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같은건 아니고 신춘문예에 공모될 법 한(200자 원고지 80~100매 분량정도) 일반적인 단편소설을 쓰는데요
저같은 경우는 그냥 전체적인 틀(중요 사건, 의미부여...등등)만 잡아놓고
세부적인 스토리는 써가면서 집어넣는데
쓰기전에 조금 구체적으로 설정하면 더 좋은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공모전 형식에 너무 물들어서 그런가 소설을 쓰려고 하면 이 소설이 어떤 묵직한 사회적 문제를 담고있어야 할것 같다는 압박감이 들어서
예전에는 다룰 사회적 문제를 먼저 생각한 다음에 그것에 맞춰서 소설을 썼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이 수업에서 70년대 노동문학때나 그런게 통했다고 하셔서 충격받아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했어요...ㅠㅠ
솔직히 말하면 사실 아직도 쓸때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해요. 이 참신한 이야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같은...
오유에 소설 쓰시는 분들은 대충 내용이나 플롯 등을 어떻게 구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凍死者)가 얼어 죽을 때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