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라고 적고나서 생각해보니 오늘 새벽이었습니다.
새벽 한 4시쯤 갑자기 뱃속이 텅비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지갑을 보니 4000원이 있었습니다.
아...아....거리다가 '라면을 끓이자니 만날 먹어서 질린다.' 하는 생각에
'이시간에도 나가면 뭔가 먹을만한게 있을꺼야!'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옷을 주섬주섬 챙키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새벽이라 시내임에도 한산하더군요.
담배한대 물고 피우면서 두리번 거린지 약 8분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샌드위치가게가 보이더군요.
저걸먹자! 라고 생각하고 터덜터덜 걸어갔습니다.
가게앞에 도착하니 아직 담배가 좀 남았더군요.
그래서 앞에서 남은 담배를 다 피우고 들어가자 라는 생각으로 담배를 뻐끔 뻐끔 피웠습니다.
이윽고 담배를 다 피우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가게안에는 손님은 없었고 일하시는 아주머니 두분이 계셨는데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한분은 조리하는 곳에서 뒤로 나가는 길(?)인듯한 곳에서 쵸파처럼 살짝 보면서 노려보고 있었고
한분은 조리하는 곳 (여기서 조리하는 곳이란 샌드위치 가게 특유의 철판이 있는 곳)
위치에서 휴대폰을 한손에 꼭 쥐고 저를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더군요.
'뭐지?' 라는 생각과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전 천천히 주문하는 곳으로 걸어가면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고 두손을 주머니에 넣고
뒤적뒤적 거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앞에 도착해서 주머니에서 돈을 쥐고 꺼내는 순간....
휴대폰을 꼭 쥐고 계시던 아주머니가 헉! 하시면서 뒤로 물러서더군요.
저도 놀라서 헉! 이러면서 얼떨결에 돈을 카운터에 올려놓고 뒤로 주춤거렸습니다.
약 6.6초간의 정적이 흐른뒤....
'......주.....문하실려구요?'
'......그렇죠.....'
순간 뒤에서 쵸파마냥 지켜보시던 아주머니가 웃으시면서 뒤로 가시더군요.
전 햄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키고 포장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데 궁금하더군요. 가게에 들어서기 전의 그 긴장감은 뭐였는지.
물어봤습니다.
'....저...근데 저 들어오기 전에 무슨일 있으셨..나요?'
조리하시던 분이 '풋!'하고 웃으시더니 하시는 이야기가....
우선, 저의 당시 복장을 말씀드리자면.
청소하면서 묵은 옷을 세탁했던 터라 아무옷이나 줏어입었던게
검은색 소매없는 티셔츠와 무늬없는 검정색 트레이닝바지, 양말도 신지 않고 운동화를 신고
긴 머리가 귀찮아서 짧게 잘려있던 머리....이게 당시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해주셨던 이야기....
손님도 없고 해서 둘이서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골목에서부터 수상하게 생긴 사람이 가게쪽으로 걸어오더라. 천천히 걸어오더니 가게앞에서 인상을 잔뜩 찌푸린채로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는 모습이 마치 요즘 사회도 흉흉해서 실업자가 많다던데 혹시 이 밤에 문열어놓은 가게를 털러다니는 나쁜놈이 아닌가 싶더라. 그래서 둘다 긴장한 상태로 한명은 뒤에 숨어서 만약에 난동치면 빗자루로 때릴 준비하고 있었고 한명은 경찰에 신고할 준비태세를 했다. 그 긴장상태에서 갑자기 주머니에서 알 수 없는 물체를 꺼내려고 하기에 흉기인줄 알고 놀랐으나 돈이었다. 그래서 손님인걸 알았다...
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전 오늘 낮에
지갑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망할.......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