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이라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근사한 기적.
그래서 그 순간을 보물삼아 소중히 간직하고 싶어요."
테라포밍을 통해 과거의 화성에서 표면 대부분이 바다로 뒤덮힌 물의 행성으로 거듭난 '아쿠아'.
지구의 이탈리아에 있는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본따 아쿠아에 건설된 도시인 네오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수상안내원(운디네)'이 되기 위해 네오 베네치아에 찾아온 미즈나시 아카리와 함께 아리아의 이야기는 흘러가기 시작한다.
애니메이션, 만화좀 봤다 하는 사람들에게 '아리아' 라는 작품을 묻는다면 백이면 백 이런 대답이 나올 것이다.
"아, 그 치유계?"
그만큼 아리아라는 작품은 보다보면 마음속이 따듯해지고 깨달음을 얻을 때가 많으며, 맘속의 상처가 치유되는 기분까지 들게 하는 작품이다.
무엇이 아리아를 치유계의 대명사로 만들었을까.
그건 바로 주인공인 '미즈나시 아카리' 의 공이다.
아카리는 '밝은 빛' 이라는 단어의 뜻과 걸맞게 온 세상을 빛나게 바라보고 있다.
"오늘은 초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뭔가 근사한 일들이 잔뜩 있었던 하루였어요!"
"그건 아카리가 근사하기 때문이야. 멋진 사람의 눈에는, 세계가 멋지게 비춰지거든."
너무나도 잔잔한 전개. 그러나 각 챕터마다 존재하는 가슴을 쓰다듬는 메시지.
'아리아' 는 아카리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깨달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특히 '행복' 과 '만남' 이라는 기적에 대해 끊임없이 역설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작은 일상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정말로 우리에게도 일어날 법한 작은 사건이나 약간은 비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또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 자체를 통해서도 보여지고 있다.
이런 아카리의 순진무구함을 보고 있자면 약간의 부끄러움도 느껴지지만 그와 동시에 '아, 세상을 저렇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생각에 들게 한다.
"평소의 경치가 평소와 달라보이면, 평소엔 보이지 않는 소중한 무언가가 보이는 것 같아."
매 화 하나의 에피소드로 완결되는 것이 대부분인 아리아. 그 속에서 버려지는 캐릭터는 없다.
아카리의 친구인 아이카와 후배인 아리스. 선배인 아리시아와 아테나, 아키라 등 많은 캐릭터들이 아카리와 함께 일상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거나, 또는 자신만의 문제로 고민하거나, 깨달음을 얻으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그러면서 보이는 네오 베네치아의 세계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아리아 한 권 한권, 한 편 한 편을 볼 때마다 현실과의 괴리감에 후유증에 빠지기도 하는 것도 실제로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아카리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깨달음을 주기까지 하는 것일까.
아리아를 보며 인상적으로 느꼈던 에피소드 중 하나를 간단히 소개한다.
어느 날, 아카리는 휴일에 선배인 아리시아와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아리시아가 곤돌라 협회의 회의를 위해 아카리와 헤어지게 되고, 아카리는 그런 아리시아를 광장에 있는 한 카페에서 기다리게 된다.
아카리는 그 기다림의 시간을 그 나름대로 좋아하고 즐기다 어느 한 할아버지와 함께 합석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자신은 1년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곳에서 즐긴다 하며 스스로를 '성 마르코 광장을 즐기는 달인' 이라 칭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성 마르코 광장에 대해서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아주 먼 옛날, 영웅이었던 나폴레옹이 성 마르코 광장에 바친 말이지."
그러자 아카리는 미소를 짓고, 그 말에 답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그럼, 이렇게 지금 이 광장에 있을 수 있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네요."
아카리는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행복을 찾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분명 괜찮아요.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몇 번이라도.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때가 새하얀 출발이예요.
스스로 체념하지 않는 한, 결코 늦는 법은 없어요."
잔잔하고 느린 템포의 아카리 만큼이나 작품의 전개도 느긋하고 잔잔하다.
그래서 '수면계' 라는 소리를 종종 듣기도 하는 아리아.
나는 그런 잠이 오는 아리아도, 그건 그것대로 매력적이고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게 바로 아카리식 사고 아닐까.
나는 아리아의 마지막을 본 후 일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다.
아카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사소한 일상에서 기쁨과 행복을, 바쁜 시간 속에서 조금의 여유와 느긋함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현실과의 괴리감에 큰 후유증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 어떤 형태로든 당신에게 꽤나 많은 깨달음을 전해줄거라 생각한다.
"여긴 모든 걸 자기 손으로밖에 할 수 없지만 왠지 그 점이 굉장히 기쁘거든요.
저..굳이 귀찮은 짓을 하려 하는 이 도시를...정말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편 아리아는 모든게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 기계화된 문명 속에서 아날로그스러운 감성과 여유로움을 찾게 해주기도 한다.
작품의 배경은 2301년인 미래이지만 아쿠아의 네오 베네치아는 거의 모든 것이 '불편한' 과거의 기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동차 하나 볼 수 없는 아날로그적 삶을 자랑한다.
그리고 아카리는 그런 '불편함' 을 사랑스러워 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우리도 너무 빠르게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조금은 느긋하고 여유롭게. '아카리 스럽게' 일상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 '그 때는 즐거웠다'....가 아니라
'그 때도 즐거웠다'....라고 생각하는 거지."
아리아는 확실히 긴박감 넘치고, 화려하며 이목을 끌게 하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이 작품은 그보다도 더 꽉찬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에게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그냥...좋아서 그래."
자, 신발을 벗어 한 구석에 가지런히 두고 차가운 네오 베네치아의 물 속에 발을 살짝 담궈 보자.
그 순간 그 도시에 감춰진 아름다운 이야기와 행복의 달인 아카리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공기가 몸과 마음이 지친 당신을 행복과 만남, 기쁨과 여유로움, 느긋함과 일상의 새로운 발견 속으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의 당신은 눈 앞의 모든 것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bgm - ARIA The NATURAL - Santa Claus no Sora he ~Riverside Christmas Mix
<아리아> 작품 순서
아쿠아-아리아
이 글은 애니메이션 게시판 콘테스트 <이 작품을 소개합니다>의 참가작입니다.
마음에 드셨다면 투표에 참여해주세요!
제 4회 <이작소> 투표하러 가기
투표기간 :: 2월 2일 ㅡ 2월 8일 오후 9시