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짤은 없지만 다 읽고 나면 조금 혐오스러울지도 모름.
본인이 비위가 약하다면 얼른 뒤로가야됨. 나는 분명 경.고.했.음.
경.고.했.음.
혐오물이라고 반대하거나 비난하면 가만 안 둘거임.
마음으로 무려 한시간동안 발바닥을 간지럽힐거임.
마.지.막.경.고. 비.위.약.하.면. 뒤.로.가.셈.
경고는 여기까지,
본인이 근무했던 곳은 DMZ안에 있는 중부전선의 모GP였음.
당시까지만 해도 북한군 인접GP는 수색대대가 근무를 섰었고, 보급품이 자주 안 올라와서 근무 환경이 열악했는데,
옆부대 GP에서 모 일병이 같이 근무하던 전우들을 마구잡이로 살해하는 사건이 터진 후,
휴지도 많이 보급되고 조금씩 사정이 좋아지기 시작했음.
그중 하나가 바로 '똥차'가 오기 시작한 것임.
이 '똥차'란, 거대한 파이프와 웅장한 물탱크, 그리고 고압 모터를 통해
GP에 있는 화장실의 똥을 거대한 파이프로 쏵 다 들이마셔주는 아주 고마운 물건임.
이게 얼마나 고마운 물건이냐 하면,
이전까지는, 이등병들이 직접 똥을 막대기로 살살 녹여서 거대한 국자로 퍼서 거대한 국통에 담고는
GP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흘려보냈었음. 그런데 1년에 한두번은 꼭 넘어짐.
한 번 넘어지면 데미지가 상당함. 인생의 온갖 오물과 수치와 모멸감, 그리고 엄청난 자살충동을 이겨내야만 함.
똥국통을 들고 가다 넘어져본 이들은 이후 화장실을 갈 때마다 표정에서 그게 다 드러남.
이등병이라도 그 똥 위를 한 번 구르고 나면... 상병 말호봉의 갈굼따위에는 데미지를 입지 않게 됨.
그러니 똥차가 얼마나 고마움? 똥국통 들고가다 넘어져 본 본인의 고참은 똥차를 볼 때마다 절을 하고 싶다고 했음.
그날도 똥차가 왔음. 후루룱 짭짧 소리를 내며 똥을 들이킴.
소리가 여러분이 입술을 빨대모양으로 만들어서 혀를 양 옆으로 움직이며 들이키는 소리를 내면 나는 딱 그 소리임.
다들 그 소리가 너무나 오묘해서 귀를 막고 있었음. 가끔 몇몇 병사들이 직접 들어보는데, 며칠간 우유를 못먹음.
그런데, 한참 똥국을 마시던 똥차가 갑자기 탈탈탈탈 소리를 내기 시작함.
파이프가 막 출렁거림. 똥차 운전병이 '어 이상하다'하며 파이프를 확인하더니
'스톱! 스톱! 엔진 정지!'를 외치며 부리나케 모터 시동을 끔.
그러더니 하는 말이, 돌이 꼈다는거임!
똥차가 주먹만 한 돌은 빨아들이는데 그것보다 크면 파이프 안쪽 필터에 막힌다는 거임!
그리고 그 돌이 자칫 필터를 부수고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안에 있는 모터도 망가뜨릴 수 있다는거임!
그래서 다들 벙쪄있는데, 선탑으로 들어오셨던 노련한 중사분께서 막대기를 들고 똥차에 있는 뚜껑을 열더니
막대기를 넣고 막 쑤심. 그러자 돌이 파이프를 통해 다시 굴러나오는 소리가 들림.
우리는 그 태연한 모습에 '우와~'하며 감탄사를...
감탄사를 내뱉는 찰나...
파이프를 통해 돌이 굴러나오다 다시 들어감.
운전병이 너무 빨리 모터를 재가동시킨거임.
그리고는 필터를 부수고(소리가 꿀렁콰직 하고 들림)
탱크에서는 풍덩풍덩 소리가 나고 모터에서는 드드드득 소리가 남.
모터가 돌 때마다 속에 있던 똥국이 뚜껑을 통해 안개가 되어 분사되는데 진짜...
생화학무기 개발할 필요 없고 똥차 백대면 남북통일 이뤄질 듯.
다시 모터 정지. 재가동. 정지. 재가동. 한참을 반복하던 중사님의 한마디...
"돌이 나올 때까지 모터를 역으로 돌린다..."
그렇게 똥차는 자신이 들이마신 똥국을 내뱉기 시작함.
우리 GP에 오기 전 4개 GP에서 배를 가득 채우고 왔는데, 그걸 우리 GP에 토하기 시작함.
비루한 야외화장실 똥통으로는 감당 불가였음.
야외화장실 변기 위로 가득 차고 흘러 넘쳐 마치 용암처럼 흐르기 시작함.
가끔씩 부글부글 끓으면서 수증기도 발생하고 뭔가 폭발하는 듯 하기도 한게 진짜 용암 같았음.
GP대원들은 그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알아서 곡괭이와 삽을 가지고 물골을 파기 시작함.
내무실이 있는 벙커와 식당을 지키기 위해, 시멘트로 발려진 곳까지 곡괭이로 내리침.
GP 철책 밖으로 이어지는 길이 3미터 깊이와 폭 약 50cm 이상의 물골이 불과 30초만에 완성되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리고 똥들은 그 물골을 타고 내철책을 지나 외철책으로 흘러갔음.
GP가 나름 고지대였는데, 저 아래까지 쭉 이어진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
그렇게 우리 GP까지 5개 GP의 똥을 모두 쏟아내고, 문제의 돌멩이도 뱉어낸 똥차는,
"똥 먹으러 왔다가 똥만 뱉고 가지요."라는 명언을 남기고 하산했음.
이후 비 한 번 안 오고 겨울이 왔고, 그쪽 방향은 수색대대장님의 명령 하에 일부러 제설을 안함.
이듬해 눈이 녹고 봄비가 지나간 뒤, 그쪽 능선은 유난히 푸르고 싱그러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