그런 건가요?? 이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조언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03/26 01:02:06  39.115.***.132  tla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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