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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307868
    작성자 : 흔한닉네임Ω
    추천 : 3
    조회수 : 1146
    IP : 112.153.***.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2/08/19 23:45:3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07868 모바일
    흔한 첫사랑 썰(완).txt

    아까 저녁에 앞부분만 써서 올렸었는데

    이번엔 끝까지 다 써서 한번에 올려봅니다 헤헤 





    지금은 오유인이 됐으므로 음슴체로 감





    이야기의 시작은,

    본인이 귀두컷에 하늘색 알이 박힌 뿔테안경을 쓰고

    펄럭거리는 교복바지를 두세번 접어 입고 다니던

    1부터임

     

     

    2학기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학생이 왔음

    걜 보자마자 매일 보던 여타 또래 여자아이들과는 클라스가 다름을 느낌

    이쁘기보단 뭐랄까 성숙미?가 느껴졌음

    근데 또 이쁘긴 겁나 이뻤음

     

    그 느낌은 반의 모든 남학생들이 동시에 느꼈고

    바야흐로 대 구애의 시대가 열림

    남자끼리 모이면 걔 얘길 쑥덕거리고

    말을 트기 시작한 아해들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하기 시작함

     

    날이 거듭될수록 공개적으로 걜 좋아한다고 밝히는 아해들이 늘어나고

    지들끼리 라이벌 구도도 잡음

    무슨 동물의 왕국 같았음

     

    나는 뭐 색안경 쓴 땅딸보라 거기에 끼지도 못했음

    당시엔 2차 성징이 일어나기 전이라 여자에 관심이 별로 없었나 봄

    그저 하이에나들끼리 박 터지게 싸우는 걸 구경만 했음

    아 가끔 걔가 나더러 키 작다고 놀릴 때도 있었음 장난으로...

     

    근데 걔가(지금부턴 편의상 Y라고 할게염) 현명한 게

    1이 끝날 때까지 아무랑도 사귀지 않음

    남자애들이 호의를 베풀어도 적정선에서 잘라내고

    애들끼리 모여 남자얘기가 나와도 적절하게 넘어가고

    대처를 잘 했음

     

    결국 지친 하이에나들은 다른 먹이를 찾으러 떠나거나

    걍 친하게 지내는 걸로 만족하거나 했음

     

    성격도 털털한 면이 있어서 남자나 여자나 다 친하게 지냈음

     

    그렇게 아무도 Y와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2학년으로 올라가게 됐음

     

     

     

    ■■■■■■■■■■■■

    ■■■■■■□□□□□□

    □□□□□□□□□□□□

    ○○○○○○○○○○

    ○○○○○

    (모양과 색깔이 다른 기호는 다른 학년, 빈자리는 행정실이나 보건실 등)

    중학교 때 학년별로 차지하는 교실이 대략 이런 구조였는데

    2,3학년 동안 계속 Y와 다른 층에 있는 반에 배정되었음

     

    더구나 나는 학교에서의 대부분을 반 안에서만 서식했기 때문에

    2년 동안 거의 얼굴도 보지 못했음

     

    2차 성징의 징후가 꿈틀거리기 시작하자

    걜 자주 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음

    딱히 다가서고 싶다는 용기는 나지 않고...

     

    2학년 땐 도서부를 해서 도서실에서 책 정리하고 있는데

    Y가 친구 한명이랑 도서실에 왔길래 어색하게 인사했었음

    걔는 놀라서 친구랑 마주보더니 자기들끼리 깔깔대면서 쑥덕거리는데

    대충

    -쟤가 누구였지??

    -모르겠는뎈

    흐헣

    나를 기억하고 있지 않았나봄

     

     

     

    그 외에 중학교 시절에 Y와의 추억은 없고

    3 겨울방학에 친한 친구들끼리 졸업여행이랍시고 바닷가로 놀러갔었는데

    밤에 Y에 대한 얘기가 나왔음

     

    얘기를 하다가 보니 그 자리에 있던 전부가 다 속으론 Y를 좋아하고 있었드랬음

    밤새 남자들끼리만 있을 때 흔하게 나오는 음담패설도 하지 않고

    Y를 예찬하는 말만 주고받다 잠들었음

     

    돌아오는 길에 Y에 대해 생각하면서

    철늦은 중2병에 허우적댔었음

     

     

     

    그리고 친구들은 가까운 K고등학교로 입학했고

    나는 혼자 B고등학교로 떨어졌음

    입학식 날, 아는 얼굴도 없어 쭈뼛쭈뼛 서 있는데

    대각선으로 아는 얼굴이 보였음

    Y였음

     




    #

     

    고등학교에서의 첫 일주일은 정말 참담했음

    중학교에서 건진 협소한 인맥까지 전부 사라져버려서

    쉬는 시간엔 자는 척하거나 소설책만 읽곤 했음

    밥도 급식실에서 걍 얼굴에 철판 깔아놓고 혼자 먹고 으허허헣

     

    그래도 다행히 점점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음

    하지만 중학교에서 만났던 친구들처럼 의미 있는 친구는 만들지 못하고

    어쩌다 보니 목적 있는 친교만을 쌓았음

    등하교 길을 같이 하는 친구, 밥 같이 먹는 친구, 서로 공부 도와주는 친구,

    학교생활 편하게 하기 위해 사귀는 친구 등

    고등학교에선 사람 만나는 게 참 고된 일이었음

    (중학교 친구는 만나는 게 뜸해지더니 결국 연락도 끊김)

     

     

    고등학교선 남녀 분반이기는 해도 계속 같은 층에 배정되어서

    오다가다 자주 Y를 봤었음.

    Y는 고등학생이 되더니 털털을 넘어 보이쉬해진 것 같았음

    고등학교 생활 내내 치마를 입은 걸 본 적이 없었음

    남들 다 무언가를 찍어 바르기 시작 할때도

    맨얼굴로 잘만 다녔음

    그래도 학년에선 제일 이뻤음

     

     

    근데 희한한 건 Y가 더 이상 남학생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다는 것임

    대신 얼굴에 허옇게 분칠하고 다니는 여학생들을 가부키라고 놀리면서도 잘만 사귀었음

     

    본인은 이핼 못했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음

     

    그렇다고는 해도 여전히 용기는 나지 않고

    그냥저냥 이따금씩 얼굴 보는 것에만 만족하곤 했음

     

    가끔씩 증상이 심해지면 졸업앨범이나 교지 뒤적거리면서 궁상을 떨었음

     

     

    ㅋㅋㅋㅋㅋㅋ

    아직도 중학교 졸업앨범에서 Y가 나오는 페이지에 포스트잇이 붙어있음

     

    또 뭐냐

    아침에 좀 일찍 나오면 잠시 동안 Y를 만날 수 있었음

    그래서 한동안 아침밥도 거르고 일찍 나와서 10미터 간격을 두고 뒤따라가곤 했었음;

     

     

     

    3때 절정을 달렸는데

    하루라도 Y를 못 보면 그날은 계속 우울했음

    급식실 가면 눈에 불을 키고 찾고 ㄲㄲ

     

    그러면서 매일 결심한 게

    수능 끝나면 반드시 고백하자

    이거였고

     

     

    수능을 치뤘음

     

    그날은 한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샤워도 하고 왁스로 멋도 냈음

     

    Y는 집에서 나와 3분 거리 정도를 혼자 걷다 친구를 만나 학교로 들어가곤 했음

    (미행 같은 거 한 게 아니라, 학교 가는 길에 본겅. 믿어주;)

     

    Y가 집에서 나온 지 1분 정도 뒤에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서 전화번홀 땄음

    내 핸드폰을 두드리는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데 얼굴이 터질 것 같았음

    슬쩍 Y얼굴을 보니까 걔도 얼굴이 시뻘갰음

    핸드폰을 받아들고 본인은 샛길로 빠져서 졸라게 뛰었음

     

     

    그래도 바로 문자를 보내지는 않고

    하교할 때까지 뜸을 들임

    본인은 매우 신중했음

     

     

    그리고 집에 가면서 정말 물어보고 싶었던 걸 문자로 보냄

     

    -혹시 나 기억해??

     

    라고

     




    #

     

    -아까 아침에 폰번 물어본 애지?

     

    답장을 받고 사나흘동안 괴로워했음

    6년 동안 나만 좋아하고 있었구나

    걔는 나같은 거 기억에도 없었던 거구나

    당연한 건데 당시엔 실망이 너무 커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음

     

    그리고 거의 보름 가까이 학교도 가는 둥 마는 둥

    실제로 이따금 결석까지 하면서

    피시게임이나 해댔음

     

     

    그러다가 마음 추스르고 학교를 다시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가 왔음

     

    -너 중학교 1학년 때 6반이었지이름은 ㅇㅇㅇ

     

    머리가 복잡복잡 마음이 심란심란 했음

    얘가 그동안 내가 누굴까 계속 고민했을까

    아직도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서

     

     

    걍 답장 했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음

     

    그러면서 떠오른 생각이

    내 첫사랑은 육년 전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한 걸지도

     

    개오글거리네

    이해해주세염

     

     

    그리고 점점 Y와 목적 없는 만남을 만들어 갔음

    그냥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만남을

     

     

     

     

    , 아 이건 쓸까말까 되게 고민한 건데

    겨울방학에 뭐라도 추억거릴 만들어보자해서

     

    부모님께는 친구들끼리 간다고 하고서

    (부모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해해 주시겠죠. 껄껄)

    단 둘이 스키장에 갔음

    물론 12일로

     

    스키는 둘 다 그때 처음 타 본 거였는데

    썩 재미있는 개뿔

    우후후후후후후ㅜㅜ후후후

     

     

    대망의 취침시간이 왔음

    고딩이 무슨 돈이 있어서 방을 따로 잡겠음?ㅎㅎ

     

    서로 방 끝에 이불을 깔고 누웠는데

    잠이 올 리가..

     

    본인이 말문을 열었음

     

    -자냐?

     

    -, 잔다

     

    -ㅎㅎ 스키 타는 거 재밌었지 ㅎㅎ

     

    -

     

    -...

     

    -...

     

    -자기 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뭔데?

     

    -혹시 속옷 위아래 맞춰왔냐 ㅎㅎ

     

    -.....

     

    -.....미안

     

    -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 그거 알아?ㅋㅋㅋㅋㅋ

     

    -뭔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속옷에 와이어가 있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잘 알죠, 배우니까. ~주 많이 불편해요.

     

    -만약 와이어가 없다면?

     

    -편하겠죠. 자유롭고. 불편한 게 없으니까.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 여자들도, 마찬가지 아날까요?

     

    [와이어가 없는 듯 자유롭게 비비안 프리볼륨]

    http://www.youtube.com/watch?v=3X5miJVbX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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